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 "기본적으로 개선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관련 리스크 등 상황 여하에 따라선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대외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뒤 기자간담회에서 "7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경제에 긍정적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있고 추경이 확정돼 집행에 들어갔다는 점이 있지만, 반면에 북한 리스크라는 커다른 하방리스크가 대두되고 점점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는 단시일내에 해소되면 좋겠지만 상당기간 지속되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 대단히 중요한 팩터지만 그것을 전망수치에 넣어서 반영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통위가 끝난 뒤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선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7월 전망 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함께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선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글로벌 경기회복세 강화 및 추경 집행 등 상방 리스크와 북핵 리스크 및 사드 갈등에 따른 부작용 등 하방 리스크 모두를 전망에 반영하기가 시기적으로 짧고,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금도 진행중이고 더 확대될 위험성도 내포돼 있어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어렵다든가 하는 단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좀더 데이터나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10월에 수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8·2 부동산 대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였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지금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회복세가 견고하다고 판단하기 이른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너무 급격하게 줄일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단기에 줄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축소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 의견으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