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Why뉴스] 문 대통령은 왜 방송의날 행사에 가지 않을까?



대통령실

    [Why뉴스] 문 대통령은 왜 방송의날 행사에 가지 않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모레 3일이 방송의 날이고 우리나라에서 전파가 발사된 지 90년이 된다. 방송 90주년이고, 제54회 방송의 날이 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10년 주기마다 방송진흥유공자 포상을 하고 기념 축하연을 열어왔다. 그런데 올해 방송의날 축하연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

    2007년 방송 80주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고 1997년 방송 70주년에는 김영삼 대통령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왜 방송90주년 행사에 가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역대 대통령이 해오던 건데 문 대통령은 왜 참석하지 않는거냐?

    = 첫 번째는 아무래도 모양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인구 KBS아나운서협회장이 31일 오전 언론노조 MBC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KBS와 MBC노동조합이 오는 4일 0시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세우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와 MBC본부(노조)는"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며 이날 양사 노조가 모여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이미 KBS와 MBC의 현업자들이 제작거부에 나섰고 보직간부들도 줄줄이 보직사퇴를 선언하며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방송의날 기념식에 참석해서 노조에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KBS와 MBC 경영진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고 축사를 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있는게 사실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방송의날 축하연에 KBS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 MBC 고영주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이 참석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관련 명예훼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고영주 이사장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나?

    = 그렇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고 이사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조정래 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명예훼손 혐의 1차 공판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추종 발언과 활동을 해온 공산주의자"라며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검찰의 기소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공영방송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이들이 참석하던 방송사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그만큼 단호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 주최하는 지상파 UHD 개국 축하쇼에 참석하지 않고 영상메시지만 보냈다. 이어서 방송 90주년 기념 축하연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22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지 오래입니다"라면서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고위관계자는 "공영방송에 대한 불신임이고 강력한 메시지"라면서 "공영방송이 망가졌고 제 역할을 못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다는 것은 망가진 공영방송과 경영진들을 인정하는 모양이 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조금 부차적인 얘기이지만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50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첫 해 방송의날 기념 축하연에 참석했던 것은 5년단위로 꺾어지는 해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는 제 40회 방송의날 축하연이었고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는 제45회 방송의날, 2013년에는 제50회 방송의날 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제54회 방송의날이니까 꺾어지는 해인 내년 제55회 방송의날 축하연에 참석하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 문재인 대통령은 공영방송이 정상화되기 전에는 방송사 행사에 참석 안하는 거냐?

    = 그걸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그렇지만 당분간 방송사 행사에 참석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앞으로 당분간 지상파나 종편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이후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실제로 현실이 됐다"며 "정권도 나쁘지만 그렇게 장악당한 언론에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도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무너진 게 많은데 가장 심하게,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우리 방송, 특히 공영방송 쪽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월 22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도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명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어 공영방송이 다 망가졌다. 옛날 자랑스러운 MBC 모습이 어디 갔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MBC 노조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노조원들이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KBS와 MBC노조가 연대 총파업에 나서는 거냐?

    = 그렇다. 오는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와 MBC본부(노조)는 "9월 4일 오전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며 이날 양사 노조가 모여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5년만의 연대 파업인 것이다.

    총파업 명분은 '방송법 개정과 공정방송 사수, 단체협약 쟁취'다. 공정방송을 저해해 온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MBC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등 경영진 퇴진도 핵심 쟁점이다.

    앞서 KBS기자협회는 8월 28일 0시부터, KBS전국기자협회는 29일 0시부터 제작거부 중이다. KBS PD협회 소속 670여명의 PD들도 "고대영 물러나지 않으면 방송도 멈출 것"이라며 8월 30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파업찬반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1758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여해(투표율 95.68%), 이 가운데 1568명이 파업에 찬성(93.2%)했다. 파업 찬성률이 역대 최고치다.

    ▶ KBS와 MBC의 보직간부들도 줄 사퇴하고 한다던데?

    = 5년 만의 동시 총파업을 앞둔 KBS와 MBC 간부들이 줄줄이 보직을 사퇴하고 있다.

    MBC의 간부 57명이 일괄 보직 사퇴를 결의했다. 이미 10명이 사퇴했으니까 보직사퇴자가 6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MBC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후배들에게 MBC 재건의 기회를 물려주고자 한다면 물러나야 한다. 이것만이 내홍과 분열로 점철된 조직을 추스르고 추락한 MBC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TV 주요 프로그램과 라디오 방송이 결방되고 있는 가운데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제작진도 31일부터 제작 중단에 돌입했다.

    KBS도 PD 간부 88명이 보직을 사퇴한데 이어서 기자직 간부 34명이 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성명을 통해 "책임지지 않는 공영방송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느냐"며 고대영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뉴스와 프로그램도 속속 추가 결방되고 있다. 2TV '추적 60분'이 영화로 대체됐으며, '아침뉴스타임'은 진행자가 교체됐다. '다큐 3일', '세계는 지금' 등도 재방송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 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도 KBS 불후의 명곡 출연을 취소했던데?

    = 그렇다. 총파업의 여파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내달 4일 시작되는 KBS 총파업을 지지하는 뜻에서 KBS2 '불후의 명곡-국회의원 특집'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표 의원은 "KBS 불후의 명곡 출연을 취소한다. KBS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에 나서는 KBS 구성원들의 의지와 희생과 노력에 공감하며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 엄중한 상황에서 편하게 노래할 수 없어 제작진에 양해를 구하고 출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추 의원도 "이미 출연 예정이라는 보도자료가 나간 터라 고민했지만,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KBS 구성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출연을 고사한다고 전했다.

    추 의원은 가수 민우혁과 故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부를 예정이었다. 추 의원은 "이 노래를 들으면 늘 그리워지는 故 김광석 님과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불러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국민들과의 약속에 대한 가치와 KBS 구성원들의 총파업을 존중하는 가치 사이에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할 파트너의 결정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며 표 의원과 같이 불참키로 했다.

    국회의원들의 출연 취소가 이어지면서 '불후의 명곡' 측은 오는 4일 녹화, 16일 방송 예정이었던 '국회의원 특집' 방송을 잠정 연기했다.

    ▶ 축하를 받아야 할 방송의날에 방송가는 뒤숭숭하다?

    = 그렇다. 어떻게보면 자업자득이지도 모른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방송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추락해왔다.

    권력의 힘으로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KBS 정연주 사장과 MBC 엄기영 사장을 쫓아냈다.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이후 조중동매(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4개 신문에 종편을 허가하면서 방송시장을 주물러왔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방송장악'을 운운하고 있다. 소가 웃을 일이다. 방송을 장악하고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린게 누군데 방송장악을 언급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개봉한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어떻게 방송을 장악했는지 잘드러난다.

    자유한국당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를 꾸렸는데 지난 9년간의 방송장악과 황폐화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먼저여야 하지 않겠나?{RELNEWS:right}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