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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3관왕 오세근, 굴곡의 롤러코스터 정점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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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VP 3관왕 오세근, 굴곡의 롤러코스터 정점을 찍다

    KGC인삼공사 오세근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오세근이 건강하면 우리가 우승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오세근은 김승기 감독이 그토록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레벨의 선수다. 그는 2011년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54경기와 포스트시즌 경기에 '개근'했고 김승기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첫 5경기에서 4승을 챙겼다. 순위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당시 기준으로 KGC인상공사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은 2008년 11월 이후 2,897일만에 처음이었다.

    오세근은 팀이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데뷔 후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며 웃었다.

    KGC인삼공사는 이전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없었다. 오세근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향해 힘을 냈다. 이정현과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 등 득점 능력이 탁월한 동료들이 곁에 있었다. 오세근은 "나는 공격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며 팀 플레이에 집중했다. 그러자 공격 기회도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오세근에 대해서는 타팀에서도 시즌 내내 호평 일색이었다.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내가 지금껏 본 오세근 중 올시즌의 오세근이 최고"라고 평가했다.

    오세근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4.0점, 8.4리바운드, 3.4어시스트, 1.4스틸, 야투성공률 53.6%를 기록했다. 득점은 데뷔 시즌(15.0점) 이후 가장 높았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데뷔 후 한시즌 평균 최다 기록이었다.

    센터 혹은 파워포워드를 맡는 국내 장신선수가 한시즌 평균 14.0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2-2013시즌 원주 동부의 이승준(14.6점) 이후 오세근이 처음이다. 그때나 오세근의 데뷔 시즌 때와는 달리 지금은 외국인선수 2명이 두 쿼터동안 동시에 뛸 수 있다. 올시즌 국내 선수의 득점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유다.

    오세근은 지난 1월 부산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생애 첫 올스타전 MVP 트로피였다. 오세근은 29점 10리바운드로 시니어 올스타의 승리를 이끌었고 오랜만에 호쾌한 덩크를 터트려 팬들을 즐겁게 했다.

    두달이 지나 오세근은 또 하나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목표 달성에 기여한 오세근은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것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오세근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눈물을 쏟을 뻔 했다고 말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오세근은 데뷔 시즌 신인왕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고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오세근은 "5년동안 많이 힘들었다. 농구 선수로서 5년의 시간동안 최절정과 바닥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한 선수가 많지 않을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이겨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MVP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세근은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MVP트로피를 차지해 'MVP 3관왕'을 달성했다. 2008년 원주 동부의 김주성 이후 처음이자 KBL 역대 두번째 대기록이다.

    오세근은 6경기에서 평균 17.8점, 9.7리바운드, 3.2어시스트, 1.0스틸, 1.3블록슛, 야투성공률 57.3%를 기록했다. 5차전에서 흉부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째 팀 우승에 기여했다.

    오세근이 만약 리바운드 2개만 더 잡았다면 시리즈 '더블더블'도 가능했다. KBL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시리즈 '더블더블'을 달성한 국내 선수는 2000-2001시즌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주희정(평균 10.8점, 11.8어시스트)밖에 없다. 오세근은 근접했다.

    KGC인삼공사는 키퍼 사익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4경기에서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오세근이 삼성의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클 크레익과 대등하게 맞섰기에 이같은 선전이 가능했다. 다수의 농구 관계자들은 챔피언결정전 기간 오세근을 보며 "외국인선수 수준과 차이가 없다"고 호평했다.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5년만의 우승으로 한때 바닥까지 내려갔던 롤러코스터가 다시 정점을 찍는 순간 정규리그 MVP에 올랐을 때 참았던 눈물이 쏟아진 것이다.

    오세근은 "MVP는 나 혼자 잘해서 받은 게 아니다. (양)희종이 형을 비롯해 이정현, 사이먼 등이 너무 잘해줬기에 내가 대신해서 받은 상 같다"며 "올해 운도 좋았고 선수들과 호흡도 좋았다. 어느 팀보다 호흡이 단단하고 잘 뭉치는 팀이었다.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상도 많이 받았다. 시즌 전에 쌍둥이 아빠가 됐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책임감을 갖고 힘을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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