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논평]김영란법, 제정 취지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정돼야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오피니언 오늘의논평/사설/시론

    [논평]김영란법, 제정 취지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정돼야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015년 3월 10일 오전 서울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자신이 처음 제안해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오는 28일로 시행 1주년을 맞는다.

    이 법은 법안 이름대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를 금지하는 법이다.

    이 법은 제정 당시만해도 일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일반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데도 굳이 공직자 등을 타겟으로 하는 별도의 법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패가 만연하고 국제적으로도 청렴도가 높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은 여러 논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제정 필요성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국제투명성기구의 2016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35개국 중 하위권인 29위, 조사대상국 176개국 중 52위를 차지한 것이 우리나라다.

    시행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법은 일반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 일반국민의 89.2%가 이 법의 시행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는 95%가, 교육계도 88.2%가 찬성했다.

    그런 만큼 이제 법 자체의 제정 논란은 잠잠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충격은 매우 크다.

    도입 전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관행처럼 행해지던 접대나, 금품, 선물 수수 등에 제동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농축수산업자와 화훼업자, 음식점 등의 매출이 최고 30%이상 크게 떨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영향업종단체를 중심으로 김영란법 적용 제외나 선물 등의 가액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에 반해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오히려 법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등 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김영란법 개정안이 현재까지 14건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도 김영란법의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 분석을 진행 중에 있는 총리실 산하 경제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여론을 수렴해 올해 안에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정과 관련해서는 농축수산업자 등 영향업종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농축수산물을 법 적용에서 제외하거나 선물 등의 가액기준을 조정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 법의 제정 취지로 볼 때 이런 방향으로의 개정은 맞지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서 금품이나 선물을 받는 것 자체를 허용할 수 없는 것이지만 김영란법은 현실을 감안해 가액기준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시행 1년만에 가액기준을 조정하는 것은 법시행령상의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시행령 45조에는 가액범위 조정과 관련해 “2018년 12월 31일까지 타당성을 검토하여 개선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된 이후 농축수산업자와 화훼업자, 음식점 등의 매출이 크게 줄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그 책임을 김영란법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공직자가 아니면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자가 아닌 친지나 이웃, 친구 등에게 주는 선물은 금액 제한을 받지 않고 줄 수 있다.

    또 공직자도 직무와 관련이 없다면 5만원이 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김영란법상 선물과 관련한 오해사항을 바로 잡겠다고 적극 홍보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영란법의 가액기준이 사회 전반에서 선물 등의 가액 기준이 되는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공직자가 아닌 친지나 이웃, 친구 등에게 주는 선물이나 경조사비도 김영란법 가액기준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정부가 올해 안에 가액기준 조정 등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나름대로 고충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본다.

    개정을 한다면 법 제정 당시 원안에 있다가 빠진 조항의 보강도 적극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임원이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특혜를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할 수 있도록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삽입하고 공직자 가운데 청탁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국회의원도 법 적용대상에 포함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란법의 제정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합리적인 개정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인기기사

    영상 핫 클릭

      카드뉴스


        많이본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