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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으려 뛰어내린 시리아 난민, 두 손 붙잡은 경찰



부산

    목숨 끊으려 뛰어내린 시리아 난민, 두 손 붙잡은 경찰

    불체자 약혼녀와 결혼할 길 없어 낙심해 뛰어내려…경찰, 몸 던져 구조

    교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한 시리아 난민 출신의 20대 남성을 경찰이 몸을 던져 구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교각에 투신한 시리아 남성의 양 손목을 붙들고 버티고 있는 경찰의 손. (사진=부산 사상경찰서 제공)

     

    교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시리아 난민 출신의 20대 남성을 경찰이 몸을 던져 구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살을 기도한 이 남성은 불법체류자인 약혼녀와 한국에서 합법적인 결혼이 불가능해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일 오후 11시 16분 112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로 어눌한 말투의 20대 외국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낙동대로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겠다"는 이 남성은 시리아 난민 출신의 H(21)씨.

    그는 이날 투신 후 자신의 "사체를 수습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112에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접수한 학장·엄궁 지구대가 곧바로 H씨가 있는 곳으로 출동했다.

    H씨의 전화를 받은 112상황실 직원은 현장에 대원들이 출동할 때까지지 설득과 대화를 이어갔다.

    전화를 통해 알게된 H씨의 상황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지난 2016년 5월 시리아 난민으로 한국에 입국한 H씨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모로코 여성을 알게 돼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불법체류자인 약혼녀와 H씨와의 결혼을 불허했다.

    H씨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과 타지에서 만난 연인과 결혼을 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이날 오후 사상구 낙동대로에 올라가게 됐다.

    112상황실 직원이 투신 직전의 H씨를 전화 통화로 붙드는 사이, 현장 수색을 펼치던 부산 사상경찰서 학장지구대 정동원 경장과 변남식 순경이 H씨를 찾아냈다.

    하지만 다가서려는 순간 H씨가 통화를 끝내고 다리 밑으로 뛰어내리려 했다.

    두 경찰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교각으로 자신의 몸을 던지다시피하며 H씨의 양 손목을 잡았다.

    자칫 두 경찰도 H씨와 함께 다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 경장과 변 순경이 가까스로 5분여 H씨를 붙들고 있는 사이 다른 경찰들은 다리 밑으로 재빠르게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체력 소모로 H씨를 더이상 끌어올릴 수 없었던 두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 47분 에어메트 설치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 에어메트 위로 떨어트리는 방법으로 H씨를 구조했다.

    전화신고 접수 후 30분 사이 숨가쁘게 돌아간 구조 활동이 헛되지 않은 것을 알고서야 이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들은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H씨가 희망을 가지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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