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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웜비어를 17개월 만에 돌려보냈나



미국/중남미

    북한은 왜 웜비어를 17개월 만에 돌려보냈나

    • 2017-06-14 13:35

    北관광왔던 美청년 혼수상태로 고국 땅 도착...사망시 후폭풍 막으려 급히 석방 분석도

    오토 웜비어가 13일(현지시간) 오후 신시내티 런킨 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폭스뉴스가 속보로 전하고 있다. (폭스뉴스 영상)

     

    평양 관광을 갔다가 북한에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7개월 만에 고국 미국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가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왔고,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점이다.

    ◇ 공항 도착하자마자 응급실로...

    웜비어를 태운 비행기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3일 밤 10시 20분에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런킨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가 내리자마자 공항에 대기하던 앰뷸런스가 웜비어를 태우고 신시내티 대학 병원으로 급히 달렸다.

    웜비어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웜비어의 가족들은 그가 북한에서 1년 이상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채로 있었다고 전했고, 현지 언론들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에 걸렸다가 수면제를 먹은 뒤 의식불명에 빠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이날 웜비어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2명의 의사들은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날 미국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웜비어가 주기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 보고서를 최근에 받았다고 보도했다. 웜비어가 구타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 북한이 미국에 "먼저 만나자"..급박한 상황 암시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 관광 도중 자신이 묵던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같은해 3월에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2월 말, 북한에서의 재판 도중 울먹이는 오토 웜비어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영상)

     

    워싱턴포스트와 AP,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웜비어의 상태에 대한 정보는 지난 6일에 북한에서 먼저 유엔주재 북한대사를 통해 미국 측에 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직접 지난 11일 방북해 웜비어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

    웜비어의 상태가 북한이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CNN은 웜비어를 북한에서 치료할 가망이 없다면 그가 북한에서 사망하는 것보다는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웜비어가 사망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그를 억류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치가 없어지고, 미국의 보복조치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급거 석방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석방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짐짓 인도적인 면모를 보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이번 웜비어의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생명을 중요시 여긴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도 이득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로 조셉윤 특별대표를 보낸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자신을 대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다.

    ◇ 북미채널 가동됐지만...미국 내 북한 여론 더욱 악화될 수도

    이번에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유엔을 통한 북미뉴욕채널이 가동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갑작스런 사태로 가동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막혀있었던 채널이 재가동됐다는 점에서 북미간 접촉 창구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웜비어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고 그가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단순히 북한 관광을 떠났던 20대 청년이 17개월 만에 반송장이 되어 돌아온 상황에 대해 미국인들은 더 크게 분노할 가능성이 높다.

    미 상원 롭 포트먼 의원은 이날 웜비어의 석방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오토 웜비어의 억류와 재판은 불필요한 것이었고, 웜비어를 구속한 뒤 1년 이상 영사의 접견을 금지한 것은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무시한 극도의 사례”라고 북한을 맹비난했다.

    게다가 아직도 3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상황이라,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된다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오히려 더 멀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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