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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홍준표의 '막말 대잔치' 왜 공감 대신 공격받나



정치 일반

    [Why 뉴스] 홍준표의 '막말 대잔치' 왜 공감 대신 공격받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대선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좌충우돌 '아무말대잔치'를 이어가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주장했고,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어차피 민주당에 흡수될 당"이라고 했다.

    홍 전 지사는 특히 "어차피 이 정권은 주사파 운동권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면 오래 못 간다고 본다"며 색깔론에 이어 조기탄핵까지 내비쳤다.

    그러나 홍 전 지사의 '아무말대잔치'는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고 고소를 유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홍준표의 아무말대잔치 왜 여기저기서 얻어터질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이번 대선의 패배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라며 "한국당의 새로운 출발은 혁신"이라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홍 전 지사의 '막말 시즌2'가 시작된 것이냐?

    = 그렇게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도 한 달여 만에 24%의 득표를 올렸는데 그건 홍 전 지사의 개인기와 노이즈 마케팅이 먹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당 대표 경선에서도 '아무말대잔치' 또는 '막말 시즌2'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하거나 전교조와 민주노총을 겨냥해서 막말을 쏟아냈고, "부모님 상도 3년이면 탈상하는데 아직도 세월호 배지 달고..."라거나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가 하는 일" 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막말과 네거티브 논란을 자초했다.

    홍 전 지사는 대표 출마후에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야당인 국민의당을 '민주당에 흡수될 당'으로 또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고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홍 전 지사의 막말이 의도된 것인가?

    = 홍 전 지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고,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도 당선된 유력 정치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처럼 막말을 쏟아내면서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스스로도 "(막말로) 매도하지마라, 가장 전달하기 쉬운 서민의 말로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을 했다.

    홍 전 지사의 발언은 시점이나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문을 보면 비장감이 들 정도로 진지하다.

    "이번 대선의 패배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보수는 안일했고 나태했습니다. 영원히 집권할 것처럼 오만했습니다. 변화를 보지 못하고 민심을 읽지 못했습니다. 보수는 비겁했고 무책임했습니다. 한줌도 안되는 기득권에 숨어 자기 살 궁리만 했습니다. 선거 마지막까지도 서로를 헐뜯으며 싸우기에 급급했습니다. 국정이 무너지고 파탄의 지경에 올 때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을 근거로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출발은 혁신입니다. 당을 전면 쇄신하겠습니다. 변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기득권에 급급한 이익집단, 자신의 권력과 안위만 추구하는 웰빙정당, 비전도 대안도 없는 무능한 정당, 이제는 안됩니다"면서 "국민이 인정할 때까지 혁신하고 또 혁신하겠습니다. 쉽게 이루어진 역사는 없습니다. 시련이 없으면 성취도 없습니다. 집권여당의 안이함이 우리를 분열시켰지만 패배의 고통은 다시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할 것입니다"고 앞으로의 대안까지 제시한다.

    홍 전 지사는 그러면서 기자간담회에서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라며 홍석현 전 회장의 청와대행을 두고 중앙일보·JTBC 보도가 거래가 있는 것처럼 비판했다. 기사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그렇게하면 여론의 관심을 끌게 되는 건가?

    =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지 않나? 홍 전 지사에게 이런 행보가 의도된 것인지를 묻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직접 듣지는 통화는 못했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그게 드러난다.

    홍 전 지사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중앙일보와의 갈등을 소개하면서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민들에게 잊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기사는 아직 자유 한국당이 살아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정치인은 부고기사 외에는 자주 언론에 보도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의도된 행보임을 내비친 것이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은 경희대 교수도 "홍 전 지사의 막말은 고쳐야 한다"면서도 "평소의 말이나 연설을 들어보면 탁월한 감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홍 전 지사가 아니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를 잘아는 정치권이나 언론계 인사들도 홍 전 지사의 '막말'은 의도된 발언이라면서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막말로 재미만 보는 건 아니지 않나?

    = 홍 전 지사와 홍석현 전 회장의 갈등 과정을 보면 홍 전 지사는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갈등 증폭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된다.

    홍 전 지사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하면서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끌고 들어갔다.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비난한 것이다.

    홍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홍 전 지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홍 전 지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전 지사는 그러자 20일 페이스북에 "요즘 대선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면서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중앙일보 그룹을 다시 겨냥했다.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이 22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며 검찰에 고소하자 '유감'이라며 '무서운 언론권력'이라고 다시 공격했다.

    홍 전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오늘 홍석현회장측에서 저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했다는 말을 들었다. 비판을 봉쇄할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면서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로서는 메이저 언론사와의 송사가 부담스럽겠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 다툴수록 홍 전 지사에게 유리해 지는 건가?

    = 홍 전 지사는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싸울 것이다. 싸우면 싸울수록 홍 전 지사의 인지도는 높아질 것이다. 당 대표가 된 뒤에도 야당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갈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홍 전 지사의 이런 막말 파동이 먹혀들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친이도 친박도 아닌 홍 전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고, 당 대표 경선에서도 친박계가 아닌 비주류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전하면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에 흡수될 것'이라고 했다가 호되게 당하지 않았나?

    = 그렇다. 홍 전 지사는 "현재 다당제 구조가 양당제로 바뀔 것"이라면서 "어차피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흡수될 것"이라면서 "지방선거 전에 이 구도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점쟁이인가? 그렇게 점치면 따귀밖에 안 맞는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 '따귀'를 언급한 이유를 물으니까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흡수된다는 말은 실례되는 말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면서 "그래서 당원들이 그 소리 들으면 따귀나 맞는 점쟁이가 될 것이라고 그랬다. 점괘도 틀렸고"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말이 안 된다. (당 대표)당선될 궁리나 할 것이지 무슨 정치평론가라고"라면서 "(홍 전 지사는)막말을 말릴 수 없는 사람인데 막말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고 범위가 금도가 있지 아무말이나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를 했다.

    홍 전 지사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검찰 선후배로 박 비대위원장이 대선배이고 홍 전 지사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가 박주선'이라고 할 정도로 잘아는 사이다.

    ▶ 홍 전 지사의 막말, 왜 여기저기서 얻어터지는 것이냐?

    = 첫 번째는 선을 넘어 섰기 때문이다. 홍 전 지사가 '아무말대잔치'를 통해 여론의 관심을 끌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보는건 사실이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과연 온당한가 하는 문제는 별개다.

    홍 전 지사가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로 규정하고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는데 이는 대선불복으로 비쳐 질 수 있다.

    대선에 출마해 24%의 지지로 2위를 차지한 후보자가 새정부 출범 2달도 안 됐는데 '탄핵'을 언급 하는 게 옳은 일일까?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홍 전 지사가 대선과정에서 경쟁후보를 공격하는 것과 대선 이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공격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도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 의원은 "반드시 우리 당을 잘 개혁해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성공하고 총선 승리하고 다음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까지 지금 안 갈 것 같다. 그렇죠?"라면서, "여러분, (문재인 정부가) 오래 못 갈 것 같다.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는 걸 방치한 자유한국당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안됐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두 번째는 당장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 때문이다.

    홍 전 지사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24%의 득표를 했고 당 대표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건 사실이겠지만 좌충우돌 막말이 때로는 득이 아니라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따귀' 발언으로 넘어갔지만 중앙일보그룹에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미디어네트워크 핵심관계자는 "책임있는 정치인이면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하고, 근거없는 발언을 했으면 응당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말고 식 비방이나 폭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와 정치 문화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당당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자신의 중앙일보에 대한 언급을 '1인 미디어 시대에 개인의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막말이 지지층을 넓히는 데는 한계로 작용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막말로 재미를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폭풍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바른 정당의 하태경 의원은 홍 전 지사를 겨냥해 "홍준표 전 지사 아직 술이 덜 깼네요. 매일 주사(酒邪) 발언 연속입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 의원은 "자유한국당 쇄신이 잘 될 것이라 국민도 믿지 않고 하느님도 믿지 않고, 심지어 홍준표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홍준표의 막가파 노선으로 보수 재건은 불가능하고,깽판정치를 일삼는 자유한국당때문에 국회만 개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특히 "자유한국당은 제삿날 받아놓은 영구불임정당일 뿐"이라고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홍 전 지사가 "우리 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인 바른정당은 우리가 당 쇄신만 잘 하면 상당수 의원들이 복귀를 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한 역공인 셈이다.

    전교조와 민노총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이미 지난 5월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4월 25일 열린 TV대선 토론에서는 전교조와 민노총을 향해 '대한민국의 가장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와 유세 등을 통해 '전교조와 강성귀족노조를 척결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홍 전 지사의 막말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치인은 세 치 혀가 모든 문제를 일으킨다, 잘못하면 세 치 혀가 사람의 마음을 벨 수도 있다"며 정제된 언어를 주문하기도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대선 때 막말을 쏟아내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지세력 결집으로 24%나 득표했지만 이런 구태정치로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 스스로 "정치보다는 정책이 강한 야당, 비판보다는 대안이 우선인 야당을 만들겠다. 한발 먼저 서민을 챙기고 한발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선언하고도 막말만 쏟아낸다면 자신의 진단대로 자유한국당은 설 땅이 없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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