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돌아온' 은화·다윤 엄마가 목포신항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



광주

    '돌아온' 은화·다윤 엄마가 목포신항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

    "남겨진다는게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지…미수습자 가족 모두 손잡고 함께 떠날래요"

    단원고 학생 허다윤·조은화 양의 엄마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 수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색과정에서 수습된 유해들의 신원이 하나 둘 확인되고 있다.

    세월호가 인양된 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미수습자는 고창석 교사와 허다윤, 조은화 양이다.

    신원이 확인된 미수습자는 이제 실종사에서 사망자로 처리되고, 그 가족들도 미수습자 가족이 아닌 희생자 유가족이 되었다.

    원한다면 확인된 유해로 장례를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가족들은 여전히 목포신항을 떠나지 않고 세월호를 지키고 있다. 왜 이들은 고통과 설움, 아픔만을 간직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특히 다윤 엄마 박은미씨와 은화 엄마 이금희씨는 떠날 마음은 커녕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괜히 미안하기만 하다.

    3년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까지 팽목항을 다 떠나고 9명 미수습자 가족들만 남겨 졌을 때 그들은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은 '마지막으로 남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그때의 공포와 두려움이 다시 되살아난다.

    은화 엄마와 다윤 엄마는 남겨진 다는게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지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아직 유해조차 찾지 못한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을 남기고 차마 떠날 수 가 없는 것이다.

    은화 엄마는 떠나지 않는 아니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너무도 잘 압니다. 남겨진다는 게 얼마나 아픈지. 두려운지. 무서운지.... 천일을 넘게 그 아픔을 함께 한 분들을 뒤로 하고 내 아이를 찾았기 때문에 간다는 것은 엄마로서, 또 사람으로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은화 엄마와 다윤 엄마가 목포신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비록 신원이 확인되기는 했지만 온전치 못한 유해의 손가락 발가락까지 다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다윤 엄마와 은화 엄마는 미수습자 9명을 다 찾은 뒤 함께 손잡고 돌아가기로 다짐했다.

    "은화가 먼저 돌아와서 다행이다, 라고는 할 수 있지만 '그 다행이다'를 9명이 다 같이 느껴야 합니다. 만약 제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면 너무 슬프고 아플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일 아픈 부모들이 고개를 숙이고 아파하는 일은 두 번은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함께 갈 겁니다. 미수습자 9명 가족 모두가 손잡고 함께 목포신항을 떠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은화 엄마의 모습에는 단호함과 비장함이 서려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더 이상 실종된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때, 마지막 희생자들의 장례를 치르고 보내주는 것도 9명을 다 찾고 나서 같이 보내 줄 계획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