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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1할' 자체 진단한 오재일 미스터리의 실체



야구

    '3할→1할' 자체 진단한 오재일 미스터리의 실체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 27홈런 92타점의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낸 두산 오재일은 올해 타율 1할대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가 18일 NC전 홈런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자료사진=두산)

     

    '타고투저'가 마지막 기승을 부린 지난해 리그에서 OPS(장타율+출루율) 1을 넘긴 선수는 6명이었다. 삼성에서 마지막 해를 보낸 최고 타자 최형우(현 KIA)와 역시 NC에서 뛴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 '출루의 신' 김태균(한화), 잠재력이 폭발한 김재환(두산)과 나지완(KIA) 등이었다.

    마지막 선수는 오재일(31 · 두산)이었다. 오재일은 OPS 1.003으로 6위였다. 장타율은 그보다 높은 5위(5할9푼2리)였고, 출루율이 12위(4할1푼1리)였다. 홈런왕 최정(SK)과 '96억 원의 사나이' 박석민(NC), 최고 포수 강민호(롯데), 윌린 로사리오(한화) 등 쟁쟁한 선수들도 특급 타자의 상징인 OPS 1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지난해 오재일은 대단했다. 105경기 출전과 타율 3할1푼6리 27홈런 92타점 등 모든 기록이 개인 최고였다. 100경기 출전도,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것도 처음이었다. 만년 좌타 거포 유망주의 잠재력이 터진 오재일은 두산 통합 우승의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오재일은 올해 거짓말처럼 주저앉았다. 17일까지 30경기 타율 1할9푼1리 1홈런 12타점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3할은 밑돌았다. 2군에도 다녀왔으나 소용이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승률 5할 언저리를 맴돌게 된 한 원인이었다.

    딱히 부상도 없었다. 오재원, 박건우, 김재호 등 다른 주전들처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것도 아니었다. 국대 후유증도 아니었다. 오재일 미스터리라 할 만했다.

    '잠깐만요' 오재일의 부진 속에 두산도 5할 승률을 근근히 유지하는 등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잃었다.(자료사진=두산)

     

    그런 오재일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오재일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회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은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팀의 7-4 승리를 이끈 한방이었다. 지난달 13일 KIA전 이후 한 달여 만의 짜릿한 손맛이었다.

    경기 후 오재일은 비로소 길고 길었던 부진에 대한 자체 진단을 들려줬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같은 외부적 요인은 아니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었으나 결국 원인은 자기 자신에 있었다.

    오재일은 일단 "지난 두 경기 등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이 2연패 중이라 이겨야 되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집중한 게 잘 돼서 기쁘다"고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오재일은 16일 승부처 번트 실패, 17일 4타수 무안타 등 2연패의 한 원인이었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잘 하려고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오재일은 "처음부터 지난해보다 더 잘 하려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면서 "하던 대로 내 것을 해야 했는데 욕심이 생기다 보니 스스로가 급해졌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사실 오재일의 풀타임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향상보다는 유지가 먼저였을 터였다. 꾸준히 지난해의 성적을 몇 시즌 냈다면 모를까, 과욕이었다. 오재일은 "(스프링캠프에서) 기술적인 것도 많이 훈련했는데 스스로 무너진 거 같다"면서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잡동작도 생기고 제 스윙도 안 나오면서 급해진 게 가장 컸다"고 부진을 돌아봤다.

    지난해 오재일이 끝내기 희생타를 때려낸 뒤 동료의 축하를 받는 모습.(자료사진=두산)

     

    지난달 말 이후 2군으로 내려가 반성하고 다듬었다. 오재일은 "지난해 좋았던 기억을 많이 떠올리면서 기분좋게 훈련하려고 했다"면서 "특히 박철우 코치님과 하체가 무너져 내 스윙이 안 나오는 점을 잡으려 했고, 하체를 많이 이용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점점 지난해 느낌을 찾아가고 있다. 오재일은 "그동안 잘 맞은 타구가 잡히거나 파울이 돼 안 풀린다 생각도 했지만 스윙이 준비한 대로 조금씩 나오고 있다"면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와 타이밍도 맞아가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오재일은 "이제 홈런 1개를 쳤다고 지난해와 비교해 얼만큼 올라왔는지 말하기는 좀 그렇고 정확히 수치로도 말할 수 없다"고 자만을 경계했다. 그러나 "그래도 내일부터는 자신감은 확실히 생길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재일은 지난해 김재환, 박건우에 다소 가려졌지만 두산의 히트 상품 중 하나였다. 과연 오재일이 슬럼프를 딛고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재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두산의 반등을 위해서도 오재일의 부활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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