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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근로자의 날이 달갑지 않는 근로자들



칼럼

    [오늘의 논평] 근로자의 날이 달갑지 않는 근로자들

    • 2017-05-01 16:53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로 전국 곳곳이 여가를 즐기려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황금연휴를 해외에서 즐기려는 내국인도 약 2백만 명 정도로 전망된 가운데 오늘도 모든 공항마다 혼잡을 이루고 있다.

    이번 황금연휴는 길게는 11일이나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에겐 경제적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삶의 기운을 충전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 분위기도 이런 연휴 분위기에 일시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1일 근로자의 날에도 3일 초파일에도 9일의 대통령 선거일에도 못쉬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상당수 있어 이들에게 황금연휴는 달갑지 않고 딴 세상 얘기일 뿐이다.

    대기업은 쉬더라도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박탈감이 커서 근로자의 날인 오늘 출근길 발걸음이 더 무거웠을 것 같다.

    메이 데이(May Day)라고도 하는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의 사기와 권익, 복지를 향상시키자는 뜻에서 하루 쉬면서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는 날'이다. 근로자의 날은 하루라도 근로자가 신나고 즐거워야 할 근로자의 잔칫날이다.

    그러나 1일이 '근로자의 날'이지만 고용노동부 민원 상담 홈페이지엔 임금 체불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수 있다.

    한 예로, 학원 강사 A씨는 "시간 강사로 강의를 했지만 3개월 가량 급여를 받지 못했고 출강했던 학원은 현재 폐원했지만 고용주였던 학원장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임금체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악덕 기업주의 처벌을 호소했다.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는 지난 한 해 만도 32만명이 되고, 체불액도 1조4천억으로 1년 사이에 임금 체불이 10% 이상 늘어났다. 체불 임금 근로자들에겐 오늘 근로자의 날이 잔칫날이 아니라 더 없이 우울한 날이다.

    근로자의 날이 더 없이 슬프게 느껴지는 우리 이웃들은 또 있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보고 있지만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해도 '마이너스 인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최저 임금 근로자들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시간당 6,800원인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지난해 말 현재 266만명을 넘고 있다. 이는 임금 노동자의 13.6%로 7명중 1명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최저 임금 근로자들의 60% 이상이 혼자 돈벌이를 하는 외벌이로 평균 2.5명이 되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너무 버겁다는 것이다.

    인간은 '목숨부지'만 하며 살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기쁨도 즐기고 사랑도 나누고 미래를 꿈꿀 권리도 갖고 있다.

    최저 임금 근로자는 묻는다. '국가는 세계 10위권의 부자인데 왜 소처럼 열심히 일해도 우리는 의식주마저 해결하지 못하는가?' 대한민국은 이에 답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근로자의 날을 맞아 1일 '최저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주거·교육·문화비 등을 고려한 노동자의 삶을 질 향상을 위해 '생활임금제'를 확대하겠다"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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