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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농약계란·농약닭까지…양계농가 "정말 죽을 맛"



경제정책

    AI·농약계란·농약닭까지…양계농가 "정말 죽을 맛"

    잇따른 산란노계 살충제 검출…정부 "100만 마리 이상 수매 검토"

    위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도축장에 출하된 산란노계에서 계속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노계 값이 폭락하고 수출길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소비자들은 산란노계로 만든 가공용 닭고기를 구입해야 할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농가들은 농가 나름대로 노계 판매 수입이 줄어들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

    결국 정부가 뒤늦게 산란노계를 수매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 산란노계 출하가격 폭락…수출길 제동

    산란계 농장들은 부화된 지 70주가 넘어 산란율이 떨어지는 닭은 도축해서 통조림용이나 사료용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한 달 평균 300만 마리씩 연간 3천600만 마리의 산란노계가 도축된다. 이렇게 도축된 산란노계는 국내에서 50% 정도가 소비되고 나머지 50%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수출된다.

    산란노계는 한 때 1마리에 5천원이 넘게 판매된 적이 있다. 산란계 농장들은 노계를 판매해서 중추(부화된 지 10주 정도 된 닭) 구입비로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으면서 산란노계 가격은 1마리에 700~800원까지 폭락했다. 이 같은 가격으로는 갓 부화된 병아리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농가들이 AI 사태로 어려움을 겪다가 살충제 파동으로 계란 소비가 줄면서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산란노계 값마저 떨어지면서 그야말로 죽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살충제 사태 이후 산란노계에 대한 잔류검사를 강화하면서 기준치를 초과한 산란노계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점도, 농장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이후 지금까지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 이상 초과 검출된 산란노계는 모두 6개 농장, 15만여 마리에 달한다.

    가장 최근인 지난 22일에는 경남 거창과 양산 소재 산란계 농장과 전북 고창 소재 종계농장이 수출용으로 출하한 노계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인 0.05mg 보다 많게는 20배 이상 검출돼 전량 폐기처분됐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노계에서 계속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농장들이 노계 출하를 겁내고 있다"며 "만에 하나 자신들이 출하한 노계에서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전량 폐기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 "AI 발생과 살충제 파동으로 국내산 닭고기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냉동창고에 닭고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란노계가 처치곤란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산란계 농장들은 헐값에 노계를 판매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계란을 생산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고 보고 노계 출하를 늦추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산란노계 100만 마리를 긴급 수매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란계 농가들이 엄청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노계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농가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수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산란노계 면역력 떨어져…AI 감염 우려

    문제는 이처럼 산란노계 유통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지면서 AI 바이러스 발생에 따른 AI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 이상기온에 따른 닭 진드기 확산과 살충제 살포 등으로 산란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특히 노계의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병원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재국 원장(동물병원 수의사)은 "기온이 오르면 닭들은 굉장히 고통을 겪게 되는데 여기에 진드기가 괴롭히고 살충제까지 맞으면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라며 "이미 면역력은 상당 부분 떨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며 "특히, 일종의 감기와 같은 조류 바이러스에 닭들이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란계 업계 관계자는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AI가 발생해서 병아리가 없다보니 허약한 병아리도 그냥 서있기만 하면 케이지(철재우리)에 집어넣었다"며 "이런 닭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바로 죽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말은 산란노계를 제때 도축하지 않는다면 올 겨울 AI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산란노계 수매물량을 당초 100만 마리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산란노계로 만든 가공용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달 23일부터 잔류 정밀검사를 강화해 기준치를 초과한 닭고기는 전량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2일부터는 부적합 산란노계가 농장에서부터 출하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농장에서 도축장 출하 전에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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