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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가 국가대표…1등이 소송내자 '이 바닥 뜰거야?'"



사회 일반

    "꼴찌가 국가대표…1등이 소송내자 '이 바닥 뜰거야?'"

    - 꼴찌에 국가대표 자리 뺏겼다
    - 문의하니 그나마 엉뚱한 해명만 돌아와
    - '입바른 소리로 불이익' 소문도
    - 소송 후 갖은 모욕‧협박.. 견디기 힘들어해
    - 예선 기록 감안 꼴찌에 1등? 납득 안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훈 (피해 선수 측 변호사)

     

    지난 2015년 4월 울산에서 열린 수영국가대표선발전. 1등을 하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출전권이 주어지는 아주 중요한 대회가 열렸습니다. 모든 선수들은 당연히 최선을 다했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자유형 100m 종목에서 1등을 한 선수가 아니라 꼴찌를 한 선수가 국가대표로 최종선발이 되는 겁니다. 수영연맹의 결정이었다는데 당시 1등을 했던 선수가 최근에 수영연맹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이 사건의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직접 연결을 해 보죠. 박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지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보니까 이 경기가 있었던 게 2015년 4월인데 소송은 올 1월에 하셨네요?



    ◆ 박지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늦게 2년이나 지나서 제기하셨어요?

    ◆ 박지훈> 선수가 결심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요. 이 바닥이 워낙 좁다 보니까 선수 생명을 걸고 이렇게 하는 형국이 됐습니다. 그래서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소송 제기할 때는 거의 은퇴까지도 각오하고?

    ◆ 박지훈> 네. 사실 이제 은퇴를 각오하고 그렇게 제기한 거죠.

    ◇ 김현정> 그렇다면 2015년, 2년 전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그 당시 수영연맹이 고지한 어떤 국가대표 선발의 기준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대회 시작하기 전에, 그거는 뭐였습니까?

    ◆ 박지훈> '각 종목별 우승한 선수'였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참가 자격 선수 중 각 개인 종목별 1위 선수' 이렇게 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1등이 국가대표다? 아주 심플하네요. 당연한 거고.

    ◆ 박지훈> 네, 당연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선수, 편의상 A 선수라고 칭해 보겠습니다. A 선수가 100m 종목에서 1등을 한 게 분명하고요?

    ◆ 박지훈> 네, 1등을 차지했습니다. 1등을 했고 그것도 대회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 김현정> 대회 신기록으로?

    ◆ 박지훈> 결승에서.

    ◇ 김현정> 제가 지금 보니까 56초 44 기록했네요.

    ◆ 박지훈>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최종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 B 선수라고 해 보죠. B 선수는 그러면 몇 등이었습니까?

    ◆ 박지훈> 결승에 오른 8명 중 최하위를 차지한 선수였죠.

    ◇ 김현정> 8명 중에 8등?

    ◆ 박지훈> 네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다 뛰고 나서 당연히 A 선수는 '내가 됐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겠죠?

    ◆ 박지훈> 당연히 그렇겠죠.

    ◇ 김현정> 국가대표로 B가 선발됐다는 건 언제 알게 됐습니까?

    ◆ 박지훈> 한 달 후에 그 선수가 이렇게 선발됐단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다른 종목에서는 전부 다 1위인 선수가 선발이 됐는데 이 종목만 유독 8위를 한 선수가 선발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물어봤을 거 아닙니까, 수영연맹에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내가 1등 했는데 꼴등이 국가대표가 되느냐.'

    ◆ 박지훈> 수영연맹에도 물어보고 문화체육관광부에도 물어보고 여러가지 비공식적 또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나의 민원 넣기' 이런 데도 넣어보고 회신도 받아보고 했었죠.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자료 사진)

     

    ◇ 김현정> 답변이 뭐가 왔습니까?

    ◆ 박지훈> 답변은 참 이상한 답변이 왔는데요. 일단 문화체육관광부(에서만 답변이 왔고) 수영연맹은 전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요.

    ◇ 김현정> 수영연맹은 일단 답변이 아예 없었어요? 가타부타가 없었어요?

    ◆ 박지훈> 네네.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수영연맹은.

    ◇ 김현정> 그러면 비공식적으로는 있었습니까?

    ◆ 박지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B 선수가 연맹의 이사가 운영하는 사설 수영학원 소속 선수이기 때문에 데려갔다는 소문만 무성하게 있었고, 공식적인 답변은 일절 없었습니다. 납득할 만한 설명은 없었고요.

    ◇ 김현정> 소문만 있을 뿐 공식적으로 이게 납득할 만하든 안 하든을 떠나서 아예 가타부타 설명이 없었어요?

    ◆ 박지훈> 네.

    ◇ 김현정> 여태 없습니까? 2년이 지났는데?

    ◆ 박지훈> 네,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를 했던 거죠. 당시에, 선수 선발 공고문이 난 이후, 한 달 후에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를 했더니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공고된 선발기준상의 '각 개인종목별 1위 선수'라는 기준에 대해서, 수영연맹은, '종목별 예선 및 결선 경기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로 해석하고 대표를 선발한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라는 답변이 문체부의 답변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원래 기준이 그렇다는 거잖아요, 원래가?

    ◆ 박지훈> 원래 그렇죠. 그리고 지금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1위를 했죠.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설명이 또 돌아온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렇게 기준으로 A 선수가 1등을 했는데 왜 1등이 나가지 못했습니까를 묻는 건데 답변이 그 기준입니다라고 엉뚱하게 동문서답이 온 거네요?

    ◆ 박지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황당하네요. 이거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됩니까? 사실은 저희가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수영연맹 측의 입장을 꼭 한번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전화를 넣었습니다마는, 수영연맹이나 그쪽 법정대리인이나 연락을 넣었습니다마는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듣지 못했습니다. 참 답답한 노릇인데. 1등을 하고도 국가대표 선수가 되지 못한 A 선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박지훈> 아… 지금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고요. 사실 이 소송을 제기하기까지도 사실 수영계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선수로 약간… 사실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이런 조치를 받게 된 계기가 입바른 소리하고 그런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은 거라고 암암리에 그런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수영연맹이 그렇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작년에 관리단체로 전락이 됐거든요, 대한체육회의. 그 이전에 그거에 관련돼서 여러 가지 문제점, 간부들의 문제점을 한두 차례 지적을 했다가 그것이 눈엣가시로 박혀서 그러한 불이익을 받았다라는 소문이 사실은 있었고요.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그것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는 더 수영계에서 갖은 모욕과 협박과 수영감독, 코치 내지는 수영연맹 간부로부터 받으면서 좀… 사실 굉장히 고민을, 지금 하루 몇 번씩 소송을 제기한 이후로 몇 번이나 '이걸 이제 그만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만하고 싶다. 도저히 자기가 견디기 너무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소송 제기한 후에 그것도 2년 후에 정말 어렵게 각오해서 한 소송인데 소송 후에 무슨 압박이 들어온다는 건가요?

    ◆ 박지훈> '네가 그러고도 수영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 쉽게 얘기하면 이런 거죠. 아니면 '수영선수를 안 하더라도 나중에 수영 감독을 하든 코치를 하든, 수영으로 밥을 벌어먹고 살아야 할 텐데 그걸로 네가 이 바닥에서 계속 버틸 수 있을 것 같냐.'

    ◇ 김현정> '살아남을 수 있겠니, 너 이 바닥에서?'

    ◆ 박지훈> 네, 그거죠. 수영 연맹에서 온갖 자기하고 그동안 조금이라도 관련 있던 사람들을 다 쓰리쿠션을 통해서 연락이 들어오니까, 압력이 들어오니까 너무 한마디로 힘든 시기입니다.

    ◇ 김현정> 이게 참 들으면서도 믿기지가 않을 정도인데 어쨌든 지금 1심 재판부에서는 선수가 처음 제기한 손해배상 1억 원 지급하라. 수영연맹한테 지급하라, 이렇게 조정명령이 내려진 상태라면서요?

    ◆ 박지훈> 재판부가 이미 2번이나, 이거는 말이 안 된다. 재판부가 보기에도 말이 안 되는 거니까 그냥 빨리 수영연맹이 지급을 하고 원고에게 사과를 하고 끝내라 이런 식으로 2번이나 결론 내려서 끝내려고 시도를 한 거죠.

    ◇ 김현정> 했는데, 했는데 왜 안 된 거죠?

    ◆ 박지훈> 그런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수영연맹이?

    ◆ 박지훈> 두 번이나 수영연맹이 이의를 제기해서 정식변론 절차,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절차로 옮아가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법정에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는 수영연맹이 뭐라고 답변을 했을 거 아닙니까? 왜 꼴찌를 1등 주게 됐는가, 이거 나온 거 없습니까?

    ◆ 박지훈> 그것도 납득할 수 없는 유치한 이유입니다. 예선 기록을 감안했다는 이유입니다.

    ◇ 김현정> 예선기록은 좋았어요, B 선수가?

    ◆ 박지훈> B 선수가 저희가 정확한 데이터를 말씀드리면 예선기록이 57초 27이었습니다. A 선수가 57초 28이었습니다. 그러니까 0.01초 예선기록은 앞선 거죠, B 선수가.

    ◇ 김현정> 그러니까 예선에서는 B가 1위, A가 2위. 그 차이는 0.01이었고 결선에서는?

    ◆ 박지훈> 결선에서는 A 가 1위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A 선수가 1위를 했고요.

    ◇ 김현정> 1위. B 선수가 꼴찌였는데.

    ◆ 박지훈> 합산을 해도 A 선수가 당연히 1위고요.

    ◇ 김현정> 합산을 해도 1위고. 그런데 예선에서 1위를 했기 때문에 준다는 게.

    ◆ 박지훈> 예선에서 1위를 했다는 게 유일한 명분이죠, 어떻게 보면…

    ◇ 김현정> 이것도 법정까지 가서 나오게 된 명분인 거고요?

    ◆ 박지훈> 네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박 변호사님 이력을 보니까 스포츠 선수들 인권에 얽힌 일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 박지훈> 네. 제가 원래는 저도 그냥 평범한 변호사였습니다. 10년 넘게. 그런데 이 사건들을 한두 개 접하다 보니까 너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스포츠계에서, 가장 공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스포츠계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제가 목격을 하게 되고 이런 사건들에 제가 조금씩 관여를 하게 됐죠. 그리고 이번 사건도 그런 맥락에서 선수의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사건 대응에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어제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입국하지 않았습니까? 승마계가 정유라를 위해 움직인 여러 정황들, 참 어처구니 없는 정황들을 우리 국민들이 몇 개월 동안 목격했는데, 지금 종목은 다르지만 스포츠계의 이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기득권에 의해 희생 당하는 선수들이 꽤 있어 왔고 지금도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겁니까, 현실은?

    ◆ 박지훈> 사실 이번에 A 선수도 정유라 사건의 피해자죠.

    ◇ 김현정> 왜요?

    ◆ 박지훈>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그러한 스포츠계의 썩어빠진 관행, 오래된 암묵적 행태, 그런 누군가를 위해서 정권을 위해서 복무하는, 권력을 위해서 복무하는 그런 체육계의 관행, 이것의 희생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정유라 스타일 적폐의 또 하나의 예다?

    ◆ 박지훈>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진상조사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요. 그러니까 재판 정도의 문제가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거는 한 사람이 재판해서 손해배상 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져서 정유라 식 적폐, 스포츠계의 이런 적폐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박지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등을 하고도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이 이상한 대회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수영선수 측의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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