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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개 #3위 #1점…숫자로 본 '군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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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천개 #3위 #1점…숫자로 본 '군함도'

    스크린·상영점유율은 역대 3위…평점 1점은 개봉주에 80%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던 영화 '군함도'가 상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개봉 첫날에는 2,000개가 넘는 스크린수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고, 낮은 평점과 함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며 끊임없이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그렇다면 정말 '군함도'는 역사를 왜곡해 평점이 낮을 수밖에 없었던 스크린 독과점 영화였을까. CBS노컷뉴스의 의뢰로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가 분석한 '군함도' 통계를 살펴봤다.

    통계의 모집단은 연간 2억 명 시장이 시작된 2013년 이후 7월 1일~8월 15일 사이 개봉한 영화들 중 '군함도'와 유사한 조건의 영화 11편이다. '군함도'는 8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제공)

     

    ◇ 스크린수 2,000개=스크린 최고 독과점?

    본래 '스크린 독과점'을 판단하는 것은 '스크린수'보다는 '스크린 점유율'이다. 5년 전 스크린을 1,000개 배정 받는 것과 2017년에 스크린을 1,000개 배정 받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이미 그 사이에 극장이 늘어나면서 전체 스크린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스크린 독과점을 논하려면 '군함도'가 전체 스크린 대비 얼마나 많은 비율을 차지했는지가 관건이다.

    '군함도'가 스크린 2,000개 시대를 연 것은 맞을지라도 역대 최고로 스크린을 독과점한 영화는 아니다. 김형호 분석가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군함도'는 상영 기간 중 최대 수치를 기록한 시점에 스크린 점유율(해당 영화의 스크린수/전체 스크린수·교차 상영시 중복 합산)과 상영 점유율(해당 영화의 상영 횟수/전체 상영 횟수), 좌석수에서 모두 다른 영화들보다 낮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제공)

     

    역대 스크린 점유율 1위 영화는 '군함도'보다 앞서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42%)이고, '명량'(40%)이 그 뒤를 이었다. '군함도'는 38% 점유율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영 점유율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63%로 역대 최대 상영 점유율을 기록했고, 그 뒤를 '부산행'(58%), '군함도'(56%)가 잇고 있다. '군함도'의 좌석수(1,942,858석) 또한 근소한 차이로 '스파이더맨: 홈커밍'(1,942,894석)보다 적었기 때문에 1위 자리를 피해 2위를 기록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자 CJ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배급한 '군함도'를 같은 그룹 계열인 CJ CGV가 집중적으로 상영했다는 '수직 계열화' 논란도 따라붙었다. 스크린수 2,000개 돌파의 이유 또한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스크린 몰아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거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제공)

     

    '군함도' 개봉일에 영화관별 스크린 점유율(영화관에서 '군함도'를 1회 이상 상영한 스크린수/영화관에서 1회 이상 상영한 총 스크린수)을 비교해보자. '군함도'는 CGV의 40%, 롯데시네마의 37%, 메가박스의 38%, 기타 영화관의 21%에서 상영했다.

    비(非) CJ엔터테인먼트 영화인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개봉일 당시 CGV의 43%, 롯데시네마의 41%, 메가박스의 43%, 기타 영화관의 17%에서 상영했다. 투자·배급과는 무관하게 영화관들의 스크린 배정이 관객 유입 기대 수준에 따라 책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성수기 시작 직전인 7월에 개봉해 경쟁작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3주 가량 박스오피스를 독주했다. 상반기 적자에 시달리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비교해보면 '군함도'는 멀티플렉스 스크린 점유율은 줄고, 기타 영화관 스크린 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김형호 분석가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에만 스크린을 몰아주는 것은 영화관 영업 방식의 문제이지 수직 계열화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통계에 따르면 2,000개 스크린수 돌파는 체인영화관보다 비체인영화관에서 스크린 점유율을 더 늘렸기 때문"이라며 "결국 '군함도'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관들이 선택한 결과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지적할 수 있다. 다만 그 책임을 영화 제작진들에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는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정보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제공)

     

    ◇ '군함도'를 향한 '평점' 1점

    '군함도'가 겪은 모든 현상 중 가장 '전무후무'한 것은 바로 '개봉주에 집중된 낮은 평점'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정보를 기준으로 비교해 본 결과, 보통 영화들에서는 네티즌 평점이 평론가 평점보다 높지만 '군함도'는 11개 영화 중 유일하게 네티즌 평점이 평론가보다 낮았다.

    개봉당일 누적관객수와 평점개수는 비례 관계에 있는데 평균 관객 대비 평점참여율을 따져보면 관객의 0.4%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개봉당일 누적관객수가 992,996명이었던 '군함도'의 경우, 평점 개수 범위는 약 3,900~4,900개 안팎이었다. 그러나 당시 '군함도'의 평점 개수는 10,399개로 11개 영화 중 가장 많았다. 이는 '부산행', '설국열차'의 2배, 역대 최다 관객 동원작 '명량'의 3배,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정보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제공)

     

    관람객·평론가 평점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네티즌 평점'은 개봉 이틀 간 58%로 집중됐다. 11개 영화 중 '군함도'처럼 양일에 과반을 넘은 영화는 없었다.

    평점이 쏟아지던 1주차를 지나면 2주차 평점은 그 양이 대폭 감소했다. 광복절이 2주차에 있었던 '베테랑'과 '터널'을 제외하면 '군함도'의 2주차 평점 감소율은 69%에 달했다. 2주차 광복절 영화를 제외한 기존 영화 평점 감소율은 19%에 불과하다. '군함도'에 대한 높은 평점 참여는 개봉 3일차에 집중됐고, 개봉주로 한정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정보 기준. (자료=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

     

    개봉 14일차(8월 8일)까지 분석한 결과, 평점 1점 중 81%가 개봉주에 매겨졌고, 일별로는 개봉 2일차인 7월 27일이 5,440개로 가장 많았다. 개봉 주말로 갈수록 1점 비율은 감소하고 10점 비율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김형호 분석가는 "네티즌 평점 수치들을 비교하면, '군함도' 논란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군함도'에 대한 평가 논란은 '프레임 크기'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프레임은 방향만큼 그 크기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요한 지점이 간과되고 있다. '군함도'는 한국영화 제작비 200억 시대를 열었다. 마치 실패비용처럼 인식하는 분위기가 큰데 그렇지 않다. 완성도와 흥행, 양면에서 100억 시대를 열었던 영화들과 비교하면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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