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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량 증가·작황 부진…'추수기 쌀값상승' 기현상



경제정책

    수매량 증가·작황 부진…'추수기 쌀값상승' 기현상

    정부, 쌀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72만톤 매입 밀어붙인다

    정부가 올해 쌀 수급 조절을 위해 72만톤을 매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산지 쌀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37년만에 400만톤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감소에 따른 쌀값 상승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산지에서는 농민들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고, 도시지역 음식점 등 소비처에서는 쌀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전북CBS 이균형 기자/자료사진)

     

    ◇ 정부 9.28 쌀 수급대책, 72만톤 매입…15일자 쌀값 상승, 12년만에 처음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2017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통해 올해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톤 등 모두 72만톤의 쌀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입 물량은 당초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올해 쌀 예상 생산량 400만톤을 기준으로 72만톤을 제외한 나머지 328만톤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신호가 됐다.

    이는 농식품부가 예상하는 우리나라 연간 적정 수요량 375만톤을 감안할 경우 공급물량이 수요량에 비해 47만톤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기 때문에 정부 발표 이후 산지 쌀값은 곧바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5만984원으로 10일 전인 지난 5일의 15만892원 보다 92원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하게 보면, 10일 사이에 0.06% 올랐기 때문에 상승폭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10월 15일 기준으로 쌀값이 조금이나마 오른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쌀 시장은 해마다 10월초까지는 일찍 벼를 심은 조생종 쌀이 공급되다 10월 중순부터 중만생종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공급 과잉으로 쌀값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중만생종이 공급되기 시작했음에도 정부의 수급대책 이후 쌀값 상승을 기대한 농민들이 출하를 꺼리면서 쌀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곡물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조대석(58세)대표는 "산지에서 쌀을 구경할 수조차 없다"며 "예전 같으면 이맘때에 농민들이 쌀을 가져가라고 서로 난리가 났는데 올해는 팔 생각들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통업체에서는 쌀을 빨리 납품하라고 독촉하고 현지에서는 쌀을 구할 수 없고 해서 한 가마에 5천원씩 웃돈을 주고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북도 제공)

     

    ◇ 올해 쌀 예상 수확량 395만톤, 당초 추정치 밑돌아…쌀값 추가 상승 전망

    그런데, 이 같은 산지 분위기에 기름까지 붓는 통계치가 발표되면서 쌀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395만 5천톤으로 지난해(419만 7천톤)보다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농촌진흥청이 추정했던 400만톤 보다 4만5천톤 정도가 줄어든 규모로, 지난 1980년 355만톤을 기록한 이후 37년 만에 400만톤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쌀 예상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는 우선 재배면적 자체가 정부의 쌀 적정생산유도 정책에 따른 작물 전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77만 8734헥타르에서 올해는 75만 4716헥타르로 3.1%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기상여건이 다소 나빠지면서 10a당 단위수확량이 524㎏으로 지난해 539㎏ 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가 400만톤 생산을 예상하고 정부의 매입물량을 72만톤으로 결정한 상황에서 실제 예상 생산량이 395만5천톤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시장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곧바로 쌀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조대석 대표 "쌀값이 얼마나 오를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년 4월 이후에는 산지 가격이 80㎏ 한 가마에 17만원 이상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쌀 매입물량을 당초 72만톤 보다 4만톤 이상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쌀 매입에 따른 예산 부담과 쌀값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농식품부 장관이) 이미 정부 매입물량을 발표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도시지역 음식점 주인들이 쌀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항의 전화도 오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쌀값이 20년 전 가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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