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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소녀' 김옥빈이라 가능했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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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소녀' 김옥빈이라 가능했던 '성장일기'

    [노컷 인터뷰 ②] "시골에서 자란 나, 스스로 순박한 정서 좋아"

    배우 김옥빈이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옥빈을 보면 다소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전라남도 순천 출신인 김옥빈은 지금도 '시골 감성'을 가진 배우다. 스스로 그걸 인정한다며 웃는 그에게서는 꾸밈없이 순박한 정서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와서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알고 지낼수록
    순박한 시골의 '소울'이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순천에서 태어났고, 광양에서 자랐거든요. 사방이 논밭이었고 그런 풍경을 보면서 10년 이상 등하교를 했어요. 교복 입은
    채로 계곡에 가서 수영하면 젖은 상태로 집에 가고 그랬죠. 저 스스로 그런 감성이 있는게 좋아요. 아직도 부모님이 고향에 살고 있어서 자주 내려가고 친구들도 만나요. 나중에는 고향 가까운 쪽으로 이사가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활달한 성격의 김옥빈은 운동 각종 스포츠를 섭렵하며 운동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시골 특성 상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김옥빈의 성장과정은 영화 '악녀'의 액션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가장 건전한 오락거리가 운동하고, 밥먹고, 빵 사먹고 이런 거였죠. 동생(배우 김고운)도 제가 한 운동들은 다 할 줄 알아요. 기본적으로 몸을 쓰는 걸 좋아해요. 정적인
    스포츠보다는 동적인 스포츠를 좋아하고요. 하나 하나 익혀가면서 성취감이 생기는 걸 좋아하거든요."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는 좋은 환경이었지만 배우라는 꿈을 꾸기에는 척박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연기 학원을 다녔다는 김옥빈은 버스로 1시간 10분 걸리는 그곳에 꼬박 꼬박 출석 도장을 찍었다. 배우 한인수가 체인으로 운영하던 학원 중 하나였다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그만뒀는데 중학교 때도 클럽 활동으로 연극반에 들어갔었어요. 마냥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체감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영화관도 너무 멀고. 마치 저와 먼 곳, 다른 곳의 일인 것 같았는데 고등학교 3학년 졸업식이 다가오니까 그 때는 진짜 배우를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배우 김옥빈이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무작정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온 뒤에는 친척집에 신세를 졌다. 이후 홀로 고시원에 독립해서 대학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다. 수없이 오디션을 보고, 또 봐야 했지만 배우를 향한 김옥빈의 꿈은 확고했다.

    "처음에는 고모집에 얹혀서 생활을 했고, 그 다음에는 이모집에 갔다가 혼자 독립을 했어요. 그렇게 독립한 곳이 경기도 구리 쪽 고시원이었는데 보니까 다 제 또래 대학생 여자 아이들이더라고요. 아이들은 예쁘장한 애인데 교복을 입고 다니지를 않으니까 몇 살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대요. 나이를 밝히고 나니 저랑 동갑이라 배우하려고 올라왔다고 했죠. 너무 친해지게 돼서 매일 셋이 같이 밥먹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요즘에도 SNS로 안부 전하고 그래요. 그 때는 김갑수 선생님이 원장이었던 학원에서 트레이닝을 받았었네요."

    무모하리만큼 겁이 없었던 청년 김옥빈의 선택이 결국 지금의 김옥빈을 만들었다. 그는 그런 자신의 긍정적인 성격이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고백했다.

    "잘 몰라서 용감한 거죠. 뒷수습할 때는 힘들 수도 있지만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생각이잖아요. 전 별로 심사숙고하지 않는 제 성격이 마음에 들어요. 일이 잘 풀리기 전까지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힘들면서도 '잘 될 건데 생각하지 말자. 머리만 아프다'라고 생각없이 지내서 괜찮았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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