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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주여성 두엉 씨의 아주 특별한 추석 명절



전북

    베트남 이주여성 두엉 씨의 아주 특별한 추석 명절

    황금연휴 맞아 시부모, 시아주버니 부부 등 8명과 베트남 친정 방문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뚜이 두엉 씨는 올해 추석을 시부모와 남편 등 가족과 함께 베트남 친정에서 보낸다. (사진=임상훈 기자)

     

    한국 땅을 딛고 한국 사람으로 산 지 올해로 8년째. 2010년 8월에 화촉을 올렸으니 한국의 추석 명절 역시 8번째를 맡게 된다.

    베트남에서 남편을 만나 이제는 한국 사람이 된 응우옌 뚜이 두엉(36·한국이름 김지영) 씨는 올해 추석 명절을 한국에서 보내지 않는다.

    두엉 씨는 지난 달 28일 남편과 두 아이, 시부모, 시아주버니 부부까지 모두 8명이 함께 친정이 있는 베트남 여행길에 올랐다.

    2주간의 친정 나들이이자 일가족의 여행이다. 황금연휴를 맞았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남편과 시부모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8년 전 결혼식에서 사돈을 본 이래 왕래가 없었던 시아버지는 두엉 씨보다 오히려 신이 났다.

    첫 만남 때는 경황이 없어 선물 하나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역만리에 사는 사돈을 위해 바리바리 선물 보따리를 싸느라 부산을 떨었다고 한다.

    황금연휴를 맞은 올해 추석을 베트남 친정에서 시부모, 남편 등과 함께 지내는 두엉 씨가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상훈 기자)

     

    지금은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통역을 하는 등 직장도 갖고 있지만 낯선 땅에 처음 발을 디딘 2010년과 그 후로 몇 해의 삶은 쉽지 않았다.

    두엉 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임신을 해 많이 외로웠다"며 "고향 음식도 먹고 싶고 남편은 직업 상 출장이 잦아 우울증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시절 가장 큰 힘이 되 준 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두엉 씨보다 몇 해 먼저 한국 땅을 밟은 베트남의 다른 이주여성 두 명이었다.

    가족처럼 정을 나누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연계해 주는 등 힘겨운 삶에 버팀목이 됐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해 2012년부터는 통역 등 일자리도 갖게 됐다.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해가다보니 한국의 명절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베트남의 추석은 한국의 추석보다는 조촐하다. 과일과 떡, 과자 등으로 상을 차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별모양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지만 한국 같은 민족의 대이동은 없다.

    두엉 씨는 "한국의 추석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가족끼리 모이고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고 성묘도 가는 게 참 좋은 문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 고향에 두고 온 부모에게는 1남1녀 중 맏딸.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종종 얼굴을 보기는 하지만 부모 곁을 가까이 지킬 수 없는 미안함은 항상 두엉 씨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2년 만에 가니까 어찌 보면 무척 긴 시간이네요. 올해 추석 시부모님, 아주버님, 형님, 남편, 애들 다 같이 가니까 우리 행복한 추억 만들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 기다려요. 사랑해요."

    2년만의 고향 방문, 그리고 첫 가족 모두의 방문을 앞두고 두엉 씨는 친정 부모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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