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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간] "240번 버스 논란, 우리가 못 본것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 뭘 들고오셨습니까?

    ◆ 김성완> 어제 하루종일 인터넷이 '서울 240번 버스 사건'으로 시끌시끌했습니다. 240번 버스가 4살 여자 아이만 내린 상태에서 아이 엄마를 태운 채 그대로 출발했다는 거였는데요. 내려달라는 아이 엄마의 요구를 무시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줬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인터넷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러자 버스기사의 딸이 나서서 "아버지는 승객 무시한 적 없다"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240번 버스 아이 유기 사건의 진실",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운전기사를 처벌하라는 내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원이 빗발쳤다고 해요?

    ◆ 김성완> 맞습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뿐만 아니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게시판에 항의글 폭주해서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논란은 엊그제 저녁부터 시작됐습니다.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한다'는 내용의 글이 목격담이 올라오면서 시작된 거죠. 당시 버스에 함께 탔던 승객이 올린 글로 추정되는데 글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후 6시20분 240번 버스에서 3~4살 가량 돼 보이는 여자 아이가 내렸지만, 아이 엄마는 승객이 많아 미쳐 내리지 못했다. 엄마와 승객들이 '아이가 혼자 내렸다' 외쳤지만 버스 기사는 무시하고 달렸고 다음 정거장에서야 문을 열어줬다. 심지어 울면서 아이를 찾으러 가는 아이 엄마에게 버스 기사가 큰 소리로 욕을 했다"

    이 글이 퍼지면서 분노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급기야 서울시가 진상조사에 나섰고요. 버스기사를 불러 경위서를 받고, 버스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버스기사는 당시가 퇴근 시간대여서 버스가 혼잡했고, 그래서 출발한 후에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하는데요. 버스가 출발한 뒤 곧바로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 변경한 상태였고 사고 위험이 있어서 아이 엄마를 다음 정류장에 내려줬다는 겁니다. 아이 엄마는 270미터 떨어진 이전 정류장으로 달려가 아이를 찾아갔구요. 서울시는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어서 버스회사와 운전기사 처벌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240번 버스의 진실을 두고 논란이 됐어요. 아이 내려놓고, 내려달라는 엄마 요구를 거절했느냐, 안 했느냐…이 뉴스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증거보다 소문을 더 믿을 때가 있다"입니다.

    ◇ 김현정> 증거보다 소문을 더 믿어요?

    ◆ 김성완> 사건의 진실을 두고 인터넷에서 뜨거운 설전 벌어졌죠. 언론보도도 아이 엄마 책임이냐, 버스기사 책임이냐, 의견이 엇갈렸던 건데요.

    그렇지만 사건의 실체적 진실 확인하는 방법 아주 간단했습니다. 버스 내부 CCTV, 정류장 근처 현장 CCTV 들여다 보면 누구 잘못인지 금방 드러나는 거죠. 이미 한 언론에서는 정류장 근처 CCTV 영상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첫째, 우선 이 아이가 3~4살 정도되는 어린 아이가 아니었고, 7살 초등학생이였습니다. 버스 문이 닫히기 직전 혼자 펄쩍 뛰어내렸습니다. 둘째, 버스는 내리는 승객이 다 내릴 때까지 16초 동안 문을 연 뒤 더 내릴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출발했습니다.

    한 언론사 기자는 직접 240번 버스 탑승해서 현장 도로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죠. 아이가 내린 건대역 정류장을 떠난 버스가 다음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해야 합니다. 4차선이 우회선 차선이고 두 차선이 분리대로 구분돼 있고요. 우회전 차량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는 아이 엄마를 내려줬을 때 사고 위험이 커 보입니다. 버스 기사가 다음 정류장에서 아이 엄마를 내려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그리고 다음 정류장까지는 270m 거리였습니다.

    ◇ 김현정> 자세히 짚어보니 소문과 사실이 조금은 거리가 있군요. 240번 버스의 진실, 또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당사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입니다. 어제 하루 종일 인터넷에 야단법석이었지만 정작 피해자 어머니가 뭐라고 말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김현정> 왜 몰랐을까요?

    ◆ 김성완> 피해자 어머니가 논란 커지길 원하지 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사양했기 때문입니다. 버스 내부 CCTV도 공개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사회적으로 문제삼을 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고, 또 어머니와 통화하고 진상조사를 한 서울시 버스정책과도 버스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힌 거죠. 버스는 규정상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주정차를 하면 운전기사가 6개월 이내 자격정지와 20만 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버스가 이미 출발해서 다른 차로로 들어선 상황이었기 때문에 버스기사가 규정상·안전상 차로에 아이 엄마를 내려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런데도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은 부정확한 목격담에 근거해서 버스기사 처벌을 요구하는 이야기를 쏟아 냈고요.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 버스기사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급기야 버스기사 딸이 나서서 "우리 아버지 그런 분 아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까지 올렸습니다. 인간의 인지 능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는 진상에 대한 접근에 앞서서, 너무 많이 흥분했던 건 아닐까요?

    ◇ 김현정> 우리가 너무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 240번 버스 논란, 행간이 더 있나요?

    ◆ 김성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입니다. 지금까지 방송 들으신 분들은 '너무 버스기사만 옹호하는 거 아냐?’ 의문이 드실 수도 있을 텐데요. 버스기사의 대처나 버스정책을 만드는 서울시에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퇴근시간이면 승객이 많아 버스가 혼잡한 시간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버스 기사가 조금 더 예민하게 승객 내리는 걸 살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바꼈을까요? 출퇴근길 버스에서는 수많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훈련해야 할 필요가 있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버스기사와 버스업체 관계자가 아이 엄마 찾아가 직접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하나 아쉬움도 있습니다. 만일 저런 상황 다시 벌어진다면? 버스기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옳을까요? 위험해도 내려주는게 맞을까요? 불법이니까 그냥 가는게 맞을까요? 이런 헷갈리는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고, 빨리 대처하기 위해서 만드는 게 바로 매뉴얼이죠. 버스에도 안전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상황에 따라 운전기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세한 안전 매뉴얼 만들면 어떨까요?

    ◇ 김현정> 오늘의 행간, "240번 버스사건의 진실"을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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