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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국도 시공 제대로 안하면 혈세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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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구국도 시공 제대로 안하면 혈세 '펑펑'

    애조로 26.3㎞ 곳곳 침하 균열 보수비 17억...'시공 단계별 점검' 필요

    CBS 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500억원이 투입된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부실 시공이 사실로 확인됐다. 제주도와 경찰이 현장을 확인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가 절반 넘게 진행된 만큼 추후 조치에 대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CBS 노컷뉴스는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된 대규모 도로 부실시공의 문제점을 4회 연속 보도했다. 마지막 순서로 부실 도로 공사의 문제점과 대책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단독] 제주 500억 구국도 우회도로 부실시공 의혹
    ②[단독]경찰, 제주 5백억 우회도로 부실시공 본격 수사
    ③제주 5백억 도로 부실골재 1년전부터 사용
    ④[단독]제주 500억도로 부실포장, 자재도 3~4배 뻥튀기
    ⑤제주 구국도 시공 제대로 안하면 혈세 '펑펑'


    지난 2014년 애조로 일부 구간인 노형 해안교차로~오라교차로까지 5km 구간. 도로 곳곳에 균열과 침하가 발생했다. (사진=자료사진)

     

    제주 애조로 아라-회천 구간이 부실시공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애조로 일부 구간에서는 이미 침하와 균열이 발생해 17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도로 포장이 완공되면 침하 원인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공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완공되기 전 시공 단계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제주 애조로 20년 공사에 4267억 투입

    제주도는 지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동안 제주시 애조로 26.3㎞ 구간을 만드는 구국도 대체우회도로(애조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애월-노형 8.3㎞를 시작으로 노형-연동 3.7㎞, 연동-아라1 0.9㎞, 연동-아라2 5.4㎞, 아라-회천 3.8㎞, 회천-신촌 4.2㎞를 잇는 대규모 도로포장 사업이다.

    사업 기간만 20년, 사업비만 4267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제주CBS 노컷뉴스가 단독보도한 부실시공 도로 포장 구간은 전체 26.3㎞ 가운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라-회천 3.8㎞ 구간이다.

    이곳에 투입된 사업비는 529억으로 보상비를 포함하면 800억을 훌쩍 넘는다.

    제주도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구국도 대체우회도로(아라-회천) 3.8㎞ 구간에 도로폭 24m(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구간에 부실골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문준영 기자)

     

    건설업체는 해당 구간을 포장하며 규격에 맞지 않는 골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보조기층에 넣을 골재(50㎜이하)를 공인된 석재회사에서 구입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돌을 부숴 그대로 매립(100㎜이상)한 것이다.

    제주도 도시건설과가 공개한 아라-회천구간 도로포장 계층 단면도. 50㎜ 이하의 골재가 들어가야 하지만, 이곳에 100㎜가 넘는 공인되지 않은 골재가 들어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문준영 기자)

     

    포장공사업협의회에 따르면 보조기층은 상부에서 전달되는 교통하중을 분산시켜 노상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노상의 허용지지력 이하로 저감분포 하기에 충분한 강도와 두깨를 갖는, 내구성이 풍부한 재료로 잘 다져야 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규격이 큰 재료가 들어가면 그 사이에 공간이 발생하고, 지반 침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제주지방경찰청은 시공업체 3곳 가운데 1곳 관계자를 입건한데 이어 나머지 2개 업체와 감리업체 등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애조로 일부 구간인 노형 해안교차로~오라교차로까지 5km 구간. 도로 곳곳에 균열과 침하가 발생했다. (사진=자료사진)

     

    ◇ 완성된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는 도로 침하‧균열 문제

    애월~아라동을 잇는 18.3㎞ 구간은 지난 2005~2013년 이미 완성됐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당 구간의 노형 해안교차로와 오라교차로 5㎞ 구간 일부 등 3구간이 침하됐고, 균열이 발생했다.

    노면 훼손이 심각해 부실시공 의혹마저 제기됐다.

    당시 제주도는 '아스팔트 채취 분석 결과 부실시공이 아닌, 아스팔트 재료 변형과 우수 유입에 의한 침하가 원인'이라고 밝혔고, 혈세를 들여 보수 공사를 실시했다.

    이에 앞선 2013년에도 2005년에 완공된 수산~노형 8.3㎞와 노형-연동 3.7㎞ 부분에 부분적 균열과 침하가 발생했다.

    당시 제주시는 화물적재 차량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스콘(아스팔트) 내구연한을 10년으로 보지만, 일부 구간은 모두 10년도 채 안 돼 침하와 균열이 생겼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김경학 의원은 "일찍 도로에 문제가 생겼다면 교통 수요 등의 예측을 잘못한 거고, 그에 따른 설계가 부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적재 차량이 많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애조로 구간에 침하와 균열이 일어나 보수된 구간은 애조로 해안교차로~오라교차로 일대와 애월읍 구엄리~광령리 일원, 무수천 제2교~구엄초등학교 동측사거리 부분이다.

    보수한 포장면만 11만6900㎡, 보수비만 17억4400만원이 투입됐다.

    ◇ 균열 원인을 알 수 없는 것. 이것이 문제다.

    도로 포장사업은 완공되면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알기 어렵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세창 전문위원은 "2013~2014년도 애조로 구간이 문제가 많았다. 애조로 하귀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올라가는 부분, 연동-아라 구간, 애월 조천 애조로 구간 등에 침하와 균열이 일어나 도의원들이 빨리 보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완공된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아스팔트 문제인지, 시공단계 문제인지, 과적차량 때문인지 제대로 검증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공 단계에서의 검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이 지난주 제주시 아라-회천 구간 도로포장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문준영 기자)

     

    양 위원은 "부실시공이 확인되면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지금 이런 일을 근절시키려면 중간 단계마다 무작위로 샘플링을 해 시추를 떠보는 방안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부실시공이 확인된 아라-회천 3.8㎞ 구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제주도와 업체가 맺은 시방서에 따라 공인된 골재를 구입해 다시 묻는 것이 맞다"며 "현재 어느 구간에 부실 골재가 들어갔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 도로 하자보수 기간 2년, 넘으면 다시 혈세 투입해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아스팔트 포장 도로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은 2년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도 도로의 담보책임 존속기간은 2년이다.

    양 위원은 "도로 포장이라는 게 바로 꺼지는 게 아니다. 침하나 균열은 시간이 지나야 조금씩 발생하는 것"이라며 "업체 입장에서는 2년만 버티면 되는 건데, 이것이 법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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