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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인사권도 도전받는 남경필, '레임덕'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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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인사권도 도전받는 남경필, '레임덕' 어디까지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했다. 이보다 며칠 앞서 남경필 경기지사도 내정됐던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흠결의 질적인 차이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두 내정자 모두 국회와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임명된 건 마찬가지. 협치를 강조해온 두 임명권자 모두 반대하는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결과는 문 대통령은 실패했고, 남 지사는 성공했다. 이번 강행 임명으로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에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반면 남 지사는 사태를 수습하고 다시금 의회와의 '연정'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어찌 보면 취임과 동시에 '연정'을 하겠다며 야당과 정치적 신뢰를 강조해온 남 지사의 이번 사례는 문 대통령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남 지사의 속내가 편하기만 할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남 지사 입장에서는 꿈에 조차 듣기 싫은 '권력누수'의 단면이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 남경필의 '엄중한' 경고 "도시공사 역할, 원점 재검토할 수 있다"

    5월 마지막 째 주의 시작과 함께 경기도시공사 핵심 간부인 네 명의 본부장이 도지사 집무실로 불려갔다. 이유는 분명했다. 남 지사는 직접 이들이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남 지사는 직접 야당 대표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같은 식구라 믿었던 도시공사 노조가 '반기'를 들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집안 단속도 못하면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남 지사의 한 측근은 "노조가 비서실에 메시지를 보내 사장 임명을 강행하면 지사 측근을 고발하겠다는 등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이 지사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며 "더욱이 사장 공백기에 직원들을 잘 다잡아야 할 본부장들까지 나서서 지사의 인사권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도시공사 네 명의 본부장 중 공사 내부에서 자체 승진한 정동선 본부장을 제외하면, 이부영 부사장과 김기봉·송상열 본부장 등은 경기도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내려갔다. 다시 말해 남 지사의 '보은'을 입은 공무원들이다.

    도시공사 한 관계자는 "남 지사가 본부장들에게 '도시공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는 등 분명하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본부장들은 바로 다음날 각 처장들을 소집해 지사의 의중을 전달했으며, 전세는 찬성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 손톱 밑 가시를 어떻게 해야 할까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더욱이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남 지사 측근들 사이에선 공직기강을 바로 잡는 것과 함께 측근들에 대해서도 '지사의 령(令)'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의회 청문회가 끝나고 사장 임명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도시공사 내부에서도 수시로 임원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를 주도했던 인물이 바로 남 지사 측근인 A 간부다. A씨는 지사의 측근으로 사장 공백기 여러 정무적 판단의 중심에 섰던 실세 중 실세였다.

    하지만 지사의 의중을 파악하고 본부장들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던 A씨가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게 측근들의 판단이다.

    또 다른 남 지사의 한 측근은 "지사의 상황과 앞날을 생각했다면 (A 간부가)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장 공백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욕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공사 내부에서는 A 간부와 본부장들이 김 내정자가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간부는 18일 노조의 반대 성명이 발표되자, "어차피 지사가 NO(노)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는데, 왜 성급하게 성명서를 냈냐"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도 전해졌다.

    공사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사장이 오지 않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초기인 문 대통령에 대해 외교부 노조는 강경화 내정자에 대해 일찌감치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임기를 꼭 1년 남긴 남 지사에 대해 경기도시공사는 반기를 들었다.

    내정자, 개개인의 자질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 지사의 손톱 밑 가시는 계속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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