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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고소 여배우, 4년 만에 나타난 이유는?"



사회 일반

    "김기덕 감독 고소 여배우, 4년 만에 나타난 이유는?"

    "권위로 갑질" vs "돌연 잠적해 오히려 피해"…양측 입장 팽팽

    - 피해자 8일 기자회견 "증거 있다"
    - 김기덕 "배우 잠적해 대본 수정까지…"
    - 예술계 무소불위 권력, 통제 어려워
    - 예술가 보호 시스템 만들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김성수(문화평론가)

    김기덕 감독이 여배우를 폭행하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영화계가 이 문제로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워낙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감독이어서 외신에서까지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게 진실일까? 오늘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와 함께 이 내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성수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 변상욱> 감독이 여배우를 폭행했어도 당연히 문제이고 여배우가 너무 심하게 의혹 제기를 하면서 고소를 했어도 역시 문제는 문제고 진상이 어떻게 될까요, 이게?

    김기덕 감독과 영화 '뫼비우스' 포스터. (사진=자료사진)김기덕 감독과 영화 '뫼비우스' 포스터. (사진=자료사진)◆ 김성수> 글쎄요. 아직까지는 뭐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추정 외에는 할 수가 없는데요. 일단 내용을 좀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지난 8월 2일에 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여배우 A씨가 김기덕 감독을 검찰에 고소를 했어요. 2013년에 영화 <뫼비우스>를 촬영할 때 당시에 주인공으로 참여를 했던 이 배우가 감정이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김기덕 감독한테 폭행을 당했다. 그래서 뺨을 두세 차례 맞았다, 이런 내용과 또 시나리오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 시나리오에는 남자 배우의 주요 부위를 애무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모형 성기로 하기로 다 약속을 해 놓고는 막상 촬영장에 와서는 실제로 그 남자를 애무를 해라 이런 식으로 강요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는 중도하차할 수밖에 없었고, 합의하에. 나중에는 그 상처가 남아서 계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했기 때문에 아예 영화계를 떠났고. 그런 상태에서 현재 영화인 신문고를 운영하는 전국영화산업노조에 고소를 하게 됐다. 이게 내용입니다. 그렇게 되니까 김기덕 감독이 해명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4년 전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면서도 연기지도를 하는 그런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일 것이다. 그리고 애무를 하라고 하는 장면은 시나리오에 다 있는 장면이고 이미 사전에 다 콘티 나왔고 서로 다 합의를 한 내용인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부분 가지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황당하다, 이런 식으로 해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변상욱> 일단 검찰도 상당히 민감한 문제고 따질 게 많다고 봤는지 경찰로 넘기지 않고 직접 수사를 하겠다고 지금 나온 상황인데. 4년 전 일이라고 지금 설명하셨는데. 그러면 정말 그동안은 왜 가만히 있었던 걸 4년 뒤에 꺼낸 것일까 이건 궁금한 문제이긴 합니다.

    ◆ 김성수> 일단은 김기덕 감독이 뫼비우스를 찍는 그때 당시만 해도 한국 영화계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에 하나였거든요.



    ◇ 변상욱> 그렇죠.

    ◆ 김성수>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계속 초청을 받고 그런 상황에서는 배우로서는 무조건 이 사람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줄을 서 있어요. 김 감독의 오랜 친구였다, 이 배우가. 그리고 다음번 작품에 계속 출연시켜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갑자기 2회차인가 촬영을 하고 나서 사라져버려서 굉장히 피해를 봤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외국에서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 라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작품을 찍을 때 강간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성폭행하는 장면에서 마리아 슈나이더는 '나는 강간을 당했다' 라고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걸 2007년에 얘기를 해요. 70년대 작품을 찍고 나서 2007년에 얘기를 해요. 나중에 가서 그런 고백을 하는데 자기는 그때 당시에 19살이었다. 그리고 나를 도와줄 만한 매니저라든가 혹은 변호사를 불러야 되는데 그때 당시에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그냥 두 사람의 어떤 설득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고백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 간극은 사실은 영화계에서 오래전에서부터 제기된 문제였기 때문에 해결을 했어야 되는 것인데 이걸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까지도 이런 문제가 왔었고 이 상황에서도 보면 배우는 나중에 가서 문제를 외부로 알릴 수 있는 위치가 되어서야 그걸 알릴 수 있었지 그 상황 속에서는 스스로 알리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지금 문화평론가 김성수 선생님께서 영화계에 나름대로 왜 이렇게 함부로 쉽게 또는 그때그때 얘기를 할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 있는가에 대한 얘기를 해 주셨고. 그러면 지금 김 감독의 해명 나왔고 또 여배우 A씨 측하고 영화노조에서는 또 기자회견을 한다는 거 아닙니까, 증거도 있다.

    ◆ 김성수> 그렇습니다. 실제로 지금 쟁점이 되는 부분이 두 개죠. 하나 뺨을 실제로 때렸느냐, 안 때렸느냐. 연기 지도할 때.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장 스태프들은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다른 스태프들의 증언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증언을 자료로 제출하겠는데 연기지도를 명목으로 하더라도 폭행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그 폭행들을 현장에서 했다면 이것은 분명히 어떻게 보면 당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용인될 수 있는 그런 선에서 제시가 돼야 된다는 거예요, 연기 지도가. 그런데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그래서 그 부분을 증언을 하겠다라는 것이고. 두 번째가 그때 당시 현장에 모형 성기가 있었답니다.

    ◇ 변상욱> 갖다 놓긴 했다?

    ◆ 김성수> 네. 그런데 그거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계약서대로 아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감독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서 강요되는 거. 이건 배우들이 거부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증거가 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있는 거죠.

    ◇ 변상욱> 그런데 대개 커다란 상업영화들에서는 이런 문제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건 뭐 아예 소속기획사가 있으니까 기획사가 변호사를 동원해서 꼼꼼하게 다 시나리오 보고 사전에 다 합의를 하고 찍는 모양인데 이게 독립영화라 그런가요?

    ◆ 김성수> 사실은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상업영화는 제작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거쳐가야 되고 감시해야 되는 그런 관문들이 되게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단 현장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 모든 부분들을 다 점검하게 돼 있고 또 현장에서도 각자 매니저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다 대동해서 그 장면을 갖다가 관찰하게 돼 있죠. 그런데 계약서보다 더 과한 어떤 요구가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문제 제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이 어떤 면에서 감독이나 이런 사람들의 고충이죠, 또.

    ◇ 변상욱> 그렇겠죠. 뭔가 좀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해도.

    ◆ 김성수> 아무리 30차례, 40차례 테이크가 가도 원하는 장면이 안 나온다. 그러면 더 가고 싶은 게 감독이잖아요. 그런데 매니저나 이런 사람들은 그렇게 되면 제지를 시켜요. 아니, 지금 벌써 테이크가 40이나 갔는데 여기서 건질 게 없다는 건 문제 있는 거 아니냐 그렇게 나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그런 감시의 눈이 촘촘하지 않은 저예산 독립영화라든가 예술영화 쪽에서는 감독이 특히나 이렇게 해외에서 아주 주목받는 감독이다. 그러면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됩니다.

    ◇ 변상욱> 그렇죠. 예를 들면 김기덕 감독이 그동안 만든 영화들은 충격과 파격적인 장면들이 계속 늘 나와서 문제가 됐고 그거에 대한 것은 호불호도 확 갈리고 그러는 건데. 혹시 이런 갑질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여태껏 그런 식으로 찍은 거냐 이런 문제가 될 수도 있고 해서 지금 문화예술계 전반의 갑질에 대해서 논란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그러면 해결해 나갈 수 있느냐. 시스템을 하나 갖춰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성수> 이게 참 보면 이 사안을 단독적으로 보지 말고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펼쳐놓고 봐야 돼요. 최근에 연극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냐면 한 교수가 연출한 작품을 비평가가 비평을 막 했어요. 그런데 이 교수가 화를 내면서 다른 교수들한테 알려서 이 비평가가 5년 동안 계속 강의를 하고 있었던 대학에서 짤리게 됐어요. 그런데 또 이 교수가 알고 봤더니 교수의 아내가 있는 학교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뺏어서 축제에 가면서 지원금을 받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도 알려졌어요. 이런 맥락과 지금 이 영화계에서 벌어진 이 김기덕 감독의 문제는 궤를 같이 하는 거거든요.

    일단 네트워크가 있어요. 강력한 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하는 일들을 다 곳곳에서 막을 수가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들은 일정한 성공들을 하는데 자기는 도태되는 것처럼 느끼잖아요. 그러면 그 안에서 버티기가 너무너무 힘들어져요. 자기가 그때의 잘못된 강요라도 받아들여야 되는 게 아니었는가라는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고.

    ◇ 변상욱> 그때 그러지 말걸.

    ◆ 김성수> 그러면 그다음에 그걸 또 받아들이게 돼요. 그러면 이 시스템이 온존하게 되는 데 자기가 일조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거대한 일종의 영향력과 권위의 갑질. 이것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이 만들어지지 않고는 그런 측면에서 지금 영화산업노조의 행보라든가 이런 것들은 굉장히 유의미합니다. 그 예술가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생태계. 즉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들을 만들지 않으면 우리 문화산업계에 미래가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갑질의 시스템이 있는 줄 알았더니 갑질 시스템도 있고 갑질의 카르텔까지 있는 이러한 상황이라면 뭔가 사회도 관심을 갖고 이번 기회에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였습니다.

    ◆ 김성수> 고맙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영화 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정정보도문]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8년 8월 8일 <PD수첩, 김기덕·조재현 성 추문 추가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17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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