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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 복원 예산쟁탈전? 가야처럼 망할라"



사회 일반

    "가야사 복원 예산쟁탈전? 가야처럼 망할라"

    - 가야사 복원이 국정과제…감개무량
    - 3국 중심 고대사? 가야 600년 놓쳐서야
    - 가야사 공백, 日역사왜곡에 악용되기도
    - '역사 바로잡기'로 '영호남 화합'까지
    - 벌써 시군 예산쟁탈전 조짐…경계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지시했습니다. 가야… 옛날 삼국시대의 고구려, 백제, 신라. 이 세 나라와 공존했던 국가죠. 하지만 우리는 교과서 다섯 페이지 분량으로 배운 게 전부입니다. 이런 가야를 복원하라.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라. 이런 주문이 나온 겁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가야사 복원 문제, 대체 무엇 때문에 집권 초기 국정과제로까지 내걸게 됐을까요. 가야사 전문가 만나보죠. 인제대학교 역사고고학과 이영식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영식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문재인 대통령도 스스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뜬금없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요. 그 자리에 있던 참모들도 "가야사요?" 이렇게 반문을 하고요. 교수님은 예상하셨어요?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로 포함시켜라.

    ◆ 이영식> 글쎄요. 저희처럼 한 40년 가까이 가야사만 연구해 온 사람으로서 상당히 감개무량한 그런 일인데요. 아마 가야사가 600년이나 되는 거 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려 왕조가 450년이고 조선 왕조가 500년인 걸 감안하면 가야사 600년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우리 역사의 시기죠.



    ◇ 김현정> 아니, 고려가 450년이었는데 가야가 600년이었습니까?

    ◆ 이영식> 네, 기간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그런 600년이나 되는 가야사가 우리 역사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만을 가리키는 삼국시대라는 이름, 그리고 그런 역사관 때문에 상당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라도 가야사 연구에 힘을 실어서 복원도 하고 관련 유적도 정비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아마 드셨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얘기 나온 김에 그 얘기부터 좀 나눠보죠. 가야가 왜 이렇게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거죠?

    ◆ 이영식> 우리 고대사를 전해 주는 기록들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우연히 '삼국(三國)'자 붙은 역사기록물이 2개만 지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원래 기록에 따라서 삼국시대 이런 명칭이 붙여지게 됐고 그러니까 고구려, 백제, 신라 이외에는 좀처럼 돌아보지 않는 그런 역사 연구와 그리고 교육이 되어왔던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가야사에 소홀했던 사이에 일본이 가야를 두고 역사를 왜곡하는 이런 일들도 있었죠?

    ◆ 이영식> 그거는 당연히 그랬던 게 우리가 가야사를 연구하지 않으니까 그 지역이 대개 공백으로 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은 제국주의시대부터 한강 이남의 한의 남부를 근대 식민지처럼 경영을 하고 그리고 가야지역의 그 통치기관인 임나일본부라는 걸 뒀다는 설을 내세우게 됐던 거죠.

    ◇ 김현정> 그 유명한 임나일본부설.

    ◆ 이영식> 그렇죠. 그것도 기간도 AD 4세기부터 6세기까지 무려 200년 동안이나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고 그 중심적 통치기관이 임나일본부라고 하면서요. 그게 가야지역에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남 함안이라든지 또 이런 지역에 있었다는 설이 침입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전혀 근거 없는 얘기입니까?

    ◆ 이영식> 전혀 근거는 없는 얘기고요. 일본서기의 기록을 어떻게 읽느냐. 오히려 한일 간 어느 정도 왜에서 파견한 사신이라고 하는 게 그렇게 후대에 통치기관처럼 서술이 이어졌다고 하는 게 이제 점점 정설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니까요. 그거는 전혀 낭설임이 밝혀지고도 또 밝혀진 셈이죠.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그러면 그렇게 소외돼 있던 가야. 지금 왜 가야인가. 왜 복원해야 되는가. 왜입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정기획자문위에 가야사 연구와 복원 정책을 주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이영식> 그거는 우선 우리 고대사가 불완전하게 구성이 돼 있었으니까 우리가 올바르게 우리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빠진 구멍을 우리가 메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그게 우리 역사 바로보기의 연장선이겠고요. 그다음에 지금 말씀하셨듯이 역시 우리가 공백으로 두니까 일본 쪽에서 임나일본부 같은 그런 낭설이 끼어들어오게 됐습니다. 그런 것들도 제대로 비판하고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면서요.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린다면 역시 고고학적인 발굴 성과가 상당히 중요하죠. 아무래도 신라, 백제 문화권의 그런 유적의 발굴조사라든지 정비 복원이 집중되었던 건 사실이죠. 그래서 그런 쪽에서 새로운 자료의 획득이라든지 또 유적을 조사하고 정비 복원을 하면, 그걸 통해서 우리 국민들은 가야사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최근에 지리산 인근 전북 장수 이런 호남 지역에서도 가야 유적들이 꽤 나왔다면서요.

    ◆ 이영식> 네네. 그래서 그런 우리 새로운 지식들이 역시 발굴조사를 통해서 출토되는 유물과 유적에 의해서 획득되는 거니까요. 아무래도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해야 되겠다. 그런 시점에 있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거는 일단 '역사 바로잡기'라는 측면에서 가야사는 분명히 되살려야 한다, 복원해야 된다 말씀하셨고요. 또 한 가지는 가야를 연구하는 게 '뿌리깊은 동서 간 지역정서를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거는 무슨 얘기입니까?

    ◆ 이영식> 지리산 서쪽에 북쪽에서부터 보면 진안-장수-임실-남원, 남쪽으로 내려와서는 광양-순천-여수… 이와 같은 전라도 동부지역에서 고고학적인 발굴 성과를 통해서 가야의 고분군이 엄청 확인되었고요.

    ◇ 김현정> 원래 가야는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낙동강 유역 그러니까 부산 경남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전라도 지역에서 유물이 나오는 거예요.

    ◆ 이영식> 네네, 그렇죠. 우리가 전라도 동부지역을 가야문화권으로 편입해서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습니다. 바로 그런 내용들을 기초로 한다면 가야 연구가 동서 교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 이런 지적이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것들을 목표로 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야사 복원사업에 나설 텐데. 일각에서는 역사 연구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 조금 우려하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가야사 복원을 추진했지만 이명박 정부로 정권 바뀌니까 사업이 뚝 중단됐던 것도 있고,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 주도로 국정교과서 추진했던 것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영식> 국가시책으로 역사 연구라든지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그런 맹점이 분명히 있죠. 그렇지만 어떤 방향성의 제시라고 하는 게 지금 전혀 결여된 부분을 우리가 연구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죠. 가령 예를 들어서 이 역사의 장면은 이렇게 설명해야 된다든지 교과서에서는 이런 것들을 더 넣어야 한다든지 그다음에 유적을 정비하는 데 이 유적은 이런 모양으로 해야한다든지, 그런 구체적인 사항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그런 방향 제시에 따른 폐단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은 적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벌써 가야 문화권 지역에 시군 지차체들은 무슨 예산 획득 경쟁에 나서는 것 같은 그런 모습들을 벌써 보이고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서로 자기 쪽에 예산 많이 따려고 경쟁하는?

    ◆ 이영식>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대통령이 이 가야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예산도 지원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시군이 보다 더 예산 획득을 해야 되겠다. 그래서 아마 각개전투에 나서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거야말로 큰 문제점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야의 역사가 분립돼 있어서 망했거든요. 그랬는데 지금 현재 시군 각각 각개전투식으로 예산 쟁탈전에 나서는 걸로 지원사업을 계속한다고 한다면…

    ◇ 김현정> 그렇게 하면 지원사업이 망하겠군요?

    ◆ 이영식> 그러면 그거는 과거에 가야 멸망을 되풀이하는 것 아닌가, 분립해 있어서.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가야가 사실은 전형적인 지방분권 형태를 취하는 이런 국가였는데 그것 때문에 결국 망하게 됐는데 지금 모양이 좀 우려스럽다. 그런 전철를 밟아서는 안 되겠다... 마지막 말씀까지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하여튼 복원 사업 잘 되는 것,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영식>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인제대학교 역사고고학과 이영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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