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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유엔도 휴전결의한 평창올림픽, 北의 동참만 남았다



칼럼

    [논평] 유엔도 휴전결의한 평창올림픽, 北의 동참만 남았다

    (사진=유엔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유엔은 13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내년 2월 9일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이어 열리는 동계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52일 동안 올림픽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올림픽 기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한 고대 그리스 전통을 이어받아 1993년 이후 하계,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2년마다 유엔총회에서 채택해 왔다.

    이번 결의안은 과거 어떤 올림픽 결의안보다 훨씬 의미가 크다.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한반도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미간 말폭탄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증폭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올림픽 불참 얘기까지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157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동계올림픽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규모라고 한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만큼 전 세계가 이번 올림픽이 전쟁 위험 없이 평화롭게 치러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의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등 모든 관련 인사들의 안전한 통행과 접근, 참가를 보장할 것도 주문했다.

    이는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존중해 도발을 자제하도록 강한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북한은 지난 9월 15일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60일째 군사적 도발을 멈춘 상태이다.

    한 달에도 몇 차례씩 미사일을 쏴대던 북한의 도발중단이 길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 많이 누그러졌고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면전환으로 볼 수 있는 분명한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그에 따라 도발중단이 '폭풍 전야의 고요'일 것이라는 우려가 더 설득력을 가진다.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하느라 도발을 중단하고 있을 뿐 곧 미국을 겨냥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그런 도발을 기도한다면 그것은 무모한 것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의 더 심한 고립과 더 강력한 제재와 압력 뿐일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유엔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에 담긴 국제사회의 평화여망에 적극 부응해 추가적인 도발을 할 생각을 아예 버리고 대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 최선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도발중단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하는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북한에 대해 평창올림픽 참가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는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복원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중이 담긴 것이다.

    지난 7월 정부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개최를 위한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 제안이 거절되면서 이제 북핵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남은 카드는 평창올림픽 뿐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부는 14일 "북한이 조속히 평창올림픽 참가를 확정 짓고, 남북이 만나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한 제반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7월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 남북관계를 체육으로 푼다는 것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다"고 조롱까지 했지만 지난달에는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라고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북한은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는 올림픽 참가라는 카드를 버릴 이유가 없다.

    계속 추가도발을 고집하면서 강 대 강의 대결로 나가는데서 백기를 들지 않고 멈춰서서 숨을 고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평화 올림픽 정신에 부응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은 통제불능의 호전적인 김정은의 이미지에 대한 반전도 꾀할 수 있다.

    북한이 참가하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말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고작 100km를 달리면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도시 평창에 평화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들인 모입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우의와 화합의 인사를 나눌 것입니다. 그 속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나는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북한은 이제라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북한을 잘 이해하고 편을 들어줄 수 있는 문재인 정부가 내미는 손을 붙잡고 평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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