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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학교, 이런 교사가"…부안 여고생 성추행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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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북

    "어떻게 이런 학교, 이런 교사가"…부안 여고생 성추행 '일파만파'

    전북교육청, 교사 성추행·채용 비리·학사 조작 등 법인이사회 감사 착수

    (스마트이미지/노컷뉴스)
    전북 부안의 한 여고에서 불거진 교사에 의한 학생 성추행 사건이 갈수록 파장을 불리고 있다.

    어린 여고생들의 용기 있는 신고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은 후배들에게 추악한 현실을 대물림한 졸업생들의 회한 섞인 제보가 봇물을 이루면서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제보를 일일이 살펴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어떻게 이렇게 학교가 운영될 수 있었는지, 이렇게 자격미달인 인면수심의 사람을 교사로 채용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뒤늦은 개탄은 졸업생들이 감내한 어제였으며 재학생들이 겪고 있는 오늘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어제 -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체육교사는 신입생들에게 "나는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엄청나게 강력한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10여 년 전 졸업한 A 씨는 "지금 생각하면 앞으로 체육선생이 벌일 일에 대한 입막음을 위해 입학 초기부터 엄포를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시간에 몸을 만지는 행위는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로 잦았다.

    재학생 B 양은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며 겨드랑이에 팔을 넣고 가슴에 손을 댔다"고, C 양은 "자세를 교정해준다며 몸을 만졌다"고 말했다.

    교무실로 학생을 불러 몸을 은근히 만지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교무실에는 다른 교사들도 있지만 말리는 이는 없었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다른 교사들 역시 방관자이자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다른 교사들도 몸을 만지거나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자주 했다는 얘기 역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폭행 수준의 체벌과 선물 강요 증언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2000년 초반 학교를 다닌 D 씨는 "별일도 아닌데 체육선생이 1학년 학생의 뺨과 배를 손과 발로 한동안 마구 때렸다"며 "당시 교장선생님이 말리자 분에 겨운 지 현관 유리문을 손으로 깨 체육선생이 한동안 깁스를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A 씨는 "장학금을 받거나 상을 받으면 교사들이 경쟁하듯 학생들에게 떡을 돌리라고 강요했다"고, D 씨는 "스승의날은 기본이고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도 선물을 요구했고 하지 않으면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밝혔으며 이런 현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체육교사가 교실에서 냄새나지 않게 담배를 피우는 팁을 가르쳤다는 증언과 학생들에게 마약 흡입 경험을 자랑스럽게 말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오늘 - 용기를 위협하는 불안

    체육교사는 20년 이상 이 학교에서 근무했고, 20년 전 졸업생의 성추행 피해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해묵은 적폐가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좁은 지역사회였고, 교사 누구도 문제의식을 갖지 않아 학생들 역시 당연하게 느꼈다는 게 졸업생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러나 재학생들의 얘기는 달랐다.

    E 양은 "문제제기를 하고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선생님들이 어떻게 알아냈다"며 "신고한 학생을 차별하고 일을 쉬쉬하며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은 이번 사건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학생들의 신고 뒤 경찰은 설문조사를 통해 성추행 피해 진술을 받았다. 이후 이 명단을 학교에 넘겼다.

    경찰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학교에 통보했다고 말했지만, '익명을 보장한다고 해서 조사에 응했다'는 학생들은 "어떤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이 학교 법인 이사회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는 교사들의 성추행 의혹 뿐 아니라 채용비리까지 범위를 넓혔다. 또 학사 조작 등에 대해서도 살펴 볼 계획이다.

    "선물을 하지 않거나 기분이 나쁘면 선생님들이 수행평가 점수를 깎았다"는 졸업생들의 제보가 신빙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은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부안의 한 여고 법인이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사진=자료사진)
    ◇ 내일 – 안심하고 학교 다닐 당연한 권리

    사건이 불거지고 재학생, 졸업생 못지않게 난리가 난 이들은 이 지역에 사는 여중 3학년생들과 학부모다.

    지역 특성상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려면 이 여고에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여중생들의 학교 선택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지역 남자 고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절차가 쉽지는 않을 것을 보인다.

    신고를 했다가 신원이 들통 난 재학생들에 대한 보호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더 큰 과제는 이같은 일이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일까라는 점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추악한 현실이 외부로 알려지기까지 20년이 넘게 걸렸다. 피해가 생겼을 때 학생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이전에 학교에서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건이 불거진 뒤 봇물을 이루는 제보는 단순한 분풀이는 아닐 것이다. 십 수 년간 이 학교 학생들의 가슴 속에 용암처럼 응어리진 분노와 울분의 표출로 해석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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