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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끊는 사모곡' 이승엽 "어머니와 함께 못해 한 맺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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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끊는 사모곡' 이승엽 "어머니와 함께 못해 한 맺혀"

    '굿바이, 국민 타자' 삼성 이승엽이 3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자신의 은퇴식을 마친 뒤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한 사연을 들려주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있다.(대구=노컷뉴스)

     

    끝내 국민 타자는 울었다. 은퇴 경기 전까지만 해도 상황이 돼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은퇴식 초반부터 눈물이 쏟아졌다.

    이승엽(41 · 삼성)이 23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넥센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최종전이 선수 이승엽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날 이승엽은 홈런 2방을 포함해 3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의 10-9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선제 2점 홈런에 이어 3회 달아나는 1점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은퇴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1995년 데뷔 후 이승엽은 KBO 리그 15시즌 통산 1906경기 타율 3할2리(7132타수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득점을 비롯해 2루타(464개), 4077루타 등도 모두 1위다.

    은퇴식을 마무리한 뒤 이승엽은 "아쉽다. 이제는 선수가 아니어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아쉽다"고 진한 여운이 남는 표정을 지었다.

    은퇴 경기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이승엽은 "이겨서 좋고 홈런을 2개나 쳐서 팀 승리에 도움을 주어서 만족스럽다"면서 "정말 후배들에게 이겨달라고 했는데 현실이 돼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이어 "후배들과 미팅에서 감사하다고 했지만 다시 한번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승엽은 은퇴식 뒤 후배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이승엽이 3일 넥센과 홈 경기 9회 마지막 타석을 준비하고 있다.(대구=삼성)

     

    이날 이승엽은 이수빈 구단주에게 '이승엽 재단 출연금'을 전달받는 순간 울컥했다. 이에 이승엽은 "(2011시즌 뒤 일본 오릭스에서) 사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에 복귀했다"면서 "그분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더 빨리 은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눈물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은 2012년 삼성에 복귀해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KS) MVP까지 올랐다. 이승엽은 "당시 김인 사장님과 류중일 감독님도 마찬가지"라면서 "6년 동안 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장 진한 눈물은 고인이 된 어머니 때문이었다. 이승엽의 모친 고(故) 김미자 씨는 지난 2007년 1월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이승엽은 "오늘 은퇴 동영상을 보는데 어머니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고 눈물이 났다"면서 "사실 막내 아들 야구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본인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실 정도로 고생하셨다"고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은퇴식을 함께 하지 못한 슬픔이 번졌다. 이승엽은 "오늘 같이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막내 때문에 생을 일찍 마감했다"면서 "정말 죄송하고 함께 하지 못한 게 한이 맺힌다"고 애끊는 사모곡을 불렀다.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국민타자라는 별명이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정말 기분이 좋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동안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고맙고 오늘 와주신 2만4000명 팬들 덕분에 행복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승엽은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이승엽은 "내일부터 백수인데 좀 쉬고 싶다"면서 "그리고 모레부터 골프도 좀 치러 갈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아들 은준 군이 "매일 학교에 데려다달라"고 동영상에서 말한 데 대해 "역시 7살이라 철이 없다"면서도 "시간이 되는 한 그렇게 해주겠다"고 아빠의 듬직함도 보였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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