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욱 신임 대검 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1일 대검의 역할을 언급하며 '도서관 사서', '도우미'에 비유했다.
원론적 표현이지만,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일환으로 대검 조직의 슬림화를 포함한 기능 축소 가능성이 법조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대검이 검찰총장을 조직의 정점으로 일선의 주요 수사에 대해 개입하거나 통제하는 기능이 아닌 업무 지원 기구로서의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문을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봉 대행은 이날 대검에서 연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당부발언을 통해 "일선 (검찰청)을 돕고 격려하는 대검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봉 대행은 "대검은 일선 현장에서 필요한 자료와 수사사례, 지식과 정보의 종합창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 달라"며 "대검은 도서관 사서와 같이 제공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검을 일선 검찰청의 애로사항과 막혀 있는 부분을 풀어주는 '해법 도우미', '솔루션 어시스턴트'에 빗댄 것도 봉 대행의 취임 일성이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대검은 원래 지원부서"라며 "지시 부서라기보다는 본연의 역할을 하자는 취지이지, 새롭게 바뀐다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봉 대행은 "새는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둥지를 만든다. 그래야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만들 수 있다"며 "검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위기와 난관은 넘지 못하면 걸림돌이 되지만, 현명하게 대응하면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봉 대행은 새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국민이 원하는 검찰의 모습은 무엇인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은 충분히 지켜졌는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검찰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등을 진정성 있게 보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봉 대행은 이와 함께 "검찰 특수활동비가 취지에 맞게 사용되도록 운용체계를 엄밀하게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 검찰국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과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언급하며 대검과 각급 검찰청에 이같이 당부했다.
봉 대행은 "검찰인 모두는 국민들 보시기에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도록 몸가짐을 경계하고 청렴한 공사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