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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황병헌 판사는 왜 조윤선을 '핀셋 석방' 했을까?



법조

    [Why뉴스] 황병헌 판사는 왜 조윤선을 '핀셋 석방' 했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위증 혐의 일부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되고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 때문에 재판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유전무죄 판결이라거나 재판부가 조 전 장관에 대해서만 온정주의적인 판결을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황병헌 판사는 왜 조윤선을 '핀셋 석방'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무죄 논란이 왜 나오는 거냐?

    = 법원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김기춘·조윤선 등의 피고인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가 형사22부에서 재판을 진행라고 있는 박근혜 피고인에 대해서 '블랙리스트 관련은 무죄', '노태강 전 국장 강제 사직 지시는 유죄'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 황병헌 부장판사가 재판장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블랙리스트 사건의 공범으로 인정하기에는 부 족하다"면서 "노태강 전 국장(현 문체부 2차관)사직 요구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범관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아직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아서 이 내용이 판결문에 포함됐는지 모르겠지만 재판부가 판결직후 배포한 '재판부 설명자료'에 별도의 표시로 이런 설명이 들어있다.

    그러자 서울중앙지법은 뒤늦게 기자들에게 해명을 하고 나섰다.

    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재판부 설명자료에서 김기춘 등 피고인 사건을 기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일 뿐, 박근혜 피고인이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무죄가 선고되었다거나 선고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법원은 "검찰측 추가 증거 제출 가능성이 있고, 재판부가 서로 달라서 판단이 다르게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혹시나 오해나 오보가 없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이다.

    ▶ 다른 재판부에서 이렇게 판결하기도 하나?

    = 법조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이고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중견 법조인은 "정말 이상하다"면서 "법원에서 추가로 해명자료를 배포한 것은 법원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 변호사도 "1심 재판부의 설명자료도 이상한데 법원에서 추가로 해명자료를 내서 그게 아니라고 하는 것도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형사30부는 심리를 하지도 않은 박근혜 피고인의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뒤늦게 해명하고 참 이상하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피고인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에서 1심 판결을 한다는 사실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본 주제로 돌아가서 비서실장은 유죄, 비서관도 유죄인데 조윤선 수석만 무죄인 것이냐?

    = 그렇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징역 7년이 구형됐지만 직권남용과 위증 등의 혐의가 인정돼서 실형 3년이 선고됐다. 법원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는 징역6년이 구형됐지만 위증 혐의 중 일부 유죄만 인정돼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블랙리스트 관련은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2년의 실형이,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은 실형 1년6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은 각각 징역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담당 재판부가 조윤선 피고인만 핀셋으로 콕 찝어서 석방한 것이다. (다만,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한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은 특검이 징역 3년을 구형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조윤선 전 장관만 꼭 찝어서 석방했다? 그래서 '핀셋 석방', '핀셋 무죄'인 거냐?

    = 그렇다. 최근 초 대기업, 초 고소득자에 대해 부자증세를 하면서 '핀셋 증세'라는 말이 나왔는데 국정농단 재판에서 '핀셋 무죄'가 선고 된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를 비롯한 특검팀에서는 '납득을 할 수가 없다'거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상식이 안통하는 판결이다. 핵심인 조윤선은 빠지고 나머지는 모두 실형이냐?"라면서 "항소심에서 충분히 유죄를 입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의 핵심관계자도 "그 일(블랙리스트 관련)을 잘했다고 보상을 받아 영전을 했다"면서 "그 사람들이 엔진이고 그 사람들이 핵심이고 그 사람들이 한 일인데 그걸 무죄라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견 변호사는 "조윤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들만 증거로 채택하고 불리한 증언들은 배척했다"고 말했고 한 중견 법조인은 "담당 재판부가 작심하고 봐주지 않고서는 나오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 그래서 황병헌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건가?

    = 그렇다. 조윤선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는 황병헌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묶어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난 내용은 2가지다.

    하나는 영업이 끝난 분식집에 몰래 들어가 라면 2개를 끓여 먹고 허기를 채운 뒤 2만원쯤 든 동전통과 라면 10개를 훔쳐 나온 이른바 '라면도둑'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다.(나중에 위헌 판결이 남) 그런데 이 판결을 황 부장판사가 한 것처럼 SNS에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황 부장판사가 내린 판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황병헌 부장판사가 최순실 사태에 분노해서 검찰청사에 포클레인을 몰고 돌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는 특수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과 조윤선 피고인의 블랙리스트 무죄를 비교하면서 황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 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김앤장의 힘이냐? 유전무죄가 맞네"라거나 "재판부가 김&장에 무릎을 꿇은 건가"라거나 "판사 끝나고 김앤장 취직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판결을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라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특검이 항소하나?

    = 그렇다. 박영수 특별검사나 특검팀관계자들은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면서 유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피고인들도 항소할 것이고 따라서 블랙리스트 재판도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축구로 치자면 이제 전반적이 끝났을뿐 경기가 끝난 게 아니다"면서 "후반전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재판부가 왜 조윤선 피고인만 풀어줬을까?

    = 첫 번째는 온정주의가 아닐까 하는 분석이다. 재판정에서 조윤선 피고인도 울고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까지 눈물을 보인 이른바 '눈물쇼에 재판부가 넘어간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중견 법조인은 "남편까지 법정에 나와서 값싼 동정심에 호소하는 눈물쇼에 순진한 판사님들이 속은 것"이라면서 "대놓고 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조윤선 피고인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이고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도 김앤장 소속이다. 그래서 재판장이 의도적으로 봐준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조윤선 피고인은 석방되면서 "저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셔서 (재판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편 박성엽 변호사도 "제가 (조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 오해라고 말씀드려도 실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법원이 귀를 열고 들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업계에서는 "저렇게 공개적으로 재판부에 고맙다고 하는 건 스스로 열심히 로비했다는 걸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트위터에는 (@wyldjunn) "김앤장의 힘이냐? 유전무죄가 맞네"라거나, (@oppaya2580)
    "불랙리스트 관련해서 무죄받은 조윤선, 장관으로서 블랙리스트 존재 알면서도 막자 못하고 방관한 그 책임은 져야 하지 않는가? 재판부가 김&장에 무릎을 꿇은 건가"라는 비판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세 번째는 조금 다른 분석이데 조윤선 피고인에 대해 블랙리스트 관련 무죄로 판단한 것은 오히려 조 피고인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이는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과 문체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허당'이었고 '마스코트'에 불과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투명인간'이라고 말했다.

    비서실장도 유죄 그 아래 비서관도 유죄, 그리고 후임 문체부 장관도 유죄, 차관도 유죄인데 비서실장 바로 아래의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만 무죄라는 건 법원스스로 봐주는 판결이라고 드러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조윤선 피고인의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조윤선 피고인의 위증은 죄질이 매우 나쁜경우다.

    신동철 정관주 피고인 등의 위증은 자신들의 혐의를 피하기 위한 위증인데 비해, (재판부의 판결문에 따를 경우) 조윤선 피고인은 자신과 관계없는 '블랙리스트'에 대해 국정감사 전날 보아 알고 있으면서도 위증을 했다.

    법률가이면서 현직 장관이 저렇게 대놓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위증을 하는 건
    더 엄하게 판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중견법조인은 "(직권남용 유죄가 인정된) 다른 당사자들의 위증보다 조윤선의 위증은 훨씬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처벌받을 것을 피하기 위해 위증한 것은 동기에 참작할 점이 없지않지만, (법원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조윤선은 블랙리스트를 전혀 모르다가 국회출석 전날에 국장한테 보고받아 알게됐고 그 후 위증한 것이다'는 것인데 자신이 처벌받을 것도 아닌 사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위증한 것이니까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농단의 한 축이었던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1심 판결과 김기춘, 조윤선 등의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계속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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