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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정치' 난무하는 유네스코…美 탈퇴로 일본 입김 세질듯



국제일반

    '돈과 정치' 난무하는 유네스코…美 탈퇴로 일본 입김 세질듯

    • 2017-10-13 13:14

    위안부 기록물 등재 등에도 악재 예상…유네스코 당분간 내홍 불가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 전경 (사진=유네스코 홈페이지)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즉 유네스코(UNESCO)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인류의 평화와 가난의 해결,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이한 문화 간의 대화 등 고상한 취지로 설립된 기관이다. 특히 '세계 문화유산' 등을 지정하는 기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12일(현지시간) 미국의 탈퇴 통보를 계기로 유네스코의 고상한 이미지 뒤에 숨어있던 돈과 국제 정치라는 이면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사실상 유네스코는 세계 유산 지정 등을 놓고 각국이 벌이는 국제 정치의 숨은 각축장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한 명분도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 지정을 놓고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지난 7월 요르단 강 서안의 헤브론 구시가지를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해주면서, 해당 지역이 유대인의 유산이라고 주장해 온 이스라엘의 주장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유네스코는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성지 관리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스라엘이 해당 결정에 크게 반발하면서 혈맹인 미국도 이스라엘 편을 들고 나섰다.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미국은 유네스코가 소련 쪽에 기울었고 반 이스라엘 성향을 보인다며 탈퇴한 바 있다.

    미국이 유네스코에 재가입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2년 10월로, 거의 20년 가까이 탈퇴 상태를 유지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1년에는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이에 반발해 유네스코 분담금을 대부분 삭감했다. 이에따라 미국은 2013년에는 표결 자격을 박탈당했고, 유네스코에 진 분담금 체납금도 5억 달러(5천665억원) 이상 쌓였다.

    때문에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분담금, 즉 '돈 문제'도 한 몫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평한 분담금'을 강조하면서 그간 미국이 유엔에 돈을 내는 만큼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여러차례 제기해왔다. 때문에 이번 유네스코 탈퇴는 유엔의 전반적 개혁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로도 해석된다.

    한편,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이 동반 탈퇴를 선언하면서 자연히 눈길은 일본으로 쏠리고 있다.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을 미국 다음으로 많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탈퇴로 1위 분담금 납부 회원국이 된 일본의 입김이 세지면, 사사건건 문화유산 지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함도 등 조선인 강제노역지였던 일본 산업시설을 세계유산에 등재한 일본은, 이번에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한국과 중국의 시민단체의 움직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제3위 분담금 납부국인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예상되고, 여기에 보코바 사무총장의 다음달 임기 종료로 인한 레임덕까지 겹치면서, 유네스코는 미국의 탈퇴 이후로도 당분간 상당한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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