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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율 인하 실효성 논란…"시장실패부터 바로 잡아야"



경제정책

    카드 수수료율 인하 실효성 논란…"시장실패부터 바로 잡아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통령 공약에 따라 올해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명확한 인하 근거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약에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과 중소가맹점에 대한 기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매출액 기준에 따라 3단계로 구분돼 있다.

    매출액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대해서는 0.8%, 2억원에서 3억원까지의 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1.3%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고 3억원 이상의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는 적정원가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공약은 현재 2억원 이하와 3억원 이하로 돼있는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에 대한 매출액 기준을 각각 3억원과 5억원으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받는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숫자가 크게 늘게 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카드 가맹점 수는 240~250만개 정도..

    이 가운데 2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은 71%, 2억원에서 3억원까지의 중소가맹점은 8%로, 현재 우대수수료 적용을 받는 가맹점은 모두 79%(190~198만개)로 추산된다.

    만약 우대수수료 적용을 받는 매출액 기준을 5억원까지로 상향조정하면 여기에 해당하는 가맹점은 89%로 10% 포인트, 25만개 정도가 늘어나게 된다.

    공약은 또 1.3%로 돼있는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1% 목표로, 점진적으로 낮추고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약국과 편의점, 빵집 등에 소액 다결제 업종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 1.3%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약대로 이행된다면 낮은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이 늘기 때문에 사실상 수수료율 인하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도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매출액 2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71%의 가맹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앞으로 언제될지 모르는 직접적인 우대수수료 인하를 기다려야 한다.

    수수료 인하 혜택을 처지가 가장 열악한 가맹점들은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매출액 기준을 3원억과 5억원으로 상향조정한 근거도 찾기 힘들다.

    연매출 3억원이면, 한달 매출이 2천 5백만원이고, 연매출 5억원이면 한달 매출이 4천 백만원이 되는 곳인데 이런 가맹점을 각각 영세, 중소가맹점이라고 부르면서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수수료율 인하시기도 문제가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카드수수료율은 원칙적으로 3년마다 원가를 반영해 조정하도록 돼 있다.

    수수료율은 지난 2015년 11월에 조정된 바다.

    이로 미뤄보면 지금은 수수료율을 인하할 때가 아니다.

    공약은 이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직접적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이 아니라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매출기준을 높인 것이지만 이것은 사실상 수수료율 인하와 같은 효과를 지닌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카드업계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수수료를 인하한지 얼마 안 돼 사실상 수수료 인하를 또 하라는 것은 너무하다고 할 수 있다.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의 매출액기준을 상향조정한다고 하지만 왜 3억원과 5억원이 기준이어야 하는지 아무런 근거도 없다.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했는데, 연매출액이 3억원인 곳이 영세가맹점이고, 5억원인 곳이 중소가맹점이라며 이들에게 우대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카드업계 반대의 주된 이유는 수수료율 인하가 카드사에게는 이익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공약대로 된다면 매출액 기준을 상향조정한 것으로만 3,500억원, 나머지 점진적인 수수료율 인하효과까지 감안하면 카드사에서는 모두 5,500억원 규모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수수료율 인하로 6,700억원의 이익이 줄어든데 이어 올해3,500억원~5,500억원이 줄어들게 되면 카드사의 경영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본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더 긴축할 수 밖에 없고 고객도 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수수료율 조정으로 카드수수료 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가맹점들은 가맹점 단체를 앞세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 등에 계속 수수료 인하 압력을 행사하고 이것은 실제 수수료 인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정부가 나서 수수료를 조정하기 보다는 시장실패로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수수료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맹점 수수료체제가 갖고 있는 시장의 실패를 시정하지 않고 계속 수수료만 낮추도록 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실패를 해소하는 것부터 먼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카드수수료 사태가 빚어진 것은 시장실패 때문이고 이것은 정부가 가맹점에 카드를 받으라고 하면서 시작된 문제이니까 정부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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