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죠? 문자폭탄 보냈는데 1초도 안 돼서 이름을 맞추는 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시민에게 항의 문자를 받은 후 해당 시민의 실명을 적어 답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불법 사찰'이라고 반발했지만, 민 의원은 '어플을 사용한 것'이라 맞받아쳤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에게 답장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과 문자메시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 따르면 이 글의 게시자는 21일 오후 8시 59분 민 의원에게 "나라 팔아먹고 탄핵당한 박근혜나 옹호하고 우병우 민정수석일 때는 누가 임명되든 입에 지퍼라도 채운 듯이 입 꼭 다물고 있었으면서 참 누가 누굴 판단하는지 의심스럽다. 당 해체하라. 국민으로 정말 부끄러우니까"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22일 오후 6시 38분 게시자는 민 의원에게 뜻밖에 답문을 받았다. 본인 이름의 세 글자만 적힌 문자 메시지였다.
게시자는 당황한 듯 "개인 신상정보를 불법으로 사찰한 것이냐"고 물었지만, 답문을 받진 못했다.
해당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확인에 나서겠다며 민 의원에게 직접 문자를 보냈다.
한 누리꾼은 민 의원에게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게 사실이냐"고 물으며 "그러라고 국민이 준 권력이 아닐 텐데 부끄럽지 않나"고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이외에도 "문자 보냈더니 실명을 알아낸다는 말을 들었다. 개인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하다. 내 이름은 뭐 같나" "역시 민간인 사찰의원답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는 후기들이 이어졌다.
다수의 후기에 따르면 민 의원은 누리꾼들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답문했다.
민 의원은 "놀랍나? 문자폭탄 보내는데 1초도 안돼서 이름을 맞추는게?"라며 "놀라지 말고 쓸데없이 문자 보내지 말라. 지금은 익명성에 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사찰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사찰이 아니고 앱의 승리"라며 "더이상 괴롭히면 자위조치를 하겠다. 친절한 경고"라고 답했다.
민 의원이 사용했다고 밝힌 앱은 '콜앱(CallApp)'이라는 발신자 정보 알림 어플리케이션으로 전해진다.
이 앱은 설명란을 통해 "복합, 무제한적인 발신자 정보 제공자. 몇십억개의 모르는 발신 번호를 표시하고, 연락처를 페이스북·구글 플러스·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정보로 업데이트한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어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당혹스러워하는 한편,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는 앱이 합법적일 수 있냐는 지적이다.
자신을 모바일 관련 업종 종사자라 밝힌 "실바***'는 "어떤 서비스건 휴대전화번호와 그외 다른 정보를 수집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면 불법이다. 앱을 설치 않았고 정보제공 동의 또는 그에 준하는 동의를 하지 않았을 경우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또한 방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앱의 불법성을 주장했다.
'온리***'은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폰에 있는 모든 연락처를 긁어모아 가져가서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 앱만 설치돼 있으면 모르는 번호도 주인의 이름을 알 수 있는 것. 설치하지 않는게 정답이긴 한데, 나혼자 설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매우 위험한 앱이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레전***'은 "콜앱이라는 것도 있고 정보를 수집해주는 것도 맞다. 그런데 이 앱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며 물음표를 달았다.
'q1e***"은 "언뜻 봐도 불법 어플인 것 같은데 국회의원이 이런 어플을 써도 되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심각성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냉소했다.
'dmm***'는 "저 어플로 이름을 알아낼 수 있다 치더라도 항의하는 사람에게 이름 석자를 답장으로 하는 저의는 뭘까. 오만해 보인다"고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