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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례로 본 '한화·삼성 난투극' 징계 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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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판례로 본 '한화·삼성 난투극' 징계 수위는?

    '도대체 왜 당사자들보다 더 흥분하는지...' 한화와 삼성 선수단이 21일 시즌 6차전 3회말 도중 벌어진 제 2차 벤치 클리어링 때 서로 엉켜 집단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대전=한화)

     

    21일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군 한화-삼성의 그라운드 대치 사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즌 6차전에서 두 팀은 두 차례나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난투극이 벌어지는 험악한 장면도 연출했다.

    결국 사상 초유의 양 팀 선발 투수 퇴장이라는 철퇴가 내려졌다. 두 차례 상대 타자 쪽으로 투구해 사태를 유발한 삼성 윤성환과 그라운드 대치 과정에서 윤성환에게 폭력을 휘두른 한화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모두 경기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한화 외야수 정현석과 삼성 투수 재크 페트릭도 동반 퇴장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정현석은 벤치 클리어링 때 주먹을 휘두르며 상대 선수를 가격했고, 페트릭은 정현석을 잡고 넘어뜨렸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3루 때 시작된 일이었다. 윤성환이 최초 김태균에게 던진 6구째가 유니폼을 스치고 몸에 맞는 공이 되면서 한 차례 두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후속 윌린 로사리오를 윤성환이 초구에 맞히면서 두 번째로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고, 이때 주먹과 발길질이 오가는 난투극이 펼쳐졌다.

    '여기서만 그쳤어도...' 한화 김태균(왼쪽)과 삼성 윤성환(오른쪽 두 번째)이 21일 시즌 6차전 3회말 2사 1루에서 나온 몸에 맞는 공 때 언쟁을 벌어자 두 팀 선수단이 나와 뜯어말리고 있다.(대전=한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 후 "오는 23일 오전 10시 KBO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삼성-한화 경기에서 나온 벤치 클리어링 및 퇴장 선수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제재사건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건발생 5일 이내에 위원회를 소집하여 의결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야구규약 상벌위원회 제6조(운영)에 따른 것.

    추가 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초 심판진이 내린 퇴장은 육안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 선수들이 뒤엉켜 있어 발견해내지 못한 폭력에 대해 해당 영상을 면밀히 살펴본 뒤 징계를 내린다는 것이다. 야구 팬들은 해당 영상을 보고 실명까지 거론하며 선수 및 코치들에 대한 징계를 주장하고 있다.

    ▲류제국·김강민은 벌금-봉사활동 징계만

    그렇다면 징계 수위는 어떻게 될까.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데다 사태의 중심에 있거나 폭력을 행사한 선수들이 팀 주축이라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지면 정규리그 레이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지난해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벤치 클리어링에 나선 선수들이 주먹다짐까지 하면서 징계를 받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참고할 부분이 적잖은 사례다.

    2016년 6월21일 SK-LG의 인천 경기에서였다. 당시 LG 선발 류제국과 SK 김강민이 빈볼 시비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고, 두 팀의 벤치 클리어링 상황까지 이어졌다. 두 선수는 모두 심판진에 의해 퇴장을 당했다.

    지난해 6월 인천 경기에서 LG 류제국(왼쪽)과 SK 김강민이 빈볼 시비 끝에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사진=중계화면 캡처)

     

    이후 KBO는 경기 이틀 뒤인 23일 상벌위를 열어 징계를 내렸다. 출장 정지는 없었고 각각 제재금 300만 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과했다. 지난해 사례만 본다면 한화-삼성의 난투극도 출장 정지 없이 징계가 결정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당시 류제국과 김강민은 다음 날인 22일 경기 전 SK쪽 더그아웃에서 만나 서로 화해했다. 경기 당일에도 류제국이 김강민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고, 김강민도 미안하다고 화답한 것도 해당 구단들을 통해 알려졌다. 상벌위 전에 먼저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게 언론에 보도돼 팬들의 노기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었던 만큼 정상 참작이 될 수 있던 부분이다.

    한화-삼성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21일이 주간 최종전이라 23일 상벌위 전에 두 팀 선수들이 만나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는 류제국과 김강민, 2명이 폭력의 당사자였지만 이번에는 여러 명이 얽혀 있다. 집단 난투극으로 번진 만큼 벌금 이상의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폭력 벌칙 강화 방침…2년 전 공 투척은 출장 정지

    더군다나 KBO는 올해부터 그라운드 폭력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벌칙을 적용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번에는 본보기 형식으로 엄중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적잖다.

    지난해 8월 KBO는 문화체육관광부, 프로스포츠협회 등과 그라운드 대치 및 몸싸움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폭력 사태까지 유발하는 벤치 클리어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징계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벌칙 내규를 강화하고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

    류제국, 김강민의 징계는 이런 움직임이 나오기 전에 결정된 사안이었다. 한화-삼성의 경우는 벤치 클리어링에 대한 벌칙 강화 방침을 정한 이후 나온 터라 일벌백계 차원에서 따끔한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물론 지난해 KBO와 문체부의 대책 마련 움직임은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이전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폭력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프로 스포츠에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할 문제다.

    지난 2015년 5월 마산 경기에서 NC와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벌인 모습.(자료사진=NC)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출장 정지 징계가 나온 경우는 최근에는 2015년에 있었다. 그해 5월27일 NC-두산의 마산 경기에서 벌어진 그라운드 대치 때다. 두산 민병헌이 당시 NC 선발 에릭 해커에게 공을 던져 다음 날 KBO 상벌위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제재를 받은 것.

    당시 심판진은 공을 던진 선수에 대해 두산 더그아웃에서 확인해 장민석(현 한화)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실제로 투척자는 민병헌이었고, 다음 날 오전 민병헌이 구단을 통해 "전날 심판이 누가 공을 던졌는지 물었을 때 손을 들었지만 장민석 형이 대신 나섰다"면서 "야구 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사죄한 바 있다.

    과연 KBO 상벌위가 집단 난투극을 벌인 한화와 삼성 선수단에 어떤 징계를 내릴까. 만약 주축 선수들의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진다면 현재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두 구단으로서는 더욱 힘겨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폭력의 무거운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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