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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트로피는 넘치고 배역은 없고…여배우 블루스"



문화 일반

    문소리 "트로피는 넘치고 배역은 없고…여배우 블루스"

    - 9월 14일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개봉 앞둔 문소리 감독
    - 18년 차 배우 문소리, 영화감독 데뷔
    - 트로피 많고 배역은 없다? 자전적 이야기
    - 여배우 입지 좁은 영화계 현실 말하고파
    - 영화계 성폭력, 우리사회 전반적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소리(영화배우)

     

    '박하사탕', '오아시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출연하는 영화마다 참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요즘 말로 믿고 보는 배우죠. 문소리 씨가 이번에는 영화감독으로 돌아옵니다. '여배우는 오늘도' 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거기다가 주인공까지. 참 욕심도 많고 재주도 많습니다. 문소리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문소리 감독님, 안녕하세요.

    감독으로 변신한 문소리. (사진=자료사진)

     

    ◆ 문소리> 네, 안녕하세요. 문소리입니다.

    ◇ 김현정> 영화배우 아니고 감독 문소리. 사실은 저는 조금 어색한데 괜찮으세요?

    ◆ 문소리> 저는 더 어색하죠. 아기 낳았을 때도 제 아기 이름이 연두인데 '연두 엄마' 하는데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한동안.

    ◇ 김현정> 그런 느낌. 어떻게 감독에 도전해야겠다 결심하신 거예요?

    ◆ 문소리> 감독에 도전해야겠다 결심한 적은 없어요, 사실. 감독이 돼야겠다 그런 의지나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 김현정> 아니고?

    ◆ 문소리>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제가 학교 때도 영화를 전공한 게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10여 년 영화를 하다 보니까 너무 정이 깊어져서 그래도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어떻게 주물럭주물럭 만들게도 되고 그걸 또 보여드리게 되는 시간도 오고 이렇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작정하고 내가 감독해 봐야겠다 이런 건 전혀 아니시군요.

    ◆ 문소리> 저는 작정하고 내가 영화배우가 되어야겠다고도 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그냥 연극이 너무 좋아서 공연장에 살고 그러다 보니 무대에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 오디션을 봐서 배우가 되고 그랬었거든요.

    ◇ 김현정> 다 모든 게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데 사실은 남편분이 감독이시잖아요. 장준환 감독. 여러분, '지구를 지켜라', '화이' 이런 걸 만든 영화감독이 문소리 씨 배우자세요. 영향을 아주 안 받았다고는 못하실 것 아닙니까?

    ◆ 문소리> 많이 말렸죠. (웃음)

    ◇ 김현정> 조언을 하고 외조를 하고 그런 게 아니라 말리셨어요, 장준환 감독이?

    ◆ 문소리>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다, 연출이라는 건. 당신이 영화를 즐겁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고통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이런 조언도 했었고요.

    ◇ 김현정> 아내의 영화를 본 남편의 평가는?

    ◆ 문소리> '처음 치고는 괜찮은 것 같다' 정도? 별로 후하지 않아요.

    ◇ 김현정> 그게 다예요? 처음 치고는 괜찮네, 이게?

    ◆ 문소리> 네. 그리고 '웃프네요' 이 정도.

    문소리 주연의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포스터. (사진=영화사 연두 제공)

     

    ◇ 김현정> 웃프네요. 이 영화가 사실은 아직 저는 못 봤습니다. 개봉 안 해서 못 봤지만 광고문구를 보니까 이렇게 써 있어요. "연기는 완전 쩔지만 매력은 대략 쫄리는 그녀" 보고서 한참 웃었어요. 어떤 내용의 영화입니까?

    ◆ 문소리> 주인공은 연기 18년차 여배우 문소리고요. 제가 친구들이랑 산에도 가고 또 어떤 감독님도 만나고 그런 여러 날을 담은 거예요. 한 3일을 담은 이야기고요.

    ◇ 김현정> 그러면 문소리 씨의 자전적인 얘기인가요?

    ◆ 문소리> 100% 진심이고요. 100% 실화는 아니에요. 영화적으로 구성한 만들어낸 이야기고요. 다큐인 듯한 느낌도 받으실 텐데 보시면 만들어낸 이야기의 영화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포스터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트로피는 많고 배역은 없다" 그러면 이 문구도 문소리 씨의 얘기가 감정이 이입된 겁니까?

    ◆ 문소리> 제가 트로피가 굉장히 많아요.

    ◇ 김현정> 몇 개 정도?

    ◆ 문소리> (웃음) 좀 세기가 그런데 굉장히 많아요.

    ◇ 김현정> (웃음) 셀 수 없을 정도로?

    ◆ 문소리>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배우가 할 수 있는 배역은 굉장히 줄어드는 게 현실이고. 한국 영화가 1년에 200편 넘게 제작이 되죠. 많게는 뭐 250편 넘게도 제작이 되는데 거기서 여성이 주인공이거나 메인 캐릭터거나 이런 영화가 굉장히 적고요. 20대 여성이든 30대 여성이든 40대 여성이든 할 수 있는 역할이 남성에 비해서 굉장히 적긴 하죠.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제가 2017년 올해 들어서 여성이 주인공, 그러니까 원톱인 영화가 뭐가 있나 좀 꼽아보니까 못 찾겠더라고요. 히트했다 한 영화 중에는 없어요. 뭐 손에 꼽히는 게 없을 정도.

    ◆ 문소리> 남성들이 나라를 구하고 아니면 형사와 조폭이 되어서 서로 싸우고.

    ◇ 김현정> 싸우고. 죄다 그래요.

    ◆ 문소리> 네네. 많이 그런 영화들을 많이 봐왔죠. 그런데 "뭐 너무 역할이 없어, 영화가." 불평만 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내가 만들자?

    ◆ 문소리>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영화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조금 들었었고요.

    ◇ 김현정> 멋집니다, 문소리 씨.

    ◆ 문소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여배우의 얘기 지금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한 여배우가 촬영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내용을 또 공개해서 한참 논란이 있었습니다. 감정이입을 이유로 감독이 빰 때리고 대본에 없는 베드신을 강요했다, 이런 주장이었는데 실제로 이런 분위기가 더러 있습니까?

    ◆ 문소리> 저는 영화계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에 여성에 대한 태도나 시각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조금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화, 문화, 예술 분야는 더더욱 그렇고요. 요즘 페미니즘 담론들도 많이 생겨나고 하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들이 만들어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특히 연예계라는 곳은 원래 그런 곳이려나 이런 편견들도 좀 고쳐나갈 수 있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작년부터 시나리오 뒤에 성폭력이나 성추행이나 조심해야 될 부분 이런 것들을 안내하는 글들을 시나리오 복사를 하거나 책을 제본을 하면서 넣고 있는 경우도 참 많아요, 요즘에. 여성 프로듀서들이.

    ◇ 김현정> 그래요?

    ◆ 문소리> 그래서 현장에서도 그런 분위기들도 꽤 생겨나고 있고요. 저도 동참해야죠.

    ◇ 김현정> 좋은 생각이십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분야 곳곳에 숨어 있는 갑질들이 다 공개가 되고 고쳐나가고 있는 단계거든요. 이 영화계, 연예계도 그런 것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곪은 상처들 다 드러내고 가자. 털고 가자 이런 말씀이세요.

    ◆ 문소리> 네네.

    ◇ 김현정> 영화감독 문소리 씨, 문소리 감독. 자꾸 불러야지 이게 익어요, 우리가 귀에. (웃음)

    ◆ 문소리> (웃음) 안 익어도 괜찮아요. 그냥 배우 문소리여도 괜찮고요.

    ◇ 김현정> 그래요. 제가 포스터 보니까요. 어깨가 다 드러나는 우아한 빨간 드레스를 문소리 씨가 입고 있는데 서 있는 곳이 육상경기장이에요.

    ◆ 문소리> 네.

    ◇ 김현정> 굉장히 복장하고 안 어울리는 장소. 이게 영화의 많은 걸 시사하는 게 아닌가?

    ◆ 문소리>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하면 여배우의 인생이, 뭐 여배우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생이 단거리이지는 않으니까. 장거리를 생각하면 좀 쉴 때도 있고 좀 레이스를 조절해야 될 때도 있고 또 한때는 붕 떠서 날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내 두 발로 뛰어야 되는 게 인생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에서 그런 포스터를 친구들끼리 만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찡하네요. 그러니까 쉬어갈 때도 있고 달려갈 때도 있고 가끔은 붕 뜨는 것 같지만 결국은 또 내 두 발로 걸어야 하는 이게 인생.

    ◆ 문소리> 내 땀을 흘리고 내 두 발로 뛰어야죠.

    ◇ 김현정> 18년간 그럼 배우로 달려온 지금, 여배우 문소리의 오늘은 어떤 날입니까?

    ◆ 문소리> '여배우는 오늘도' 라는 영화 때문에 제 영화인생에도 조금 터닝포인트가 되는 오늘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문소리 씨 지금 옆에 저한테만 들리나요? 조그마한 아기 소리 들리는데 연두예요?

    ◆ 문소리> 네. (웃음)

    ◇ 김현정> 괜찮으시면 연두 잠깐 바꿔주실 수 있으세요? 인사만.

    ◆ 문소리> 연두, 인사할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연두야.

    ◆ 문소리> 이불 속으로 숨었어요.

    ◇ 김현정> (웃음) 귀여워요. 엄마, 아빠 닮지는 않았나 봐요, 연두가.

    ◆ 문소리> 엄마, 아빠도 어렸을 때 굉장히 숫기가 없고 낯을 가리고 좀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었거든요.

    ◇ 김현정> 귀엽습니다, 연두. 문소리 씨, 개봉이 9월 14일이에요. 그런데 요즘 뭐 블록버스터 아니면 개봉관 잡기도 어렵다 이런 얘기가 들어서.

    ◆ 문소리> 어렵더라고요. 저는 문소리라는 배우가 조금 유명해서 다른 독립영화들보다는 상황이 쉬운 편이라고 하는데요.

    ◇ 김현정> 그래요. 제가 산 넘고 물 건너가서라도 꼭 찾아보겠습니다.

    ◆ 문소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 잘 되기를 기원하면서요. 이 다음 작품 배우로든 감독으로든 또 기대하고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문소리> 네, 저도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오늘은 감독으로 만났습니다. 배우 문소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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