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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도가 지나친 트럼프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이건 아니다



칼럼

    [논평] 도가 지나친 트럼프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이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영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북 발언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화염과 분노’, ‘심판의 날’ 등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강경 발언보다 한층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더욱이 세계 최대의 다자외교무대인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공식으로 내놓은 것인 만큼 트위터나 기자들과의 짧은 문답과정에서 다소 즉흥적으로 나온 대북 발언과는 무게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완전 파괴’는 “핵무기든 재래식 수단이든 간에 북한 전체를 쓸어버리겠다는 전례없는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충격적이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 일당 뿐만 아니라 북한의 2천5백만 주민의 생명까지도 절멸하게 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였고 뒤이어 “미국은 준비가 되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것(북한 파괴)이 필요치 않기를 바란다”며 “그들(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카드를 꺼내 보이며 역대 최고 강도의 위협을 가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는 세계를 이끌고가는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 대표가 모인 공식석상에서 내놓을 발언은 아니었다.

    외신들도 이 발언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미국 대통령의 말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깡패 두목처럼 들린 연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WP),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핵미사일 말고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기를 결정하는 것“(가디언), ”‘화염과 분노’ 표현과 마찬가지로 도가 지나친 것“(CNN)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의 엄중한 핵 미사일 도발에 대하여 최대 한도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동맹인 미국과의 공조강화가 필요한 정부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것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공식석상에서 ‘완전 파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가볍게 보아 넘길 만한 문제는 아니다.

    최근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잇따라 한 목소리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인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고는 북한을 향한 것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국제사회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성실한 이행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압박을 촉구하는 의미를 지닌 것이지만 종국에는 군사적인 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내비치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최근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옵션이 있다”고 밝힌 부분이다.

    그동안 군사옵션이 있다고 해도 믿지 못했던 부분이 서울이 북한의 일차적인 보복공격으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이런 점에 대한 우려없이 군사옵션이 얼마든지 실현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묶으면 미국은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군사옵션을 통해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셈이 된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미국이 군사옵션을 통한 북한 완전 파괴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옵션이 과연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미국은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전략무기를 자신하지만 서울과 지척거리에 있는 휴전선 인근 지하갱도 등에 감춰져 있는 북한의 1000여문에 달하는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일시에 무력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군사옵션을 실행했을 때 서울과 수도권에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에게는 아닐 수도 있지만 당사자인 우리나라에는 중대한 위험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동맹인 미국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판단으로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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