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손수호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주에는 우리가 가을 얘기를 잠깐 했는데 남자들이 좀 더 가을 탄다 이런 얘기 있잖아요. 해당되세요?
◆ 손수호> 김현정 PD는 가을 타세요?
◇ 김현정> 저는 가을 그렇게 타는 편은 아닙니다.
◆ 손수호> 봄 탑니까?
◇ 김현정> 봄은 좀 타는 편이에요.
◆ 손수호> 그러시군요. 전 가을 좋아합니다.
◇ 김현정> 첫사랑 생각도 좀 나고 그러세요, 가을 되면?
◆ 손수호> 사실 청취자분들이 제 첫사랑을 궁금해 하지 않아요. 김현정 PD의 첫사랑을 궁금해하니까 기회 되면. (웃음)
◇ 김현정> 노코멘트, 오늘은 노코멘트. (웃음) 기회 되면 준비하겠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우리가 첫사랑 얘기로 시작을 한 이유가 있어요. 오늘 가져오신 이 사건이 어제부터 굉장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첫사랑과 관련된 상당히 미스터리한 얘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저희가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게 굉장히 무거운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미스터리한 얘기입니다. 아직까지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이게 진짜 무거운 얘기인지 어떻게 되는지 알 수도 없는 사건이잖아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손수호>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인데요.
◇ 김현정> 용의자가 검거가 됐다고 어제 알려져서 화제가 된 거죠.
◆ 손수호> 벌써 신혼부부가 실종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가 있고, 석 달 전 노르웨이에서 검거되었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 손수호> 그런데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매우 많고요. 심지어 이러한 의문들이 전부 해결될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 김현정> 어떤 사건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죠.
◆ 손수호> 작년 5월입니다. 부산에 살던 신혼부부가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립니다.
◇ 김현정> 흔적도 없이.
◆ 손수호> 경찰이 CCTV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신혼부부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 들어가는 장면은 찍혀 있었지만 나오는 장면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분명히 아파트 CCTV에, 현관 CCTV에, 엘리베이터 CCTV에 들어가는 장면은 선명해요. 그런데 들어간 뒤에는 어떤 CCTV를 봐도 나오는 건 없는데 집에도 없는 것. 집에도 없고 CCTV에도 없고 그야말로 증발을 해버린 사건.
◆ 손수호> 그렇습니다. 아파트 주변 뿐 아니라 그 지역 일대 CCTV까지 다 뒤져봤죠. 터미널, 기차역 등등. 그런데 영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실종신고 후에 경찰이 아파트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혈흔은 물론이고 싸움의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봤다는 목격자도 없었고요.
◇ 김현정> 없었어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 손수호> 다만 이 신혼부부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노트북, 여권, 신분증 그리고 간단한 옷가지 몇 점만 사라진 상태였는데요. 혹시 살해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이 시신을 유기할 만한 장소, 아파트 옥상 물탱크, 지하실, 창고 등등을 수색했지만 역시 단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후 생활반응 전혀 없이 1년 6개월이나 흐른 거죠.
◇ 김현정> 만약 누군가 들어와서 이들을 살해했다고 치면, 그러니까 시신을 들고 나가는 장면이라도 찍혔어야 되고 그게 아니라 부부가 제 발로 무슨 이유가 있어서 나간 거라고 치면, 여행을 간 거든 도망을 간 거든 제 발로 갔더라도 어쨌든 당연히 CCTV는 찍혀야 되는데 아무런 흔적이 없이 증발해버린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요즘은 CCTV가 거미줄처럼 설치돼 있죠.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현관문뿐만 아니라 주변 CCTV도 다 본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다 봤죠, 인근 지역까지.
◇ 김현정> 어디에도 없어요.
◆ 손수호> 그리고 요새 인터넷이나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죠. 그런데도 이들 부부가 사라진 후 아무것도 포착되지 않았다. 참 기괴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경찰은 뭔가 의심할 만한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바로 남편의 첫사랑 C씨. 남편을 A라고 하죠. 부인을 B라고 하겠습니다. 남편의 첫사랑 C라고 하겠습니다. C라는 사람을 발견해낸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남편 A씨의 첫사랑 여성 C씨인데요. 이 첫사랑 여성은 집안의 반대로 A씨와 결혼하지 못하고.
◇ 김현정> 그러니까 둘이 연애를 오래했는데 결혼은 못한 거예요.
◆ 손수호>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요. 그런데 C씨는 결혼 후에도 A씨와 지속적으로 만났고요. 그러다 결국 이혼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여성이.
◆ 손수호> 죄책감을 느꼈는지 남편 A씨는 그후 1년 가까이 잠적했습니다. 그 후 여성 C씨는 재혼해서 외국에 가서 살았어요.
◇ 김현정> 거기가 노르웨이군요.
◆ 손수호> 그런데 여기서 낳은 딸이 사망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C씨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었고요. 그 후 A씨와 B씨가 결혼합니다. 그러자 C씨는 이 둘에게 연락을 하면서 괴롭히기까지 했는데요.
◇ 김현정> 첫사랑 남자한테도 전화하고 그 아내한테도 전화하고 이러면서 괴롭혔단 얘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실종된 부부와 원한관계 있는 인물은 C씨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경찰은 이 기괴한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C씨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경찰이 용의자로 이 첫사랑 C를 지목한 건 이미 한참 전입니다. 그런데 노르웨이로 출국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여태 못 찾다가 인터폴이 검거를 했다고 어제 알려진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경찰이 올해 3월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했고요. 노르웨이 겨경찰이 8월에 C씨를 검거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는 사건이 끝이 보이는 것 아닌가요?
◆ 손수호> 안타깝게도 그렇게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 불구속 상태에서 C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인데요, 어려운 절차를 다 진행해서 C씨의 신병을 확보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위나 결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죠.
◇ 김현정> 그러니까 C씨가 바로 오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지난번 정유라 때처럼 소송을 또 걸었다면서요. 거기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요.
◆ 손수호> 법적 절차를 통해서 시간을 지연시킬 수도 있고, 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 송환이 어려워져서 노르웨이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죠. 경찰이 지금 시점에 C씨와 실종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많은 부분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설사 온다고 하더라도 다른 증거가 하나도 없잖아요. CCTV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입을 다물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로 지금 용의자만 체포한다고 해서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참 어떤 사건 추리보다도 오늘 탐정 손수호 고난도 추론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좀 도와주십시오. 우리가 탐정이 돼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보죠. 먼저 정말 수상한 지점들,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의 정말 의문 포인트인 것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 손수호> 먼저 남편의 행적이 약간 수상합니다.
◇ 김현정> 남편 A, 어떤 행적이 있길래 그렇게 수상합니까?
◆ 손수호> 전에도 잠적했던 적 있다는 건 말씀 드렸고요. 그리고 첫사랑 C씨가 결혼 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C씨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C씨의 이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고요.
◇ 김현정> 그 여성이 이혼하는 것도 C씨와 만남이 발각이 된다든지 이래서?
◆ 손수호> 남편 A씨는 결혼한 후에도 두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했어요. 그런데 그중 한 대는 오로지 C씨와의 통화에만 사용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계속 관계를 가졌던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CTV에 이들 신혼부부의 모습이 남은 게 작년 5월 28일 새벽인데요. 그날 이 남편은 자신이 일하던 식당의 동업자에게 오늘 하루 쉬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내 역시 직장동료들에게 오늘 일하러 갈 수 없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남편도 동료한테 문자 보내고 아내 B도 나 오늘 못 간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 손수호> 그런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
◇ 김현정> 뭐요?
◆ 손수호> 바로 아내가 보낸 문자가 평소와 달랐는데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손수호> 동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내 B씨는 평소 띄어쓰기를 굉장히 정확하게 했다고 합니다. 문자메시지 보낼 때.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문자는 평소와 달리 띄어쓰기가 전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아내의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또 그 다음 날에도 아내의 직장동료가 아내에게 전화를 했어요.
◇ 김현정> 왜 안 와 이러고 전화를 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안 오는 거야, 무슨 일 있어?
◆ 손수호> 그런데 그 전화를 받은 건 아내 B씨가 아니라 남편 A씨였다고 하고요.
◇ 김현정> 아내의 전화를 A씨가 받아서? 뭐라고 그랬대요?
◆ 손수호> 당분간 출근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고 끊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또 있습니까?
◆ 손수호> 이렇게 남편의 행적이 수상한 부분들이 많이 포착되고 있고요.
◇ 김현정> 이렇게 우리 아내 내일 못 가요라고 마치 실종을 예고하는 듯이 남편이 얘기를 했다는 것. 참 희한한 부분 첫 번째 포인트. 두 번째는 뭡니까, 실마리?
◆ 손수호> 남편뿐 아니라 첫사랑 C씨의 행적 역시 수상합니다.
◇ 김현정> 첫사랑 C씨의 행적. 아까 수상한 것 얘기는 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거예요?
◆ 손수호> 사건 발생 2주일 전, 그러니까 작년 5월 중순에 남편과 함께 노르웨이에서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예정된 출국일보다 2주 앞당긴 6월 초에 출국을 하는데요. 이게 바로 실종사건 발생 직후죠. 한 달가량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도 신용카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 김현정> 한 달가량 한국에 머물렀는데 신용카드를 하나도 안 썼어요?
◆ 손수호> 네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요.
◇ 김현정> 현금만 썼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 손수호> 그렇습니다. 동선을 파악한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겠고요. 또 하나 경찰조사 결과 C씨는 한국에 들어오기 직전에 친정 엄마에게 아프리카 여행을 가겠다면서 현금 1,000만 원을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프리카가 아닌 한국에 온 거죠. 심지어 한국에 머물면서도 친정에 연락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친정어머니한테 연락 안 하고?
◆ 손수호> 그래서 뭔가 숨기기 위해서 비밀리에 들어왔다가 나가려고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의심할 수 있고요.
◇ 김현정> 그렇게밖에는 의심할 수가 없네요.
◆ 손수호> 경찰은 C씨가 노르웨이로 간 후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인터넷과 전화 등을 통해서 조사했는데요. 그때 C씨 부부가 노르웨이에서 갑작스럽게 이사를 갑니다. 그뿐 아니라 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현지 찾아가서.
◇ 김현정>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 손수호> 그때 C씨의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은 한국어를 할 수 있음에도 영어로만 대답하면서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아예 잠적을 해버린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제야 찾은 거군요, 인터폴이?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가장 수상한 사람이죠. 남편의 첫사랑 C씨. 그 다음 의문점 뭡니까?
◆ 손수호> 남편의 가족들 역시 확인할 부분이 있다.
◇ 김현정> 남편 A의 가족? 왜요?
◆ 손수호> 처음에는 남편 가족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서둘러 실종신고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찰에 따르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로 바뀌었다고 하고요. 특히나 남편의 아버지가 실종신고를 할 때 이번에는 C씨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화를 내고 방송국에도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어느 순간 태도가 약간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남편의 가족들과 달리 아내의 가족들, 친정 식구들은 실종신고 사실조차 몰랐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나중에서야 알았고요. 이에 대해 B씨의 시댁 즉 사돈댁에 물어봤더니, 곧 돌아올 테니 그냥 기다려 보자는 취지의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아들하고 며느리가 사라졌고 실종신고까지 했는데 며느리 집에는 친정에는 알리지 않았다는 얘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물론 가족들에 대한 의심이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 김현정> 의문은 품을 만하네요. 지금 뭐든지 의심해야 되는 상황이니까.
◆ 손수호>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뭔가를 알고 있다면 적어도 며느리 B씨 가족들에게는 알려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 휴대전화인데요.
◇ 김현정> 또 있어요?
◆ 손수호> 실종 당일이죠. 5월 28일 남편의 휴대전화의 전원이 부산 기장군에서 꺼졌습니다. 그런데.
◇ 김현정> 우리가 사람 없어지면 휴대폰 어디서 꺼졌는지 보잖아요. 남편은 부산 기장군에서 휴대전화가 꺼졌고.
◆ 손수호> 이들 부부가 계속 함께 있었을 것으로 단정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부인 휴대폰은 어디서 꺼졌어요?
◆ 손수호> 아내 휴대전화는 같은 날 오후에 무려 400㎞나 떨어져 있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인근에서 꺼졌는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 우연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B씨의 시댁이 바로 천호동에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천호동에서 부인 것은...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나?
◆ 손수호> 글쎄요.
◇ 김현정> 뭘까요. 하여튼 희한하네요. 같이 제 발로 나갔다고 하면 어디선가 같이 없어져야 하는데, 휴대폰이 꺼져야 되는데 그것도 아니고. 정말 이상한 것 투성이인 사건입니다. 이 의문점들을 통해서 어떤 실마리를 잡을 수는 있겠습니까?
◆ 손수호> 아직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고 당연히 법원의 판결도 없죠. 따라서 우선 여러 가지 의문점들을 제기하고 청취자분들의 날카로운 추리를 받아보거나 지혜를 모으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현정> 그러게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손수호> 우선 CCTV에 포착된 게 없다는 걸 보면, 이 사건이 우발적인 또는 즉흥적인 범죄가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증발해버렸다는 건 나갔다는 얘기인데, 주변의 CCTV 22개 어떤 것에도 잡히지 않았다는 건 다 피해서 갔다는 얘기 밖에는 안 되거든요.
◆ 손수호> 아주 우연히 동시에 수십대의 CCTV가 고장나지 않는 한 영상이 남는 게 일반적인데.
◇ 김현정> 그러니까 그게 누가 납치를 해서 갔더라도 납치한 그 사람이 다 피해갔다는 거고 ,제 발로 갔더라도 다 피해갔다는 거고.
◆ 손수호>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또요.
◆ 손수호> 누군가의 계획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적어도 아내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아내는 자발이 아니었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 손수호> 왜냐하면 아내가 마트에서 장을 봐서 귀가했는데.
◇ 김현정> 그날 실종 당일.
◆ 손수호> 나중에 가지고 올라가려고 한 것처럼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상당 부분 남겨두었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올라가지 않았던 거죠. 게다가 임신 초기였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또 반려견을 매우 아꼈는데 그 개도 방치돼 있는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아주 아끼던 반려견이 그냥 방치?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부인은 하여튼 계획은 안 했을 것이다. 그러면 남편은요?
◆ 손수호> 사실 남편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종 당일 CCTV를 봐도 아내가 집에 들어간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남편이 들어가죠. 그리고 아내는 그후 완전히 연락이 끊겼지만, 남편이 다른 사람과 통화하고 문자메시지 보낸 흔적들이 다수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손수호 탐정은 탐정이시니까 제가 여쭙습니다. 일단 남편이 사건을 주도했을 가능성 쪽에 방점을 찍으시는 겁니까?
◆ 손수호> 글쎄요. 방점이라기보다는 우선 의심은 해 볼 필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첫사랑 C씨는요?
◆ 손수호> 남편보다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상황이죠. 특히 C씨 외에 이 부부에게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C씨가 떳떳하다면 와서 조사 좀 받으세요 했을 때 바로 와야 되는데 왜 숨어다녔느냐. 이것도 좀 의문이에요.
◆ 손수호> 귀국하지 않은 사실,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만을 가지고 범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의혹과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먼저 당당히 수사에 응하면서 본인의 무고함을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점 매우 아쉽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이 많은 의견 문자들 보내주고 계시고요. 청취자분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우리가 바라기는 요사이에 하도 당황스러울 만큼 끔찍한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부디 그런 쪽으로 결말이 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지금 송환절차 진행 중입니다. 송환절차가 빨리 마무리되면 좋겠고요. 만약 국내 송환에 성공한다면, 경찰이 그동안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이를 바탕으로 C씨의 구체적인 진술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어디선가 무사히 잘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실소하면서 끝나는 이런 사건이었으면 차라리 좋겠어요.
◆ 손수호> 강력 사건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사하길 빕니다.
◇ 김현정> 그래요.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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