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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朴정부,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개작 압박"



문화 일반

    황석영 "朴정부,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개작 압박"

    황석영·김미화 '블랙리스트' 피해 진상 조사 신청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소설가 황석영과 방송인 김미화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었다며 직접 조사 신청을 했다. 두 사람은 25일 오전 서울 KT광화문지사 12층에 있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진상조사위) 사무실에 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황석영은 "공개적인 조사 요청을 받았을 때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최근 속속 드러나는 예를 보면서 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조사 신청을 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며 더욱 심화되고 노골화된 좌우 편 가르기 정책은 이렇듯 민주주의에 심각한 퇴행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황석영은 "2007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2008년 재야 동료들과 의논 끝에 남북관계 전환을 위해 '유라시아 알타이 문화경제연대'의 정책 건의안을 청와대에 제출했"고, 때문에 2009년 이명박 대통령과 유라시아 순방에도 동행했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해 말 남북 외교안보 상황이 바뀌고, 청와대로부터 '알타이 경제문화 포럼'에서 북한 측을 배제하라고 통보받으면서, 대의명분을 잃었다고 판단, 모임에서 스스로 탈퇴했다"고 고백했다.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이후 황석영은 여러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2011년 희망버스 동참과 대선 기간을 정점으로 나에 대한 모함과 공격이 인터넷과 SNS를 통하여 이어졌다. 또한 방북 직후에 안기부와 공안당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혐의 내용을 교묘히 짜깁기하여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상 유포했는데, 이것은 국정원에서 흘려주지 않고는 일반인이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밖에 "황석영이 쓴 광주항쟁 기록은 북한 책을 베낀 것, 황석영이 제작한 '님을 위한 행진곡'은 김일성의 지령을 받아 공작금을 받고 영화와 함께 만든 것" 등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로부터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개작 요청을 받았다고도 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작가회의 성명서 발표 후 대표로 나가 기자회견을 했다. 이틀쯤 후 청와대 교문수석과 외교안보수석이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요지는 그런 일에 내가 연루되는 것을 염려한다는 것과, 광주의 노래인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개작에 관한 글을 쓸 의향이 있는가 하는 것과 '통일위원회'에 들어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나는 거절했다. 이는 회유와 압박의 한 예가 될 것이다."

    이후 런던도서전과 파리출판행사 등에서 자신이 제외됐으며, 2016년 3월 파리 도서전 때도 애초 제외된 자신이 번역원 실무자들의 초청으로 갔다가, 번역원 실무직원이 시말서를 쓰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2014년 6월부터 검찰이 '수사 목적'으로 자신의 금융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방송인 김미화는 "국정원에서 (MB 블랙리스트) 발표가 있기 전보다도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밝혀진 이후부터 오늘까지 엄청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다"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국정원에서 작성한 저에 관한 굉장히 많은 서류를 보면서 국가가 거대한 권력을 위해 개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김미화는 “그 사찰 문건의 맨 끝에 ‘김미화, 수용 불가’라고 적혀있다. KBS, MBC 등 여러 방송사를 지칭하면서 방송 출연은 물론 지방행사까지 적극적으로 막았다”며 “서류를 보기 전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보고 나서 ‘과연 이것이 내가 사랑한 대한민국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미화는 국가정보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으며 2010년 이후 방송 출연과 외부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진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진상조사위는 이날 두 사람의 증언을 계기로 문화예술인들이 진상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리라고 기대했다. 이후 배우 문성근를 비롯해 권칠인, 변영주, 김조광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추가로 조사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까지 진상조사위에 접수된 조사신청은 황석영, 김미화 씨의 2건을 포함해 총 56건이다.

    또한 예술인들이 결성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는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신재민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한 조사신청을 할 계획이다.

    진상조사위 간사인 송경동 시인은 “유인촌 전 장관이 오늘 나온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은 전혀 몰랐다, 문체부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는데, 당시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 몰랐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 부분을 명백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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