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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건설사 비자금 담당 "'공무원 A가 특히 밝혀' 정보공유도"



사회 일반

    前 건설사 비자금 담당 "'공무원 A가 특히 밝혀' 정보공유도"

    - 안전관리비, 뇌물·접대비 등으로 전용
    - "얼굴 좀 보자" 공무원들 먼저 연락
    - 내부 감사 철저해도 '짜맞추기' 가능
    - 노하우 교육까지… 비자금 없는 현장 없다
    - 반복되는 건설사고 보며 죄책감 느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 건설사 직원 윤 모 씨

     

    얼마 전 벌어졌던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사고, 여러분 기억하실 겁니다. 사실 건설현장의 각종 사고들 참 많이 발생하죠. 올 상반기 사망사고만 벌써 260여 명 발생했습니 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10명꼴로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이 사망한 셈인데요. 그런데 건설사의 안전관리비용이 비자금으로 유용되고 있다. 심지어 사고가 나면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줘서 사고 책임을 무마하기까지 했다. 이런 증언이 국감현장에서 나왔습니다. 자신이 직접 그 비자금 조성하는 일을 했다고 주장을 하고 나선 전직 건설사 윤 모 차장 연결해서 직접 확인해 보죠. 윤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윤 모 씨>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세요? 대형 건설회사에 다니셨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하셨나요?

    ◆ 윤 모 씨> 1996년도에 입사를 했어요. 20년 동안 2015년 6월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어느 부서에서?

    ◆ 윤 모 씨> 건설 현장 관리 부서하고 본사 부동산 개발 관련 팀에서도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건설사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팀들이 있고 내근을 하는 팀들이 있는데 말하자면 행정을 보시던 팀이군요?

    ◆ 윤 모 씨>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안전에 써야 할 비용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 이런 주장을 국감에서 하셨어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 윤 모 씨> 현장에서는 안전, 품질, 환경 이런 쪽에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 경우에 위법적인 부분을 무마하기 위해서 뇌물공여라든지 접대 등이 필요한데 그럴 때 사용할 돈을 비자금을 조성해서 집행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뇌물, 접대가 필요할 때 쓰기 위해서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그런데 그 비자금이 어디서 나오는고 하니 안전에 써야 될 항목에서 나온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윤 모 씨> 100% 그걸로 조성을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안전관리비에서 많은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서 건설사가 반드시 산업안전관리비라는 것을 책정해두게 돼 있죠, 공사할 때.

    ◆ 윤 모 씨> 공사비의 1.88%를 책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공사든 그 공사의 1.88%는 산업안전관리비로 책정을 하게 돼 있는데 그러면 예를 들어서 한 1400억 원 규모의 현장이다 이러면 1.88%가 한 20억 되네요?

    ◆ 윤 모 씨> 예.

    ◇ 김현정> 상당히 큰 돈이네요. 이 중에 일부를 비자금으로.

    ◆ 윤 모 씨> 제가 근무했던 현장에서는 안전관리비 예산 1억 원 정도 비자금을 조성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1억 원은 안전관리 일에 안 쓰고도 마치 쓴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형식으로 하셨나요?

    ◆ 윤 모 씨> 안전시설물이라든지 안전용품에서 수량이나 단가를 부풀리고 그러면 서류하고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을 해서 대금 결제를 과다하게 하고 실제 발생 금액과의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한 공사현장에서 그 정도를 뺐다, 비자금으로. 그러면 그런 공사가 한 해에도 몇 건씩 있을 거 아니에요.

    ◆ 윤 모 씨> 대형 건설사 같은 경우에는 150에서 200개 정도 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규모는 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해서 모인 돈이 한 해에 어느 정도 되는 걸 목격하셨다는 말씀이세요?

    ◆ 윤 모 씨> 제가 근무했던 현장 중에 안전관리비로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던 현장은 없었는데요. 그런 식으로 본다면 제가 근무했던 현장하고 동일하게 기준을 적용한다면 회사별로 1년에 100억 이상 정도 안전관리비를 조성하지 않을까 추측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그 비자금 모아서 뇌물이나 접대에 쓴다고 하셨잖아요.

    ◆ 윤 모 씨> 예.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떻게 쓰는 걸 목격하셨다는 말씀이시죠?

    ◆ 윤 모 씨> 평소에 노동부 안전 담당 감독관에게 접대를 하거나 명절, 휴가 때 교통비 명목으로 뇌물을 공여를 하고 또 어떤 사고가 났을 때 그 사고 형사처벌을 회피하기 위해서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공여하고. 그런 데 가장 많이 쓰이고요.

    ◇ 김현정> 평소에 그러니까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대를 하고 명절에 챙겨주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그때는 훨씬 더 단가가 높아지겠네요, 뇌물의 단가가.

    ◆ 윤 모 씨> 타워크레인 붕괴사고 같은 경우에는 1400만 원을 지급한 걸로 제가 사법기관에 소명을 했습니다.

    ◇ 김현정> 2014년 광교 크레인 사고 지금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건 사법처리까지 됐죠?

    ◆ 윤 모 씨> 네. 노동부 담당 감독관에게.

    ◇ 김현정> 노동부 감독관에게 1400만 원이 건네진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이건 밝혀진 사실.

    ◆ 윤 모 씨> 예.

    ◇ 김현정> 그래요. 평소 접대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습니까?

    ◆ 윤 모 씨> 주로 연락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 김현정> 그쪽으로부터? 뭐라고요, 어떻게요?

    ◆ 윤 모 씨>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라든지 어떤 점검 건이 있는데 의논하자. 이런 명목으로 연락이 오고 그러면 찾아가서 술자리를 갖는 경우도 있고 단순하게 뇌물만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로 다양합니다.

    ◇ 김현정> 의논하자 그러면 일단 사무실에서 의논하는 게 아니에요?

    ◆ 윤 모 씨> 예.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현장소장 같은 경우에는 골프 접대도 몇 번씩 했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안전비용을 갖다가 비자금으로 썼다는 얘기는 그만큼 안전에 구멍이 뚫린다는 얘기가 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많은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데. 그런데 보니까 윤 선생님, 비자금 조성 문제로 해고가 되셨더라고요. 뭔고 하니 2014년 그 광교 크레인 사고 때 관련자들에게 뇌물 준 것. 이 비자금을 조성한 게 당시 윤 차장님 개인이 저지른 비리다 해서 해고가 되시고 지금 법정소송까지 하고 계신 상황이시라면서요?

    ◆ 윤 모 씨>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윤 모 씨> 회사에서는 비자금 조성을 회사 경영상 절대 용납하지 않고 있고 특히 그 현장소장 같은 경우에는 비자금을 자기들이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 그렇게 주장하다 보니까 제가 그 비자금을 임의로 조성을 해서 일부는 횡령을 하고 일부는 비자금 용도로 사용을 했다 이런 주장을 회사에서는 하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는 회사가 그것과 관련해서 저를 배임과 배임수재로 고발을 했었는데 3월에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회사에서는 그때 그 비자금 조성한 게 이 사람 개인이 저지른 비리다 이렇게 해서 배임, 횡령 이런 것으로 소송을 했단 말씀이군요? 그런데 무혐의 받으셨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 윤 모 씨> 3월달에 무혐의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해고되셨어요?

    ◆ 윤 모 씨> 그건 형사에서는 그렇게 나왔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판결을 내려서 부당해고가 아니다라는 게 행정소송 1심에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해고에 관한 소송도 또 한편에서 진행하고 계시는데 그건 지금 1심, 2심까지 된 건가요?

    ◆ 윤 모 씨> 2심 진행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2심 진행 중에 있는 상황. 건설사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비는 사용 내역과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이게 근로자들의 안전문제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사용내역을 엄격히 감사하는 데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 윤 모 씨> 그게 안전시설물, 안전용품 수량이나 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을 하는데 점검팀이 나와서 보게 되는 것은 안전시설물 설치 사진과 그에 부속되는 거래명세서라든지 세금계산서만 가지고 주로 점검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이 혼자서는 할 수가 없지만 현장소장이 지시를 하고 안전팀하고 협조가 되면 얼마든지 그런 안전관리비로 비자금 조성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고요.

    ◇ 김현정> 서류상으로만 다 맞춰서 잘 짜맞추면 아무리 감사해도 모른다는 말씀이시군요?

    ◆ 윤 모 씨> 만약에 걸리더라도 현장소장이 어떠어떠한 명목으로 사용했다라고 소명이 되면 회사에서는 또 크게 문제삼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렇게 안전비용을 비자금으로 빼돌리는 일, 이게 지금 근무하셨던 그 특정 건설현장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다른 건설현장에도 혹시 적용되는 걸 목격하셨어요?

    ◆ 윤 모 씨> 회사에서는 주기적으로 관리 책임자들 교육도 하고 모임도 있는데요. 그런 자리에서 주로 나누는 대화가. 이런 현장 비자금 문제가 소재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각 건설현장에서 파견된 담당자들끼리 무슨 교육 받고 이러는 게 있는데 그 모임에 가면 주로 이런 얘기를 한다고요? 비자금 이야기?

    ◆ 윤 모 씨> 왜냐하면 통상적인 업무 집행은 룰대로 집행을 하면 되는데 비자금 조성 이건 실제적으로 법도 위반하는 거고 뭐 룰도 없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 어떤 일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처리하냐.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애로사항도 얘기하고 그런 것들을 봤을 때는 이런 비자금 없이 진행을 하고 있는 현장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너무 단정지어서 말씀하시는 것 아니에요?

    ◆ 윤 모 씨> 제가 20년 동안 건설회사에서 근무를 했었고요. 그중에서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심지어는 관리책임자 교육에서도 비자금에 대해서 문제가 안 생기도록 관리를 하는 법. 예를 들면 기록 유지를 남기지 말아라, 회사에서도 이런 교육을 하고 저희들도 건설사별로 지역별로 또 모임이 있습니다. 그런 데 갔을 때도 가장 큰 애로사항이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을 하고 문제없이 관리를 할 것인가. 제 경험상으로는 비자금에서 자유로운 현장이나 회사는 과연 있을까 싶은 게 제 판단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거군요, 다 대놓고 얘기할 정도로. 노하우를 나눌 정도로.

    ◆ 윤 모 씨> 노하우를 나눌 뿐더러 심지어는 어느어느 관청이 가장 밝힌다. 그쪽은 좀 조심해야 된다, 이런 정보까지도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가 제일 밝힌다?

    ◆ 윤 모 씨> 네.

    ◇ 김현정> 어디 부서의 A씨가 제일 밝힌다? 그 사람한테는 얼마 줘야 된다 이런 정보까지 공유할 정도...

    ◆ 윤 모 씨> 술자리 버릇까지도.

    ◇ 김현정> 술자리 버릇까지도?

    ◆ 윤 모 씨> 예. 술자리에서 흔히 하는 얘기로 진상을 부린다 그러면 그 사람하고는 웬만하면 술자리는 가지 말아라, 돈만 주고 말아라 이런 얘기까지 하는 거죠.

    ◇ 김현정> 세상에, 그 정도로... 그런 비자금 조성하는 일을 담당하셨던 거니까 하면서도 심경은 좀 착잡하셨겠어요. 주어진 일이니까 하면서도.

    ◆ 윤 모 씨> 그런 것들이 아예 없지는 않았었는데요. 또 조직에 있다 보니까 인사권자의 지시라는 명분 또는 어떻게 보면 처벌을 안 받게 하기 위해서 동료직원들을 위한다는 미명으로 또 한편으로는 제가 이런 비자금 조성하는 업무를 하더라도 현장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다, 없을 거다.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안전관리비용에서 이런 거 뽑아서 해도 그게 뭐가 큰 해악일까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요?

    ◆ 윤 모 씨> 예. 현장의 안전시설물 이런 것 제대로 해 주면 되지,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타워크레인 그런 큰 사고들이 계속 발생을 하고 있는데. 2014년 5월달에 광교 현장에서 타워 붕괴사고가 발생했었는데 동일한 타워크레인 임대사 장비가 올해 6월달에 남양주 현장에서 거의 유사한 사고가 또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 윤 모 씨> 그러다 보니까 과연 2014년도에 비자금으로 처벌을 무마하지 않고 제대로 처리를 했더라면 과연 올해 이 사고가 발생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도 많이 들고 좀 책임감도 느끼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국감현장에 증언까지 나서게 되셨단 말씀이세요.

    ◆ 윤 모 씨> 예.

    ◇ 김현정> 건설현장의 사건사고 이게 어쩔 수 없는 것, 불가피한 숙명적인 거라 생각하고 항상 넘어갔던 면도 없지 않아 있는데 얘기를 듣고 보니까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도 터졌던 거구나란 생각이 절로 드네요.

    ◆ 윤 모 씨> 저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금 말씀하신 그런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증언 용기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건설사 측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이쪽의 반응들, 입장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건설사 측의 이야기가 있다면 저희가 더 전해 드릴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 모 씨>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기업 건설회사에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안전관리비용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일을 담당하셨던 분이세요. 윤 모 씨 만나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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