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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김상조 투톱에 하림∙BBQ '나 떨고 있니'



경제 일반

    김영록∙김상조 투톱에 하림∙BBQ '나 떨고 있니'

    김영록 후보자, 장관 지명 3-4일 전에 이미 축산업계 문제점 현장 파악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자료사진)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전남 완도군수와 행정부지사, 국회 재선의원을 지낸 김영록 후보가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농업, 농촌의 문제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역할 변화를 끊임없이 촉구했던 대표적인 현장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와 농업 관련 단체들은 앞으로 농업, 농촌 분야에서 개혁의 태풍이 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농업계 재벌인 계열화업체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과 치킨가격이 수급에 관계없이 계열화업체와 프랜차이즈업체에 의해 좌지우지 돼 왔다는 점에서 변화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주목된다.

    ◇ 김영록 후보, 농업 분야 고강도 개혁 추진

    김영록 후보자는 지난 13일 '후보자 지명에 따른 소회'를 통해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는 우리 농업, 농촌을 생각할 때 어깨가 무겁다"며 "쌀과 가축질병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과 일선 행정 경험 등을 바탕으로 농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과 함께 하면서 농업의 일대 혁신과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평소 김 후보자의 정책 후견인 역할을 해 왔던 축산관련 단체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말하는 혁신과 개혁은 특히 계열화업체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계열화업체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농업 분야 최우선 개혁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자료사진)

     

    ◇ 하림, 마니커, 참프레 등 '계열화업체'…농업 축산분야 절대 '갑'

    계열화사업이란 농협과 하림, 마니커, 참프레 등 대형 업체들이 일반 농가와 계약을 통해 사육부터 도축, 유통, 판매까지 일괄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계열화업체는 이들 법인을 일컫는다.

    계열화업체는 완벽한 유통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소비가 둔화되거나 가격 폭락사태가 와도 절대 '갑'인 반면, 사육농가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지난 2014년 10월 전국 가금류 사육농가 3434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육계 계열화사업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 320가구 가운데 0.9%만이 계열화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육농가의 76%가 사육수수료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계열화주체가 공급하는 병아리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응답한 농가도 64%에 달했다.

    결국 농식품부는 계열화업체와 사육농가들의 내부 갈등이 AI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책임관리제도'를 도입했다.

    계열화업체와 생산농가 간 계약내용과 외국인근로자 고용실태, 가축거래기록, 방역정보 등을 추가 등록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육계 농장을 위탁 운영하는 김석구(56세)씨는 "지난 2008년 이후 AI가 발생했다고 계열화업체가 망했다는 얘기를 들어봤냐"며 "정부가 아무리 책임관리제도를 만들었어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업체 횡포도 줄지 않았다"고 전했다.

    ◇ 치킨 프랜차이즈업체…통제 불능의 '슈퍼갑'

    게다가, 이들 계열화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하림은 '맥시칸 치킨' 브랜드를 갖고 있고, 체리부로는 '처갓집' 브랜드를, 한강 CM은 'DD 치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계열화업체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관리농장이 있는 농협 목우촌은 '또래오래' 브랜드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 사조는 가공품인 '치킨 너겟'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고, 마니커와 참프레 등은 BBQ, KFC 등 프랜차이즈업체에 닭고기를 납품하고 있다.

    이들 계열화업체와 프랜차이즈업체는 산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닭고기를 확보한 뒤 치킨 사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최근 육계 산지출하가격은 1kg에 2050원이지만 계열화업체들은 당초 계약을 통해 1600~1700원에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치킨 값 인상에 대해 자제하도록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지만 계열화업체와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이들은 슈퍼 갑이기 때문에 누가 통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 김영록, 김상조 '투톱'…"계열화업체, 프랜차이즈업체 긴장해야 할 것"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함에 따라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인상 담합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최대 계열화업체로 최근 편법승계와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하림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입장으로, 계열화사업의 민낯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장 행정을 강조하는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도 계열화업체의 AI 방역 책임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닭고기 구매 과정 등을 샅샅이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공식 지명되기 바로 3~4일 전에도 닭, 오리 농장을 방문해서 농민들과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얘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변종 AI가 포착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근원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이미 장관으로 내정됐던 김영록 후보자가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AI가 발생하면 닭과 오리를 키우는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계열화업체들은 정부 보상금을 통해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동안 농가들이 김 후보자에게 누누이 전달했다”며 “아마도 계열화사업의 병폐를 개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올렸지만, 닭사육 농민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열화업체, 농민들 사이에 불공정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업체들은 이제부터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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