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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질질 끌다간 검사가 판사 컴퓨터 뒤질수도"



사회 일반

    "사법개혁 질질 끌다간 검사가 판사 컴퓨터 뒤질수도"

    차성안 판사 "공직자윤리위, 결정 권한 없어…방패막이 활용될까 우려"

    - 지금이 스스로 사법개혁할 마지막 기회
    - 판사 블랙리스트에 대해 재조사해야
    - 대법원장의 답변, 3개월의 기다림
    - 판사들 진흙탕싸움? "초점 흐리는 보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차성안(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판사)

     

    사법파동이 재현되는 걸까요? 지난 19일입니다. 8년 만에 전국의 법관들 대표자들이 모여서 전국법관대표회의라는 걸 열었는데요. 이 회의에서 판사들이 사법개혁을 위한 방안을 담은 결의안을 만들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제출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일주일 남짓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자 판사들 사이에서 대법원장 사퇴하라, 이런 목소리가 내부통신망을 통해서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 거죠. 상황이 심상치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 내부 상황을 오늘 현직 판사에게 직접 좀 들어보려고 하는데 참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전국법관대표회의 100인 중에 한 명의 대표로 회의에 참석하셨던 분,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소속이세요. 차성안 판사 연결을 해 보죠. 차 판사님 안녕하세요.

    ◆ 차성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저희 뉴스쇼가 시작된 지 10여 년 만에 미담 인터뷰 제외하고는 현직 판사가 출연하신 게 처음이에요.

    ◆ 차성안> 아, 네.

    ◇ 김현정> 그래서 오죽하면 현직 판사가 실명을 걸고 나셨을까 싶은데. 지금 내부 상황을 바라보는 심경이 어떠신 겁니까?

    ◆ 차성안> 좀 답답해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다다랐고 전국 법관들이 정말 어렵게 거의 95% 이상의 법원에서 대표를 뽑아서 어렵게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했고 좋은 결의들이 많이 나왔는데 일부 언론에서 익명게시판의 선정적 보도를 하는 바람에 그런 기회가 날아가고 또다시 국민들의 비난을 받아가면서 외부의 사법개혁 요구에 질질 끌려가지 않을까.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그런 답답한 심정에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사법개혁 우리 손으로 이루어내려고 전국법관들이 모이고 이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이렇게 미적미적 대다가 결국 외부에 의해 개혁이 끌려가지 않을까 하는 어떤 두려움, 절박함? 이런 것 때문에 인터뷰 출연하셨다 이 말씀이세요?

    ◆ 차성안> 물론 국민들과 함께 국회와 함께 행정부와 함께. 함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한데요. 법원도 그 안에서 자정능력을 보이고 적절한 안을 내서 함께 논의도 하고 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무산될까 봐.



    ◇ 김현정> 저는 지금 그 말씀 들으면서 외부에 의해서 법원이 개혁된다? 이 얘기는 그러면 정말 검찰이, 검찰이 판사들 컴퓨터도 압수수색하고 조사하고 이런 상황도 아주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네요?

    ◆ 차성안> 저는 사실 그거는 입에 담고 싶지 않은데 지금 일부 그러니까 의혹 있는 부분 블랙리스트 논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지금 형사고소가 돼 있고 일주일 정도 전에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에 배당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사실 안에서 있는데, 이번에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디지털 포렌식까지 포함해서 추가조사를 하기로 결의를 했지 않습니까? 거기서 80명 이상의 분들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찬성해 주셨고 또 구체적인 관여된 인적책임 규명 그리고 문책 계획을 대법원장께서 밝혀달라 입장표명해 달라 저희가 그런 걸 했기 때문에 저희가 조사권도 위임 받아서 자체적으로 자정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게 날아가지 않기를 좀 희망합니다.

    ◇ 김현정> 그게 날아갈까 봐? 그거 날아가지 않게 해 주세요, 대법원장님. 우리가 나서서 조사하겠습니다 하고 있는데 묵묵부답, 대법원장은. 이렇게 되면 결국 외부에서 검찰이 들이닥쳐서 법원을 압수수색하고 판사 컴퓨터 뒤지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지금 그걸 막고자 인터뷰 나오신 겁니다. 들으시는 분들은 무슨 얘기야. 컴퓨터 포렌식이 뭐고 왜 나와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사법부 블랙리스트. 판사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같다는 판사들의 어떤 의혹제기에 의해서 진상조사를 하게 됐는데, 행정처가요. 그런데 이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자 거기에 대해서 법관들이 모여서 다시 진상조사 하자 이렇게 19일날 결의를 하신 거죠?

    ◆ 차성안>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저간의 사정이 그런데 거기서 나온 이야기가 그러니까 우리가 자체적으로 다시 진상조사하게 해 주세요, 하나. 그리고 또 어떤 게 나왔습니까, 그 결의안에는?

    ◆ 차성안> 그리고 3월 25일 저희가 내부적으로 사법개혁 토론회를 준비해서 열었거든요. 그런데 그 내용이 제왕적 대법원장 권한 분산과 행정처의 개혁 이런 부분들이 민감한 부분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런 것 때문에 그 토론회를 축소, 무산시키려고 그 행정처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처장, 실장, 차장 이런 분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고 이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누가 책임을 져야 되는지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대법원장께서 입장을 표명을 해 달라, 그런 결의가 있었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로는 이 문제를 저희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는데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걸 상설화하는 방안을 영구화할 상설화 소위원회를 만들자 그래서 그 부분 관련해서 또 결의가 이뤄졌고요.

    ◇ 김현정> 그런 것들에 대해서 대법원장님 답해 주세요, 했는데 왜 대법원장께서는. 양승태 대법원장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걸까요?

    ◆ 차성안> 답답한 부분은 있는데 일주일 정도라서 기다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답답함의 근원은 올해 3월부터 3개월간의 답답함이거든요.

    ◇ 김현정> 일주일의 답답함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차성안> 네, 그러니까 진상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특정 연구회 회원 가입 숫자를 줄이려고 했던 중복가입 조치를 시행하려다 철회한 것. 그리고 판사들 뒷조사 파일 이런 거를 관리하는 게 부담이 된다고 사직서를 냈던 판사를 심의관에서 겸임 해제한 것 이런 것들이 다 대법원장에게 보고가 된 걸로 나왔거든요. 그런데 분명히 상당 부분을 알고 계실 텐데 3개월 동안 아무런 공식적인 어떤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안 하고 계신 상황이 좀 이런 답답함의 근원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자 내부 게시판을 중심으로 아니, 양승태 대법원장 왜 이렇게 아무 말씀도 없으신 건가? 사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정도라면. 무책임하다 이런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면서요?

    ◆ 차성안> 정확히 얘기하면 행정처가 이번에 게시판을 만들면서 익명 게시를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거든요.

    ◇ 김현정> 익명게시판이 처음으로 생긴 거예요?

    19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차성안> 그렇죠. 그런 거에 익숙하지 않은 판사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냈습니다. 그래서 전국법관대표회의 열린 후에 3일 만에 제가 세보니까 145개가 올라왔더라고요. 거기에 제가 보니까 사퇴 부분도 한 9개 정도, 10개 정도 글이 올라온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렇게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또 일부 판사들은 아니, 판사들이 왜 이렇게 체통 안 지키고 이러느냐 키워드 워리어다. 우리 자중하자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내부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어요. 이거 사실입니까?

    ◆ 차성안> 사실 저희가 익명이라는 걸 처음 경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족함 때문에 시작은 일부 판사가 전국법관대표회의 정당성을 공격하는 형태로 좀 자극적인 글을 올렸고 거기에 대해서 반발하는 그런 글들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있었긴 한데요. 정말 일부 판사고 그 이후에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판사들이 당연히 비판을 했고 지금은 그런 것들은 거의 다 사라졌고 합리적인 내용 위주로 대부분 글이 토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선정적인 관심 때문에 그런 소수의 글만 그것도 아주 부적절한 일부만 빼서 이런 식으로 진흙탕. 이런 식으로 초점을 흐리는 보도를 해서 저로서는 우려스럽고 조금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지금 판사들 내부에서 막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대법원장 사퇴하라 아니다, 당신 키보드 워리어야, 아니야, 이런 싸움이 벌어졌다는 얘기는 본질을 왜곡시키는 거다. 그쪽 말고 본질에 집중하자 그 말씀하시는 거죠?

    ◆ 차성안> 그러니까 익명게시판이라는 게 처음 생겨가지고 약간의 내홍이 잠깐 발생한 건데 그걸 가지고 마치 무슨 전체 판사들이 그러는 양 보도하는 것이...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선정성이 필요한 부분도 저도 이해가 되는데 국민을 위해서는 그 내용이 뭐가 쟁점이 되는지를 밝혀서 보도를 해 주셔야 좋지 않을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쟁점이 중요하다. 쟁점으로 한번 가보죠. 지난번 그 진상조사. 법관들이 그 진상조사 문제 있다고 했던 그 진상조사가 제대로 된 건지 아닌 건지에 대해서 오늘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내놓습니다. 말하자면 진상조사의 진상조사가 되는 셈인데. 이 결과는 어떻게 나올 거라고 보세요? 오늘이 분수령이다 뭐다 얘기를 하던데요.

    ◆ 차성안> 그런데 저는 사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법관징계법상 아무런 공식적인 조사 권한도 없고 결정할 권한도 사실 없습니다. 그리고 활용된 예가 2009년 신영철 대법관 때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도 진상조사를 통해서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사건 배당이나 이런 데 재판에 개입했던 정황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구두경고로 그치게 하는 그런 방패막이로 사실 활용된 적이 이미 있습니다. 그 위원 구성도 비공개고요.

    ◇ 김현정> 비공개입니까?

    ◆ 차성안> 위원장을 빼면요. 그리고 모두 다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있고 그 다음에 행정처 처장은 이번에는 관여 안 했다고 하는데 당연직 부위원장이고 그다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사는 행정처의 윤리 제1감사 심의관이 맡도록 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 영향력이 대법원장이나 그 다음 행정처에서 자유로운지 저는 좀 상당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행정처를 조사해야 되는데 이 윤리위원회가 그러니까 행정처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 차성안> 적어도 2009년에 신영철 대법관 때 보였던 모습은 그렇게 제가 평가를 하고 이번은 결과를 봐야겠죠. 그런데 저는 이번에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결의한 내용 정도의 디지털 포렌식까지 염두에 둔 컴퓨터파일 조사 그 다음에 구체적인 처장, 실장, 차장의 관여 내용을 통한 징계 책임, 이런 내용을 과연 결의할지 저는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오늘 진상조사 결과에 상관없이 그러니까 공직자윤리위원회 결과에 상관없이 양 대법원장 스스로 결단 내려야 된다고 보세요?

    ◆ 차성안> 결단의 내용이 중요할 수 있는데요. 저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결의한 중요한 내용들 있지 않습니까? 추가 조사를 하기 위해서 전체 판사들이 추가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대법원장님한테 조사권 위임을 요청을 했고요. 그리고 구체적인 책임규명 및 그다음에 문책 계획에 대해서 밝히라고 입장 표명을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수용 여부를 명확히 판단해 주시는 게 그게 필요한 결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그게 안 나온다면? 끝까지 안 나온다면?

    ◆ 차성안> 그런 가정은 저도 함부로 대답하기는 힘든데. 저로서는 당연히 그거는 상식적인 요구고 거의 추가조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체 판사 중에 80명 이런 식으로 다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동의가 된 부분이라서 그런 결단을 하시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 김현정> 상상하고 싶지도 않으시군요. 상식선에서 답변해 달라 이런 말씀. 그나저나 시간이 별로 없지만 차 판사님, 문제의 시발점이 된 그 판사 블랙리스트 정말 존재한다고 보세요?

    ◆ 차성안> 그러니까 사실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면 저에 대해서 작성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거든요. 제가 이번 양승태 대법원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에 대해서 그건 상급심 구조를 왜곡한다는 공식적인 비판 글을 거의 유일하게 2015년에 올리고 언론 기고도 했던 판사입니다. 그래서 저도 설마설마 했는데 지금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뚜렷한 파일 조사도 없이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고 그리고 최근에는 블랙리스트 비슷한 게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어느 조직이든 인사를 위해서 작성하는 정상적인 범위 내의 파일이다.

    ◇ 김현정> 그 정도 있는 거다?

    ◆ 차성안> 그런 논리가 지금 법원장님이나 일부 행정처 관계자에 의해 유포되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 좀 의혹이 커졌고 다른 판사님들도 커졌고 국민들도 커졌고.

    ◇ 김현정> 그냥 의혹만 가지고 계신 거예요. 아니면 본인이 느껴기에도 뭔가 있구나 어떤 그런 순간순간이 있었습니까?

    ◆ 차성안> 그러니까 사실 저 보고 농담조로 차 판사 왜 이렇게 순진하냐고?

    ◇ 김현정> 순진하냐고?

    ◆ 차성안>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사실 있습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제가 가진 법원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아직까지 그런 부분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끝까지 믿어보겠다 이런 말씀이세요?

    ◆ 차성안> 그러니까 조사를 해서 만약에 파일이 없다고 나오면 저는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다 털고 나가고 오히려 앞으로 필요한 제도개혁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대로 스스로 자정 못하면 개혁 못하면 외부세력이 들이닥쳐서 개혁 당하는 그 상황까지 가지 말아야겠다는 그 말씀이 제일 와 닿네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차 판사님. 고맙습니다.

    ◆ 차성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차성안 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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