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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이재용' 재판부는 누구 손을 들어줄까



법조

    '운명의 이재용' 재판부는 누구 손을 들어줄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선고 예정일은 8월 말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겐 이번주가 운명을 가르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어제부터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54)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 들어갔다.

    오늘은 이재용 피고인에 대한 신문이 열린다. 재판부는 최지성·장충기 등 나머지 피고인 신문도 2일까지 마치고 3일과 4일엔 특검과 변호인측에 '공방기일'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50회에 가까운 재판을 최종 망라할 수 있는 '대공방전'의 기회를 양측에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오는 7일 결심 공판을 열고 대단원의 공방을 종식한다.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진 셈이다.

    재판부는 과연 누구의 손을 들까?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는 삼성그룹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 사람은 뇌물 제공과 수수라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운명의 짝이 됐다.

    이 부회장이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본인과 삼성그룹에 더할 나위없는 승리가 되겠지만,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전직 대통령 탄핵까지 몰고 온 국정농단사태는 가늠하기 어려운 '역풍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특검과 변호인측이 50차례에 가까운 재판에서 주장해 온 쟁점을 정리해 본다.

    ◇ 특검 vs 삼성변호인 최대 공방…'기승전 정유라 승마지원'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재용 부회장 재판 내내 특검과 변호인측은 정유라 승마지원 문제를 두고 화력을 집중했다. 승마지원은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가 미르·K스포츠단 지원(204억원), 두번째는 정유라 승마지원(213억원·실지급 80억원), 세번째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16억원)이다.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떤 성격으로 지원했냐는 것이다.

    특검은 "정유라 승마지원에 박 전 대통령 요구가 먼저 있었고,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경영승계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았다"고 일관되게 주장을 한다.

    하지만 삼성 변호인측은 세 번에 걸쳐 변호 전략 수정을 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삼성측은 "박 전 대통령이 질책해 어쩔 수 없이 지원했으며 강요당했다"는 프레임을 짰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삼성측 변호인들은 "대통령 질책과 함께 비선실세 최순실의 '겁박론'을 혼합해 주장했다.

    그리고 재판 막바지엔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은 아예 제외시켰다. 현재는 "대통령은 승마협회만 지원하라고 했지만, 최순실 '겁박'때문에 정유라를 지원했다"는 것이 최종 변론의 골자이다.

    ◇ 특검 "삼성, 2015년 7월 31일 '대통령-최순실 관계' 전모 파악"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정유라 승마지원'을 요구한 첫 시점을 이재용 부회장과 1차 독대가 이뤄진 2014년 9월 15일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이 처음 인지한 시점이 그렇다는 것이다.

    특검은 그 근거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의 진술을 제시한다. 장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삼성에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으라 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생각했다. '대통령이 승마협회를 지원하라 한 순간 정유라때문에 저렇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때부터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관계를 완전히 파악한 시기는 2015년 7월 31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간 2차 독대가 이뤄진 7월 25일로부터 엿새가 지난 뒤의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2차 독대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크게 질책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박상진 전 삼성사장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독대를 마치고 돌아온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독대 30분 가운데 15분은 오로지 정유라 승마지원에 대한 질책이었고 '말로만 듣던 레이저 빔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차 독대에서 돌아오자마자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사장을 불러놓고 정유라 지원대책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특검은 본다.

    특검은 재판에서 "회의 직후 박상진 전 사장이 급거 독일로 날아가 최순실의 대리인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났고 7월 31일 귀국해 '최순실이 명실상부한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8월부터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정유라 승마지원을 시작했다.

    특검은 "결론적으로 최순실 요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2차 독대에서 정유라 승마지원이 부족하다고 질책을 했고, 이로인해 삼성이 그해 9월부터 뇌물을 교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시점을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간 공동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시기로 봐야 한다"며 뇌물죄를 적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 삼성 "최순실이 삼성 제대로 못한다고 모략할까 두려워 승마 지원"

    최순실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에대한 삼성측 변호인의 반박은 한마디로 "대통령은 승마지원을 요구한 적이 없고, 오로지 최순실의 모략질이 두려웠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박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정유라를 언급한적이 없다"며 "만약 대통령이 정유라 지원을 요구했다면 안종범 수첩에도 적시돼 있어야 하는데 '정유라 이름'이 (수첩에)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삼성측은 "최순실이 박원오 전 전무를 앞세워 정유라 승마지원을 요구한 것"이라며 "박원오가 작성한 '삼성의 승마협회 지원 문건'도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모략적 문건'"이라고 공격했다.

    이와관련 삼성측은 "대통령 요청이 아님에도 승마지원을 한 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도움을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비선실세'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모략질을 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측은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2차 독대에서 이영국 승마협회 전 전무의 교체를 이 부회장에게 직접 요구했는데 이는 누군가 (삼성을 해코지 하기 위해 대통령에게)일러바친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결국 최순실 요구를 거절하면 괜한 곤욕을 치를 염려가 있기 때문에 삼성이 정유라 지원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유·무죄 선고는 재판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측은 철저히 박 전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떼내려 한다.

    이에반해 특검측은 '경제적 공동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지만,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움직였고 그 반경안에서 행동했다고 주장한다.

    한쪽은 최순실을 '일러바치는 사람'으로 규정하지만, 다른쪽은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움직인 사람'으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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