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도로 사이에 낀 '이상한' 공원, 용인시의 '황당한' 행정



사회 일반

    도로 사이에 낀 '이상한' 공원, 용인시의 '황당한' 행정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 수원신갈 IC 맞은편. 용인시는 도로 사이에 낀 이 부지에 잔디를 깔고, 공원 이름을 공모하는 등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윤철원 기자)

     

    경기도 용인시가 도로 사이에 낀 땅에 "공원을 만들겠다"며 이름 공모를 진행하는 등 '황당한'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달 31일 수원신갈 IC 맞은편, 경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도로들 사이로 축구장 한 개를 길게 늘여 놓은 듯 도로를 따라 조성된 7천여㎡의 잔디 광장.

    최근 용인시는 이곳에 잔디를 심고 '무명공원'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을 세운 뒤, 공원 이름을 공모하는 플래카드까지 매달았다.

    ◇ "이런 데 공원 만드는 것 자체가 세금 낭비"

    문제는 도로로 둘러싸인 이 곳이 휴식공간인 '공원'을 조성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데 있다.

    도로를 따라 바로 옆을 내달리는 자동차 소음 때문에 옆 사람과 대화는커녕 사고 위험까지 있어 보인다.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몰리는 상습정체 구간인 탓에 매연으로 인해 공기질마저 나빠 휴식을 취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또 도로 사이에 끼어 있어 이동 방법이 횡단보도 하나밖에 없어 접근성마저 떨어진다. 공원 찾는 주민들이 차량을 가지고 이곳을 찾을 경우 주차할 공간조차 없다.

    더욱이 고속도로 진입로에 위치하고 있어 가장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조차 도로 몇 개를 건너야 이곳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다.

    인근에 사는 홍정란씨(45.여.용인시 영덕동)는 "양쪽으로 차들이 너무 근접해서 달리니까, 공원이라면 쾌적해야 하는데 (소음 때문에) 쉴 수도 없고, 공원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런 곳에 공원을 만든 것 자체가 세금 낭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 수원신갈 IC 맞은편. 용인시는 도로 사이에 낀 이 부지에 잔디를 깔고, 공원 이름을 공모하는 등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윤철원 기자)

     

    ◇ 한 치 앞도 못 보는 '장님' 행정…부서간 협의 필요

    문제의 이 부지는 지난해 연말 용인시가 42번 국도에서 수원신갈 IC로 연결되는 램프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생긴 땅이다.

    하지만 해당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 용인시내 부서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처럼 '엉뚱한' 상황이 발생했다.

    도로 관련 부서가 공원 조성 부서와 협의 없이 무턱대고 잔디부터 깔고, 공원 이름부터 짓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용인시 관계자는 "도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넓고 평평한 땅이 생겼다"며 "명칭이 없으니까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것으로, 나중에 조형물 같은 것들을 설치하면 자연스럽게 공원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원 관리 부서는 입장이 약간 다르다.

    공원 관련 부서 관계자는 "짜투리 땅으로 여느 공원처럼 주민들이 산책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될 수 없다"며 "이런 땅은 도시공원법상 공원이라고 하진 않는다. 위치상 용인시로 들어오는 관문 같은 곳이라 시를 홍보할 수 있는 조경 등으로 활용하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공원법상 '공원'은 도시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관리되는 공간을 뜻한다.{RELNEWS:right}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