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산'으로 가는 안경환 후보 논쟁…검찰 개혁 흔들리나



법조

    '산'으로 가는 안경환 후보 논쟁…검찰 개혁 흔들리나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첫 개혁과제는 누가 뭐래도 검찰 개혁이었다. 실제로 조국 민정수석은 "정윤회 문건 수사와 세월호 수사 외압을 재조사해야 한다"며 제1 과제로 검찰 개혁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청와대는 그 후속조치로 과거 정권에서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며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된 검찰고위 간부들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전광석화처럼 물갈이 했다.

    곧이어 인적 청산과 함께 제도 개혁을 위해 문 대통령은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도장 위조 혼인신고'와 아들의 퇴학처분 무마 의혹, 그리고 '남자란 무엇인가' 등 저서 논란으로 심대한 위기에 처해 버렸다.

    안 후보자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탈검사화와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청문회에서 평가를 받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서초동 주변에선 벌써부터 그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시간 문제일 뿐 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안 후보자 해명으로 자격 시비 논란 "들불이 '산불' 되나"

    안 후보자의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법조인은 "안 후보자는 솔직하게 '과거의 일'을 고백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상대 몰래 도장을 위조해 혼인 신고를 했다'는 자백은 오히려 법무장관으로 적격한 지에 대한 더 큰 의문을 던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법조인도 "과거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에 침묵하다가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와 해명을 하면 그 해명은 더 큰 논란을 낳았다"며 "자격 시비가 그동안 들불 같았다면 이제는 산불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가 '도장 위조'를 인정한 것은 용기있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40여년 전의 20대 중반에 일어난 한때의 잘못된 과거행동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형사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균형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안 후보의 혼인신고나 아들문제 그리고 저서 논란은 반드시 '법적 판단'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안 후보 자격시비 논쟁으로 검찰 개혁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법무장관 후보자로서의 위신과 권위가 매우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무효 판결이 난 첫번째 결혼신고 과정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힌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안 후보자는 "(혼인신고 도장 위조)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은 당연히 억울할 것이다. 자연인으로 살았다면 그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을 것이다. 공직자 후보로 나섰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안 후보 자격시비의 골자가 된 '3가지 패키지'는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입에 담을 수 있는 '추문' 내지는 '스캔들' 과 같은 것들이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들인 것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검찰 개혁'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다. 국민은 지난 10년간의 검찰 횡포에 질려 있다. 그 무슨 일이 있어도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만은 반드시 완수하라는 것이 국민의 지상 명령이다.

    그런데 개혁의 전도사가 '추문'에 시달려선 안된다. 개혁의 책임자가 '희롱'이나 '말썽'의 대상이 되는 순간 개혁의 추동력은 곤두박질 치게 된다. 검찰 개혁에 버티는 '반동 세력'들은 그런 상황을 '희화화'하고 즐길 것이 뻔하다.

    특히 검찰과 국회 주변에선 안 후보자의 제2, 제3의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여러 소문이 돌고 있다. 서울 H고등학교의 선도 특별교육을 받고도 아들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했다는 논란은 진위여부에 따라 문재인 정권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잠재적 사안이다.

    (사진=자료사진)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을 용의주도하고 실질적으로 만들어 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개혁은 오늘과 내일 일단의 '우병우 라인'을 인적 청산했다고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 개혁은 끊임없는 논쟁과 설득을 통한 지난한 과정이다. 법무 장관은 그 중심이다.

    안 후보자 문제는 안 후보자로만 끝나지 않는다. 안 후보자 문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입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필요에 따라선 신속하게 정리하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도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