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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 남편, 알고보니 공안이 체포…험난한 中 인권



아시아/호주

    행방불명 남편, 알고보니 공안이 체포…험난한 中 인권

    • 2017-07-13 05:00

    류샤오보 투병 계기로 中 인권 재주목, 거대한 경제력에 서방세계도 침묵

    (왼쪽부터) 중국의 인권변호사 천젠강, 대만의 인권운동가 리밍저, 중국의 인권변호사 장톈융. (사진=바이두 제공)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서야 가석방돼 치료를 받고 있는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병세에 연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집요한 인권운동 탄압 정책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류샤오보는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 입원해 간암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황은 비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임종 뒤 아내인 류샤(劉霞·55)가 처할 상황을 걱정한 류샤오보는 거듭해서 해외 출국을 요구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비난을 우려한 중국 당국은 이마저도 전혀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수 차례 악명 높은 중국 감옥 투옥 생활과 옥중 노벨평화상 수상에 불치의 병까지 안게 된 류샤오보의 소설같은 생애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지만 2017년 한 해만 돌아봐도 류샤오보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인권운동가들의 수는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부터 행방불명 상태였던 인권 변호사 장톈융(江天勇·46)이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 대표적이다.

    장 씨는 지난해 11월 21일 당국에 연행당한 인권변호사 셰양(謝陽)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떠나 후난성 창사를 방문했다가 소식이 두절됐으며, 후난성 창사(長沙) 검찰원이 지난 6월 1일 장 씨의 아버지에게 아들의 구금 상황을 통보하면서 겨우 행방이 알려졌다.

    그간 당국에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었다.

    앞서 5월 27일에는 대만 민진당 직원 출신의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공안당국은 리밍저가 2012년 이래 중국을 빈번히 드나들면서 중국 내 일부 세력과 불법 조직을 만들어 중국 정권을 뒤엎으려는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리 씨 역시 장톈융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 19일 마카오에서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로 들어간 후 연락이 끊겼다.

    남편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대만에 있던 부인 리징위(李淨瑜)가 급히 베이징으로 가려했지만 비행기 탑승 자체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같은 달 3일에는 중국 사법당국이 자행하는 고문과 학대 등 반인권적 행태를 막기 위해 '중국 반(反)고문 연맹'을 만든 천젠강(陳建剛) 변호사 부부와 그 일행이 중국 공안에 연행되기도 했다.

    인권단체 '중국 반고문 연맹'의 발기인인 천 변호사 부부와 미성년 자녀 2명,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을 요구하는 단체 '신공민(新公民) 운동' 회원인 장바오청(張寶成) 부부가 이날 오후 1시쯤 윈난성 징훙에 여행을 갔다가 공안에 연행됐다.

    천젠강은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 개시한 대대적 인권활동가 단속인 '709 단속' 때 구속된 인권변호사 셰양(謝陽)에 대한 고문과 학대를 고발한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셰양에 대한 변호가 금지된 천젠강은 지난 2월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등과 함께 반고문 연맹을 결성했다.

    앞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당국의 탄압은 거의 중국내 인권운동가와 변호사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구금여부를 가족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고 강제 연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족에게도 격리된 채 구금된 인권운동가들에게 어떤 조치가 행해지는 지는 당사자만 알 수 있을 따름이다.

    이처럼 열악한 중국의 인권상황은 역설적이게도 급속히 발전하는 중국의 경제력과 국력에 반비례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을 다지는 제19차 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공산당 독재에 걸림돌이 되는 이들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칼바람이 더욱 매섭다.

    과거 중국 정부의 반인권적 행태를 적극 지적하고 비판하던 서방세계마저 얼굴을 돌리면서 중국 내 인권운동 세력의 행보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난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대표적이다.

    회의를 앞두고 류샤오보의 해외 출국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많은 서유럽 지도자가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정작 회의 기간 동안 류샤오보를 거론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었다.

    중국의 거대한 경제력이 과거 중국 인권문제에 날카로웠던 서방 국가들의 잣대를 무디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중국의 심각한 인권탄압 상황을 비판하는 유럽연합(EU) 성명서는 그리스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이 무산됐고,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결정한 나라였던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최근 류샤오보 거취와 관련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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