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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보수개혁' 실험…바른정당 붕괴 코앞



국회/정당

    기로에 선 '보수개혁' 실험…바른정당 붕괴 코앞

    헌정사상 첫 보수정당 분당, 그러나 결국 '한국당'으로 귀결

     

    바른정당이 통합파들의 자유한국당 복당 움직임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김무성 의원 등 일부는 이미 결단을 내린 뒤 복당 시점만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로써 무능하고 부패한 과거 보수정당에서 벗어나 새로운 보수를 만들겠다는 이들의 보수개혁 '실험'도 결국 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

    바른정당은 지난 1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지역구 의원 29명과 그에 앞서 선도 탈당한 김용태 의원 등 30명이 모여 출발했다. 이후 박순자, 홍철호 의원, 지상욱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의석수가 33석이 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있는 보수 정당의 분당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탈당 결의문을 발표한 황영철 의원은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의 판단은 '새누리당에서는 보수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정치 혁명이 불가하다는 결론에 도달았다"며 "보수를 새로 시작하도록 밖으로 나가겠다"고 밝혔고, 지금은 통합파의 수장이 된 김무성 전 대표 또한 새누리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私)당 에 전락했다는 인식 하에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결의를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 당시 13인의 복당으로 바른정당은 현재 단 한 석만 빠져도 비교섭단체가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권성동, 김성태, 장제원, 홍문표, 이은재 등 13명은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명분을 들어 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이후 20석으로 간신히 교섭단체를 유지한 바른정당은 이혜훈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하는 등 자강,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듯 했지만 한국당이 친박청산을 명분으로 바른정당에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펴기 시작하면서 다시 흔들리게 됐다.

    ◇ 바른정당 자강파 "천막당사도 각오"

    통합파의 복당이 현실화되면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버리면서 당장 국회 내 발언권부터 크게 약화된다. 국회 본청 내에 당 사무처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공간도 대부분을 한국당에 넘겨줘야 한다.

    사무처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대당 통합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당에서 바른정당의 사무처 직원들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교섭단체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 또한 매분기 약 15억원에서 5억원 대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통합파 수장인 김무성 의원과 자강파 수장인 유승민 의원은 일단 끝까지 서로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통합파는 한국당 안에서 노선 투쟁을 통해 한국당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타협론을 주장하지만, 자강파는 변화 없는 한국당으로의 복귀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개혁 목소리가 한국당 내부에서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당에서 혁신이나 개혁 움직임은 사실상 전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이번 주 안으로 실행될 전망이지만, 이를 혁신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지 않다. 더구나 홍준표 대표가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핵심 친박계 의원들의 징계도 강제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당 내의 통합추진위원회 소속 의원들조차 표면적으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말해도 "당대당 통합에 준하는 통합은 애초에 불가하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파 하태경 의원은 지난 15일 '보수통합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하고 통합파의 움직임에 대해 "결국 개혁을 위해 고생하기는 싫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당과의 통합이 "보수가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강파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개혁 보수를 외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오직 달라진 것이라면, 시간이 조금 지나 국민이 화를 덜 낼지도 모른다는 것 뿐"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통합파에 대해 "이제 국민이 잊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이제는 당이 깨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천막당사라도 할 각오로 우리의 신념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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