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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가족간첩단' 34년만 무죄… 세상 떠난 피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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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 가족간첩단' 34년만 무죄… 세상 떠난 피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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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피고인들은 무죄입니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치하, 1980년대 터진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간첩의 멍에를 벗어났다.

    34년 만의 신원. 재판부는 국가의 과오에 대한 용서를 구했지만, 정작 용서를 해야 할 당사자들은 억울함을 안은 채 세상을 떠난 뒤였다.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는 지난 2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당한 고 최을호 씨와 징역 9년을 복역한 고 최낙전 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은 1982년 8월 전북 김제에서 농사짓던 일가족을 파탄시킨 고문에 의한 조작 사건이다.

    16년 전 북한에 나포됐던 최을호 씨가 당시 돌아와 조카인 최낙전, 최낙교 씨를 간첩으로 포섭해 북한을 위해 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40여 일간 고문당했고 이후 기소됐다.

    1983년 3월 1심 재판에서 최을호 씨는 사형, 최낙전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와 상고는 모두 기각됐다. 또 최낙교 씨는 1982년 12월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사망 원인에 대해 검찰은 자살이라고 밝혔지만 유가족은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후 최을호 씨는 1985년 10월 31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최낙전 씨는 만기 출소 뒤 보안관찰을 받다 석방 4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작된 간첩 사건에 휘말린 일가족 3명이 모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고문에 의한 경찰 진술조서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최 씨 등이 간첩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피고인들은 무죄"라고 밝혔다.

    유가족은 박수를 치며 눈물을 흘렸지만 억울한 피고인들은 법정은 물론 세상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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