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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미국, 기후변화 주범인데 "파리협정 탈퇴"



미국/중남미

    이기적인 미국, 기후변화 주범인데 "파리협정 탈퇴"

    • 2017-06-02 07:54

    미국 리더십은 어디에?…빗발치는 비난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국 백악관 영상 캡처)

     

    미국이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이 미국에 과도한 책임을 지워 불공평하며 미국의 경제주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이며, 지금도 중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다.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저버린 것은 물론, 기후변화의 재앙을 막기 위해 지난 1994년부터 20년이 넘게 진행된 전지구적인 협력을 단번에 무너뜨리면서, 미국이 세계의 리더 자격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트럼프, "파리 협정으로 미국 일자리 잃을 것"

    "미국은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특별 회견을 열고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선언이 로즈가든에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정이 미국에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리 협정에 따라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195개국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놨는데, 미국은 2025년까지 적어도 2005년 대비 26%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중국이나 인도를 지목하면서, 이들 나라는 2030년까지 감축의무를 부여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앞으로 13년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2025년까지 미국은 44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포함 2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리협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기후변화 협정이 미국의 경제주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함께 후진국들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기 위한 녹색기후기금(GCF)에도 미국이 너무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미국은 GCF에 30억 달러를 기여하겠다고 선언했고 10억 달러를 이미 기여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20조 달러의 적자를 지고 있고, 돈이 마른 도시들은 경찰을 충분히 고용하지 못하며, 주요 시설들을 보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파리협정을 통해 내야되는 수십억 달러는 미국에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에 보다 공평한 기후 협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 미국 역사적 책임 도외시, 전지구적 노력에 찬물

    하지만 미국은 산업혁명 이후로 전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고, 지금도 중국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고 있다.

    역사적으로 지구 온도상승과 기후변화에 가장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무시하고 협정에서 빠지는 것은 자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엔 기후변화협약 아래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넘게 진행된 전지구적인 노력을 단번에 무너뜨려 미국이 세계의 리더 자격을 스스로 내던졌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책임이 큰 미국이 협정에서 빠지면,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더라도 당장 성장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 파리 협정에서 빠진 나라는 시리아와 니카라과 2개국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탈퇴 대열에 합류하면서, 탈퇴 국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미국의 리더십은 어디에?…빗발치는 비난

    비난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민간 분야는 이미 저탄소 미래를 선택했고, 파리 협정은 기업과 과학자, 공학자들에게 저탄소 투자와 혁신에 물꼬를 텄다"며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하게 됐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도 미국의 여러 주와 도시, 그리고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에 부응하듯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는 파리협정을 따름으로써 부흥한다"며 "트럼프는 무단이탈했지만 캘리포니아는 이런 식의 오도되고 미친 행동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자문단을 떠난다"며 "기후변화는 실제이며 파리 협정을 탈퇴하는 것은 미국과 세계를 위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 탈퇴 결정은 미국의 리더십 포기 선언이자 국제적인 수치"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유엔도 실망감을 내비쳤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구의 안전을 강화하려는 전지구적 노력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논평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재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협상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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