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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묵살, 프레임 씌우기 취재지시…지역 KBS-MBC도 보도통제"



경남

    "보고 묵살, 프레임 씌우기 취재지시…지역 KBS-MBC도 보도통제"

    [인터뷰] 파업동참 KBS, MBC 지역노조 지부장

    -2012년 박근혜의 'MBC사태 해결' 약속 믿고 파업 접었는데 배신
    -'KBS도 국정농단의 공범' 국민심판…회사 시스템 무너져
    -지역MBC 사장은 서울MBC사장 체제 떠받든 사람들. 함께 물러나야
    -세월호 때 목포MBC의 '생존자 있다'는 보도 서울에서 묵살
    -KBS 고대영 사장의 보도지침에 대구에서 '사드 외부세력개입' 프레임
    -김장겸은 2010년부터 공정보도 해친 주인공
    -KBS 기자협회가 최순실 취재요구했지만 보도국장 '증거있냐'며 묵살

    -자유한국당 '방송장악' 주장은 방송 사유화의 반증
    -'그동안 뭘했냐'는 비판에 반성…그동안 치열하게 싸워왔다
    -국민의 외면 매우 두렵고 우려스러워, 절박하고 중요한 싸움
    -공영방송이 바로 설 때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고파
    -국민의 방송 KBS로 되돌아가겠다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주소원 작가실습생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김태석 지부장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경남지부)
    손원혁 지부장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경남지부)


    ◇ 김효영 : 지난 4일부터 KBS와 MBC 두 공영방송사가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지역의 MBC와 KBS 역시 파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두 방송사의 지역 노조지부장들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경남지부의 김태석 지부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석 : 네, 안녕하십니까?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경남지부 김태석 지부장.

     

    ◇ 김효영 : 그리고 KBS본부 경남지부의 손원혁 지부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손원혁 : 안녕하십니까.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경남지부 손원혁 지부장.

     

    ◇ 김효영 : 두 분 다 기자시죠?

    ◆ 김태석, 손원혁 : 네. 그렇습니다.

    ◇ 김효영 : 인터뷰를 하다가 인터뷰를 당하니까 어때요?

    ◆ 김태석 : 저는 2012년 파업 이후에 징계도 받고 해서 이제 보도국 취재기자를 떠난 지 한 5년 정도 됐는데요. 정말 5년 만에 마이크 앞에서 인터뷰를 하려니까 무척 떨립니다.

    ◆ 손원혁 : 저도 늘 취재현장에서 질문을 던지는 입장에서, 우리의 얘기를 국민들에게 하려고 하니까 많이 떨리고 그렇습니다.

    ◇ 김효영 : 먼저 MBC부터 이야기를 해볼까요? 왜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

    ◆ 김태석 : 네. 기억하시겠지만 저희들 2012년에 170일 파업, 사상 유례없는 장기파업을 했었죠. 하지만 저희들이 결국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 김효영 : 당시 파업의 목적은 무엇이었죠?

    ◆ 김태석 : 김재철 사장 퇴진이었죠. 당시 박근혜 후보 측에서 MBC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는 구두약속을 측근을 통해서 전해왔었고 저희는 그것을 좀 믿었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파업을 접었는데, 우리가 속은 건가요? 배신을 당한 건가요?
    이후 여러과정을 통해서 5년 만에 파업에 다시 나선 것입니다.

    ◇ 김효영 : 지금은 퇴진대상만 바뀐 건가요?

    ◆ 김태석 : 네. 일단 그렇습니다. 김장겸 MBC사장, MBC의 대주주인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두 사람의 퇴진을 내걸고 다시 5년 만에 파업에 나선 겁니다.

    ◇ 김효영 : 그렇군요. KBS는요?

    ◆ 손원혁 : 파업을 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방송을 그동안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기인한 것이고요. 제대로 된 방송을 하기 위한 첫걸음이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 첫걸음이 되어야 된다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이고요.

    그것은 지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광장에서 'KBS도 국정농단의 공범이야' 라고 하면서 KBS를 심판을 하셨습니다.

    그것을 이제 일신하기 위해서는 내부구성원들 개개인의 어떤 역량과 이런 것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어떤 회사의 시스템이 무너져 있다는 것이고.

    고대영 사장 체제뿐만 아니라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KBS가 망가져온 길을 걸어왔는데 이것의 종지부를 찍어야 된다. 가장 절박하고 강력한 우리 구성원들의 싸움의 수단이 파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효영 : 그래요. 지역에서도 파업에 동참하는데, 지역대로의 이유가 또 있습니까?

    ◆ 김태석, 손원혁 : 그렇습니다.

    ◆ 김태석 : MBC는 서울에 본사가 있고 전국에 16개 지역계열사의 대주주가 서울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 MBC 사장과 임원들도 서울에서 서울사장이 임명을 하고 내려오는, 말하자면 낙하산 같은 그런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사 사장들이 대부분 다 서울에 있으면서 김장겸 사장 아니면 그 전에 김재철, 안광한 사장 시절에 주요 보직을 역임했던 분들이 대거 내려와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체제를 떠받든 사람들이었던 거죠. 그 사람들이 바로 지역 MBC 사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지역사정도 제대로 모르고 또 지역방송의 활로를 개척하기도 힘든 이런 분들이 지역방송의 사장으로 앉아있으니 이 분들도 똑같이 저희들이 퇴진을 내걸고 하고 있습니다.

    ◇ 김효영 : KBS는 지역의 총국장이 지역방송 대표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면 고대영 사장의 친위부대들이 지역의 총국장을 맡아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까?

    ◆ 손원혁 : 모든 총국장이 그렇다고 단정해서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 총국장 같은 경우에는 고대영 체제에서 부역했던 그런 인사들이 총국장으로 영전하는 그런 경우도 있었고요.

    지역에서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서울 여의도에서 나오는 그런 보도 내지는 제작과 지역에서 하는 것들을 분리해서 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저희가 지난 촛불에서도 봤듯이 지역에서도 촛불민심이 굉장히 들끓었었고,
    국민들이 서울과 지역을 따로 구분해서 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하나 예로 들고 싶은 것은, 고대영 사장 체제 때 사장이 임원회의를 통해서 '사드에 있어서 안보에 있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라는 발언을 했어요.

    저희는 사실상 보도지침성 발언으로 보고 있는데 어쨌든 이 KBS를 이끄는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장의 이런 인식들이 투영이 돼서 많은 자기검열들이 일어났다고 저희는 보고 있어요.

    특히나 대구에서 성주주민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있을 때 '외부세력 개입'이라는 그런 프레임이 씌워진 적이 있었습니다.

    KBS에서도 오후에 석간을 보고 외부세력개입에 대한 취재 오더가 내려왔고 그것들을 취재현장에서 대구에 있는 취재기자들이 확인된 바 없다, 경찰에서도 확인이 안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집요한 리포트 제작 지시로 인해서 아주 이례적으로 취재데스크가 리포트를 만드는 이런 일까지 있었습니다. 취재현장기자는 제작을 못 하겠다고 했던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전국에 있는 기자들이 전국기자협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반발을 하니 회사에서 내린 것은 뭐였냐면 특정 감사였습니다. 해당 기자협회장과 해당 보도기자들에 대한 감사.

    이것이 우리 KBS의 당시 인식이었고 그것은 비단 대구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모든 지역국에 있는 기자들이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이유가 이것이고 어느 순간 우리 지역보도가 왜곡될 수도 있고 잘못된 사실을 전달해줄 수 있겠다. 이런 우려들은 모든 우리 KBS지역에 있는 구성원들이 공감을 하고 있는 바입니다.

    ◆ 김태석 : 저희 MBC도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보도사건인데요. 아시다시피.

    ◇ 김효영 : 그렇죠.

    ◆ 김태석 : 영화 공범자들에 잘 나옵니다만, 당시에 목포 MBC가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을 해서 취재를 해서 "아직까지 살아있다, 생존자가 배 안에 있다" 이렇게 서울에 수차례 얘기를 하고 보도를 해달라고 했는데 서울에서 묵살을 해버린 거죠.

    위쪽에서의 지시나 방침만 받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혀 서울의 보도나 경영에 대해서 지역사 사장들이 항의도 못하고 그런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거죠.

    ◇ 김효영 : 많은 국민들이 MBC와 KBS 같은 두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을 많이 쏟아냈을 때가 아마 국정농단 사태 때 일 거예요.

    '기레기' 소리를 듣고 말이죠. 그 때 당사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 김태석 : MBC는 그 당시에 바로 보도본부장, 보도책임자가 지금의 김장겸 사장이었습니다.

    ◇ 김효영 : 그랬군요.

    ◆ 김태석 : 그래서 일부 뜻있고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기자들의 의견들, 촛불민심을 제대로 보도해야 된다는 의견들을 완전히 묵살을 당했죠. 그 전에는 김장겸 사장이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보도국 내의 기자들 수십 명을 이미 다른 부서로 다 인사 조치를 시켜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저희들 내에서 그런 치열한 투쟁이 벌어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 김효영 : 김장겸 사장이 '취임한 지 6개월도 안됐다'고 항변을 하던데, 그 훨씬 이전부터 김 사장이 보도국을 장악해 왔던 거군요?

    ◆ 김태석 : 그렇습니다. 2010년 김재철 사장 때부터 지금 7년여까지 각종 보직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거치면서 지금 MBC 보도공정방송을 해친 주인공 가장 책임자가 김장겸 사장입니다. 그리고 특히 최근에 불거진 카메라기자들의 블랙리스트.

    ◇ 김효영 : 블랙리스트도.

    ◆ 김태석 : 네. 성향에 따라서 등급을 매긴 그런 블랙리스트 사건도 사실상 김장겸 당시 보도본부장이 주도를 한 것이 아닌가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손원혁 : 국정농단과 관련해서는 아주 상징적인 KBS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역은 아니지만 아까 총국장 영전했던 분이 계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시 국정농단 사태가 처음 불거질 때 최순실이 지면상에 항간에만 떠돌던 그 이름이 지면에 활자화돼서 나왔던 그 시점인데요.

    저희는 보도국 서울 편집회의를 하면 기자협회장이 들어갑니다. 최순실 보도에 대해서 TF팀을 꾸리든지 우리가 좀 적극적으로 취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제안에 대해서 당시 보도국장으로 있던, 지금 대전 총국장으로 영전해갔습니다.

    정지환 총국장이 했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라고 하며 이 국정농단이 어떻게 보면 촉발된 그 시작, 그 시점에 KBS가 국정농단의 공범이라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시작도 보도국 수뇌부들의 잘못된 판단 이런 것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효영 : 알겠습니다. 왜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습니다. 그러면 두 명의 사장이 물러나면 회사가 제대로 된 보도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봅니까?

    ◆손원혁 :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장퇴진은 이제 시작인 것이고요. 치열한 내부싸움을 또 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수뇌부에 사장과 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했던 주요 인사들이 여전히 KBS 사내에 머물고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가 사장이 왔을 때 과연 KBS를 잘 이끌 수 있는 수장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에 대한 싸움도 이어나가야 될 것이고.

    첫 시작이 우리가 국민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과 자기고백과 함께 앞으로 잘 하기 위해서는 사장이 퇴진해야 됩니다. 그 시작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효영 : 하긴 9년, 10년 가까운 동안 그런 인사들로 방송국이 채워져 왔으니까요. MBC도 마찬가지죠?

    ◆ 김태석 :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김장겸 사장 한 명 퇴진으로 모든 게 해결되겠느냐이런 물음에 이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김장겸 아닌 다른 사람도 지금과 같은 사장 선임제도, 사장 임명제도라면 또 제2의 김장겸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아무도 모르는 깜깜이로. 청와대에서 실제로 내려오는 인사들을 내정하고 임명하라 이런 제도들을 개선을 하자 그런 의미에서 방송법 및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도 지금 내놓은 상태이구요.

    예를 들어 시민들, 구성원들이 같이 추천한 사장추천위원회를 만들어서 검증도 받고 그런 사장들을 뽑을 수 있는 제도라든지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김효영 : 그게 결론일거예요. 언론사 사장을 정권이 뽑아서야 되겠습니까?

    ◆ 손원혁 :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장퇴진 이후에 KBS의 싸움은 방송법 개정에 대한 요구와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왜냐하면 이런 요구 역시 수년째 이미 이뤄져왔었거든요. 청와대에서 임명하는, 일방적으로 사장이 선임되지 못하게 하는 구조를 법 개정을 통해서 막자는 것이구요.

    지금 7대4 여야의 KBS이사회 구성자체를 7대6으로 바꿔서 일방적으로 3분의 2 이사가 찬성을 해야 사장이 추천될 수 있는 이런 구조를 만듦으로 해서. 이것은 지금 정권에도 당연히 해당되는 거죠. 일방적으로 임명하지 못하게 그런 체제를 만드는 것이 사장퇴진 이후에 큰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효영 : 결국 그게 법 개정으로 가능한 일인데요, 어떤가요? 여야정치권의 구도로 보면 지금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보입니까?

    ◆ 김태석 : 그게 그렇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미 지난 19대 회기 때부터 그런 논의가 있었고 지금 국회에 방송법 개정안 계류중입니다만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한치 앞도 나가질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 다시 폐기를 하고 다시 개정안을 상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구요.

    또 일부에서는 국민배심원제도를 이용한 그 유사한 사장선임제도를 주장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전반적으로 검토를 거쳐서 새롭게 상정을 하는 것이 맞을 거 같고요. 또 이것들이 정치권에서 막고 있지 못하도록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이런 법안을 지지해주셔야 할 것 같스빈다.

    ◇ 김효영 : 자유한국당은 지금 두 방송사의 파업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방송장악'이라고 주장을 해요.

    ◆ 김태석 : 지금 자유한국당에 방송장악투쟁위원회라는 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기 위원장이 강효상 위원입니다.

    ◇ 김효영 : 조선일보 출신이죠?

    ◆ 김태석 : 그렇습니다. TV조선에서 보도본부장을 했던 분이고,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언론장악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졌던 종편의 보도책임자였죠.

    아시다시피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시절에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가지고 세월호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했잖습니까?

    ◆ 손원혁 : '해경비판보도를 자제해 달라', '극적으로 도와 달라' 국장의 발언도 '저희만큼 잘해준 데가 어딨습니까?' 라는 반문.

    ◇ 김효영 : 기가 막힌 대화였어요.

    ◆ 손원혁 : 자유한국당 의원들 보면 이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방송의 특정 권력에 사유하고 있었다는 반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들의 나팔수 노릇을 했던 이 큰 방송언론을 놓고 싶지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고대영, 김장겸 사장 체제를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그런 것에 기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은 다 알 거예요. 매우 현명하시거든요.

    ◇ 김효영 : 국민들은 다 알고 또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때 지금 말씀하신 것들이 가능한데.

    적지 않은 국민들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그동안 좀 더 치열하게 싸우지 그랬냐? 지금 국민들이 촛불 들고 정권을 바꿔놓으니까 이제서야 숟가락은 얻는 거 아니냐' 라고 곱지 않게 보는 분들도 있어요.

    ◆ 김태석 : 맞습니다. 저희들 많이 반성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내부적으로 저희들 싸우지 않은 건 아닙니다. 6명의 해고자가 발생했고 수백 명의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부당전보조치를 당하면서 내부적, 방송적으로 싸울 수 있는 힘이 모아지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촛불을 보면서 국민들의 힘을 믿고 저희들도 용기를 내게 됐고.
    파업이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마지막 수단 아니겠습니까? 무노동 무임금을 각오하면서 언제 끝날지 모를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저희들이 용기가 없었던 것을 반성하면서 이제는 가장 강력하고 강도 높게 싸울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손원혁 : KBS도 마찬가지로 내부적으로 치열한 싸움이 그간에 있어왔고요. 다만 이제 바깥으로 알려지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구요.

    그 이전부터 고대영이 이끄는 KBS가 잘못가고 있다 고대영이 KBS를 망치고 있다 공영방송의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무능과 공영방송 파괴에 대한 책임을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구요.

    그래서 이 싸움은 정권이 바뀌어서 사장을 나가라는 요구가 아니고 이전부터 끊임없이 치열하게 싸워왔다는 것들을 국민들께 파업기간에 좀 더 알리고 싶습니다.

    ◇ 김효영 : 혹시 그런 두려움은 없나요?
    보수정권이 만든 종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종편이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밝혀내고 국민들의 힘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체가 되기도 했어요.

    이제 국민들은 'MBC와 KBS가 없어도 언론사들은 얼마든지 있구나' '좋은 방송은 얼마든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좀 두렵지 않나요?

    ◆ 손원혁 : 네. 매우 두렵고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큽니다. 지금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요. 영향력과 신뢰도 그리고 국민들이 KBS, MBC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들 충분히 느끼고 있고, 위기감입니다.

    그래서 이 위기감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 지금의 이런 위기감을 초래한 사장의 퇴진에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구요.

    특종이야 뭐 어느 언론사든 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종 이후에 또는 이 사안을 바라보고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을 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을 하느냐 이런 것들은 언론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KBS는 부끄럽게도 그러지 못했다 알고도 외면했거나 방기했다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에 일하는 직원으로서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이 파업이 더 절박하고 이 싸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태석 : JTBC를 비롯한 종편이 최순실 사태 보도를 비롯해 기여한 점들이 당연히 있죠. 그러나 이러한 종편들은 민영방송들이고 사주나 정권에 따라서 어떻게 방향이 바뀔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건 그것대로 또 의미가 있고 하지만 공영방송은 또 다른 역할이 있는 것이죠. 정권에 따라서 부침이 없어야 하고 특히 지역 같은 경우에는 탄탄하게 네트워크 체제로 공영방송들이 뒷받침이 되어야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건강한 경쟁자로 그렇게 같이 존재한다면 다시는 최순실 사태가 벌어질 수 없는 견제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효영 : 공영방송의 존재, 그것이 여러분들이 파업을 해야 되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싸움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월급도 받지 못하고 파업에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 거 같아요?

    ◆ 김태석 : 방송인들이 방송을 하지 못하는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MBC경남뉴스’, ‘경남아 사랑해’ 같은 프로그램을 하지 못하는 동료 조합원들의 마음은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저희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는 적법하고 정당합니다. 해고자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정방송을 외친 파업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여러분들 조합원들의 가장 큰 근로조건은 공정방송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파업에 용기있고 힘있게 임해주시길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 손원혁 : 네. 이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 동료, 동지, 조합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은 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이것은 이제 조합의 어떤 집행부나 간부들이 결단을 해서 이 싸움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많은 KBS의 구성원들이 KBS가 잘못가고 있다는 문제의식 그리고 바꿔야 된다는 열망과 열의를 노조에서 받아안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조의 총파업에 앞서서 기자와 PD 그리고 촬영기자 등 협회에서 어떤 법적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본인의 징계라든지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제작거부에 일주일 먼저 들어간 이유도 그런 열의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조합원들에게 고대영 사장이 내려올 때까지 동료들의 그럼 의지, 열의 식지 않도록 뜨겁게 이 싸움 가져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효영 : 네. 다행히 많은 국민들이 두 방송사의 파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민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씩 하시고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쳐야 될 거 같아요.

    ◆ 김태석 : 지난 5일 김장겸 사장이 특별근로감독 조사차 피의자 신분으로 고용노동부에 소환이 됐습니다. 그전에 뭐가 그렇게 구린지 체포영장까지 발부됐음에도 응하지 않고 이제서야 출두를 했다고 하는데 이미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 거의 다 드러난 걸로 알고 있고 곧 아마 기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MBC의 보직간부 절반 가까이가 이미 김장겸 체제를 부인하고 보직사퇴를 한 상태입니다. 식물인간이 된 셈인 거죠. 가장 강력하고 짧은 파업으로 김장겸 사장 좀 몰아내고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곧 국민들에게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 손원혁 : 어느 때보다 파업에 대한 열의는 뜨겁습니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보직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들이 보직을 내려놓고 고대영 사장퇴진에 지금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현장에서, 자기 일터에서 떠나서 파업을 한다는 것은 말씀드린 대로 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 파업은 일하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어서 파업을 하는 것이고, 자기검열하지 않고 자기 소신을 가지고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인.

    본연의 그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고, 국민들이 부여해주신 이런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저희가 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들 앞으로 많이 알려나가겠습니다.

    ◇ 김효영 : 두 분 말씀대로 국민들에게 공영방송을 돌려드리기 위한 파업입니다. 앞으로도 잊지 마시고요.

    빠른 시일 안에 취재현장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태석, 손원혁 : 네, 고맙습니다.

    ◇ 김효영 : 지금까지 KBS와 MBC 두 방송사의 지역노조 지부장들.
    MBC 김태석, 그리고 KBS 손원혁 지부장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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