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이그나이트 V-Korea in 전주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자원봉사의 삶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전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500만 원을 들고 사회에 나서야 하는 보육원 아이들의 엄마가 돼 준 김희진 씨(전북마음모아봉사단), 이역만리 타향에서 우울증을 앓다 자원봉사를 통해 새 삶을 찾은 이주여성 홍현주 씨(참좋은우리절), 인생 2모작으로 자원봉사를 택한 퇴직 공무원 김용주 씨(전북상록봉사단).
29일 '5분의 울림, 5천만의 감동'을 주제로 '이그나이트 V-Korea in 전주 대회'가 열린 한국전통문화전당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까지 묵묵히 자원봉사의 길을 걸어 온 이들은 봉사를 통해 자신들이 깨우치고 변화한 삶을 굵직하게,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로 그려냈다.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7팀의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 심사단은 가슴 먹먹하게 차오르는 감동을 뜨거운 박수갈채로 표현했다.
몽골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색다른 삶의 길을 찾은 전주권 대학생 자원봉사 모임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강선혁 씨의 발표는 스펙이 아닌 마음을 담은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뜻을 드러냈고, 전업주부에서 동화 구연 자원봉사를 통해 세상과 마주한 문성숙 씨(동화나래연구소)의 이야기는 봉사는 '네가 아닌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했다.
5편의 우수상에 더해 최우수상은 몽골에 티셔츠와 부채 등을 보내고 소통하며 의무적 봉사가 아닌 자발적 봉사활동의 세계로 발을 딛은, 그리고 이를 통해 꿈을 찾아가는 오유경 양 등 전주한일고 학생들의 이야기가 차지했다.
전주를 대표해 이그나이트 전국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 대상의 영예는 22살 발달장애 딸과 함께 자원봉사로 세상에 우뚝 선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고영미(51·느루걸음공동체) 씨가 안았다.
세상, 그리고 한 가정의 짐이 될 수도 있는 장애인 자녀들이 엄마와 함께 한 자원봉사로 세상에 빛이 되는 존재로 우뚝 선 이야기는 심사위원과 청중 심사단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 씨는 "딸과 함께 더 당당하게 세상에 나서라는 격려의 의미로 상을 받은 것 같다"며 "장애를 가진 이들이 도움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앞으로도 딸과 함께 증명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의옥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강선혁·홍현주·오유경·고영미·김희진·문성숙·김용주 자원봉사자, 김기원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 (사진=전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윤순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해 "전주지역 7명이 대표한 자원봉사자들의 삶의 이야기는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각자 아름다워 순위를 매길 수 없을 정도였다"며 "누군가의 꿈의 성취를 돕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꿈과 삶을 키워 온 자원봉사자의 삶은 모두 더 없이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그나이트'는 불을 붙인다는 뜻이다. 대회는 세상을 밝힌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5분 안에 20장의 슬라이드를 통해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묵묵히 자신을 숨기는 봉사를 넘어 자원봉사와 이를 통한 스스로의 삶의 변화를 대중 앞에 드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자원봉사의 뜨거운 불길을 확산시키자는 의미다.
이그나이트 V-Korea 지역대회는 지난 4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됐으며 전주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황의옥)는 서울 강남구, 경상북도, 부산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4개 지역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지역대회 수상자들은 오는 10월 31일 이그나이트 V-korea 중앙대회에서 잔잔한 감동을 담은 삶과 봉사의 이야기를 전국에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