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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악취는 계속'…동두천 택지지구 11년째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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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에도 악취는 계속'…동두천 택지지구 11년째 고통

    악취 원인은 '축사·음식물처리장'…창문도 못 열고 생활한지 오래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에 위치한 축사 뒤로 동두천시 송내 택지지구에 들어선 아파트들이 보인다. (사진=고태현 기자)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강변우회도로에 들어서자 분간할 수 없는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10여 분간 더 차를 몰아 상패동에 위치한 한 전원주택마을 들어서자 가축분뇨와 화공약품이 혼합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을주민 박모(68·여)씨는 "축사와 염색공장, 음식물처리장에서 발생한 냄새들이 섞여 머리가 아플 정도로 악취가 심해 창문을 열지 못한 지 오래됐다"면서 "그래도 낮에는 냄새가 덜하지만 늦은 저녁과 새벽 시간에는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악취가 심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동두천을 다시 찾았다. 주민의 말대로 생연동과 송내동, 상패동 일대에서는 어제 낮보다 냄새가 더 심했다.

    신천 둔치에서 아침운동 중인 주민 이모(56)씨는 "아침마다 쾨쾨한 냄새를 맡으며 운동하는 것이 그리 상쾌하지 않지만 그래도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 냄새가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동두천 송내·생연 택지지구 주민들은 인근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 일대에 위치한 축사와 음식물 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11년째 고통받고 있다.

    2005년 조성된 동두천 택지개발지구와 불과 2㎞ 남짓 떨어진 하패리 지역에는 우사 9곳, 돈사 10곳, 계사 2곳 등 모두 21개 축사와 음식물쓰레기 처리 업체 2곳이 운영 중이다.

    특히 하패리 일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취로 동두천 택지지구 주민들은 저녁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생활을 한 지 오래다.

    가축분뇨 냄새를 머금은 공기가 낮에는 지표면에서 가열돼 하늘로 상승해 냄새가 덜한 반면, 저녁에는 다시 지표면으로 내려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38)씨는 "매일 저녁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냄새가 심해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면서 "추석연휴 동안 냄새가 덜해 창문이라도 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악취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악취 공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양주 하패리 일대 모든 축사를 이전 또는 폐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주 하패리의 한 축사에서 젖소들이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사진=고태현 기자)

     

    한편, 축사 이전과 폐업에 대해서는 축산농가의 동의와 막대한 보상비가 소요되는 만큼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2년 9월 동두천시는 상패동 일대 11개 축사(2개 자진폐업)에 대해 폐업을 추진했는데 총 56억원의 보상비가 소요됐다. 보상비는 경기도 40억원, 동두천시와 양주시가 각각 8억원씩 부담했다.

    축사 규모에 따라 1곳당 토지매입비를 제외하고 약 5~6억원의 폐업보상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든 축사를 폐업할 경우 최고 126억원의 재원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양주시와 동두천시는 지난해 12월 하패리 악취 해소 방안으로 '하패리 공동 개발계획'을 세워 행정자치부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신청, 사업이 반영됐다.

    550여억원이 소요되는 하패리 공동 개발계획은 양주시에 곤충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동두천시에 주민생활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비율은 7:3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해당 사업은 행자부가 아닌 환경부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조정의견을 내면서 사실상 국비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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