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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30년 만의 성화, 그 첫 발은 김연아와 함께

    • 2017-11-01 03:00
    '여왕의 품에 안긴 성화'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김연아 홍보대사가 성화램프를 들고 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고귀한 올림픽의 정신이 깃든 불꽃이 드디어 평창의 품에 안겼다.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에서 타오른 성화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아 100일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밝힌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그리스 올림픽위원회(HOC)로부터 성화를 전달 받았다. 지난 24일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불꽃이다.

    성화는 일주일 동안 그리스 전역 2129km에서 한국 축구 간판 스타 박지성 등 505명의 주자에 의해 봉송됐다. 이날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가 마지막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쇼트트랙 1000m에서 한국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김 교수는 스타디움에 들어서 트랙을 200m 정도를 달린 뒤 마지막 주자인 그리스 알파인 스키 선수 이와니스 프로이오스에게 성화를 전했다.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이 열렸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프로이오스가 트랙을 반 바퀴 돈 뒤 그리스 전통 복장을 입은 32명의 여사제와 8명의 남자 사제가 늘어선 무대 중앙에 설치된 성화대에 불을 붙이자 1만 관중의 함성이 스타디움을 울렸다. 이후 서울올림픽 채화식 당시 대제사장을 맡았던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후가 30년 만에 다시 성화봉에 불을 붙여 스피로스 카프랄로스 HOC 위원장에게 전했고, 이를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이 받아 마침내 성스러운 불꽃의 인수가 마무리됐다.

    이 위원장은 성화를 인천까지 운반할 특수 제작된 안전램프에 옮겼다. 안전램프는 안전성이 보장된 파라핀을 연료로 4개가 제작돼 전세기 기내 이코노미석으로 운반된다. 평창올림픽 개막 G-100일인 11월1일 오전 11시 인천에 상륙한다.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인수받은 성화봉송 안전램프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이날 인수식에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 김성조 대한체육회 부회장, 홍보대사 '피겨여왕' 김연아가 참석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와 김 교수는 전날 리허설에서 "올림픽 발상지에서 성화 인수를 하게 돼 영광"이라며 벅찬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지난 1896년 제1회 하계올림픽이 열린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는 양궁 경기가 열려 태극궁사들이 금빛 시위를 당기기도 했다. 이날 인수 행사에는 태극기와 오륜기, 그리그 국기가 함께 게양됐고, 두 나라의 국가도 제창됐다.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이 열린 가운데 박애리, 팝핀현준 부부가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이날 행사는 다소 흐리고 쌀쌀한 날씨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됐다. 늑대 무리가 갈등 끝에 성숙한 화합을 이뤄내는 과정을 그린 그리스 리듬체조학교 학생 60명의 첫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운 가운데 국악인 박애리, 안무가 팝핀현준 부부가 펼친 민요 '쾌지나칭칭나네' '아리랑' 등의 합동 공연이 열기를 달궜다.

    남녀 사제들의 군무 속에 무대에 엄숙한 시간이 흐르면서 바야흐로 성화가 타오르자 행사는 절정을 향했다. 평창으로 성화가 전달되면서 1만 명 관중은 내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올림픽 정신을 온전히 이어받은 순간 평창은 개막을 향한 진정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1월 1일 도착과 함께 개막까지 100일 동안 7500명 주자들이 평창올림픽을 알리며 대한민국 전국을 누빈다. 7500명 주자는 남북한 국민 7500만 명을 상징, 평화올림픽의 정신을 구현한다.

    31일(현지 시각)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성화를 높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성화가 한국 땅을 밟는 역사적인 첫 순간은 도 장관과 피겨여왕 김연아가 맡는다. 전세기 기내에 위치돼 이송된 성화 안전램프를 도 장관과 김연아가 동시에 들고 트랩을 내려와 한국 땅을 밟는다. 이후 인천공항 제 2 터미널에서 대대적인 환영 행사가 펼쳐진다.

    성화 봉송자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다. 일단 첫 출발점인 인천 대교의 첫 주자인 피겨 유망주 유영(13·과천중)을 비롯해 개그맨 유재석과 박명수, 배우 수지 등 101명은 확정됐지만 7399명의 주자는 미정이다. 평창 조직위는 "국내외적으로 과거 경력과 업적, 다문화 가정 등 모든 것을 담는 상징성을 가진 인물들을 고루 다양하게 선발할 것"이라면서 "깜짝쇼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창올림픽은 이제 진정한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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