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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조인 시장'에서 외면받는 지역 중증장애인



부산

    '활동보조인 시장'에서 외면받는 지역 중증장애인

    교통 불편한 도심 외곽 1급장애인 보조 거부하는 일 잦아

    도심 외곽지연인 부산 기장군에 살고 있는 지체장애 1급인 김동호씨는 활동보조인을 구하지 못할 경우장애 3급인 70대 노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기도 했다.(사진=김동호씨 제공)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가능케 하고,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장애인센터를 통해 활동보조인을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1급 중증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폼페병을 앓고 있는 1급 지체장애인 김동호(39) 씨.

    부산 도심에서 떨어진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에 살고 있는 김씨는 24시간 인공호흡기를 달고 활동보조인 없이는 물 한 모금 마시기가 어렵다.

    어렵사리 인연이 된 활동보조인 3명이 오전·오후·야간으로 시간을 나눠 김씨를 보살피고는 있지만, 긴 연휴나 피치 못할 개인 사정으로 활동보조인이 오지 못할 경우 김씨는 대체 활동보조인을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씨의 집까지 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많지 않은 데다, 목에 달린 인공호흡기의 가래를 빼내는 작업은 물론 몸을 씻기고, 대소변까지 처리해야 하는 활동보조인의 업무가 고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과거 두 달가량 활동보조인을 구하지 못해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했다.

    김씨는 "새 활동보조인들이 와서 몸에 달린 의료 장비와 몸 상태를 보고는 아무 말 없이 돌아가기를 반복했다"며 "결국 장애 3급인 70대 노모의 도움을 받아 최소한의 생활을 겨우 이어갔고, 지금도 휴일에는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밝혔다.

    김씨처럼 인지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1급 지체장애인이, 더군다나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과 지역에 살 경우 활동보조인을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와 마찬가지다.

    활동보조인에게 따로 지급되는 교통비나 노동강도에 따른 급여 차이가 사실상 없어 보조인들이 신체 활동이 가능한 지적장애인을 상대적으로 선호하고, 신체를 움직이기 힘든 지체장애인이더라도 급수가 낮은 장애인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사는 1급 중증장애인들은 평상시에도 활동보조인을 구하기 어렵지만, 야간이나 휴일에는 아예 구인활동을 포기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산 사상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경수 소장은 "사상구가 아닌 도심 외곽지역에서 활동보조인을 연계해달라는 장애인들의 요청이 있지만, 활동보조인들이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에 잘 가지 않으려 한다"며 "게다가 급수에 따른 임금 차이가 사실상 없어 보조인들이 1급보다는 비교적 손이 덜 가는 2,3급 장애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중증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도심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1급 중증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을 연계해주는 실질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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