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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폭력은 예술이 될 수 없다"



문화 일반

    [인터뷰] "성폭력은 예술이 될 수 없다"

    영화계 성폭력 문제 잇따라…성폭력상담소장 "성평등 의식 뒤떨어진 탓"

    김기덕 감독(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김기덕 감독(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최근 영화계에서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성폭력 문제는, 한국 사회의 성평등 의식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문화예술계의 안일한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사)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3일 오후 CBS노컷뉴스에 "성폭력은 기본적으로 권력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영화 제작 현장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감독이 배우·스태프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잘 챙겨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 자체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많은 감독들이 (성평등 문제에 있어서) 여자 배우 등의 의식 수준에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김기덕 감독이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과정에서 연기 지도라며 여배우 A씨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해 고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성폭력상담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의 도움을 받아 김 감독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가정 폭력 장면을 찍던 남자 배우 B씨가 상대 여자 배우의 속옷을 찢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난해 12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과 배우 곽현화 씨 역시, 지난 2012년 극장 개봉 당시 곽 씨 요청으로 삭제됐던 노출 장면이 이듬해 IP(인터넷) TV 등에 서비스할 때는 추가돼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감독은 올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는데, 현재 2심 판결을 앞뒀다.

    이미경 소장은 "문화예술계에서는 성폭력마저 예술행위로 혼동하면서,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김기덕 감독 건은) 현재 공동대책위가 꾸려진 상태로 다음주 초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실이 바뀌려면 문제가 된 사건에 대한 (가해자의) 인정이 필요하다"며 "과분한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 응당한 처분이 내려져야만 예방과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화계 내 성폭력을 차단하려면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 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 2월 영화감독조합에서 상당히 많은 감독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하면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여러 사례도 전달했다"며 "문화예술계에서는 성폭력뿐 아니라 임금체불 등 노동 문제도 심각하다. 각자가 지닌 권리를 계약으로 분명히 하는 한편, 촬영 시작되기 전에 모든 스태프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윤리와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소장은 특히 "예전에는 피해자들이 여러 이유로 (성폭력 사실을) 숨겼다면, 이제는 그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피해자의 관점에서 귀기울이려 하는 모습이 보여 반갑다"고 강조했다.{RELNEWS:right}

    [영화 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정정보도문]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8년 8월 8일 <PD수첩, 김기덕·조재현 성 추문 추가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17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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